<오래된 컴퓨터 잘 버리는 방법>
너무 오래 사용해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컴퓨터를 버릴 때에는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내부에 중요한 자료는 있는지 확인한 다음, 믿을 만한 곳에 안전하게 버려야한다.
그냥 삭제(Delete)만 했다고 자료가 지워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드디스크에 내 자료가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고, 다시 복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드포맷을 했어도 다시 되살릴 수 있다.
상상해보라. 한글이나 엑셀파일 그리고 내 사진 등,
경우에 따라서는 은밀하고 비밀스런 자료들도 있을 텐데 그게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간다면...
가끔 뉴스에 보면 개인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든지, 고물상에서 보험증서나 병원기록정보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는 게 이런 이유가 아닐까?
2000년대 초, 정부가 부동산과열지구에 일제히 부동산단속을 벌인 적이 있다.
난 그때 컴퓨터AS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부동산 사장님들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았다.
“우리 사무실 컴퓨터의 자료를 몽땅 삭제해 줄 수 있나요? 완전 복구할 수 없게 깨끗이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이런 일이 도덕적 딜레마였겠지만 그땐 그런 철학 따윈 없었던 철부지 나였기에 닥치는 대로 다 해결해줬다.
먼저 하드 포맷을 두 번 했고, 로우포맷이란 걸 또 했다. 그리고 엉뚱한 자료로 꽉꽉 채운다음 다시 포맷을 하고 거기에 윈도우를 새로 까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FBI가 와도 복구하지 못한다.
이렇게 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그만큼 비용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특히 파출소나 관공서에서 나온 정부마크 스티커가 붙어있는 컴퓨터는 더 조심해야한다.
요즘 내 주위에 “새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쓰던 컴퓨터를 처리해 달라”는 연락을 많이 받는다.
이렇게 연락하는 분은 이미 날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분들이다.
그러면 무료급식소로 가져와 먼저 하드를 꺼내 물리적인 충격을 가해서 부셔버린다.(때론 딱지치기도 하고, 망치가 없을 땐 망치 대용으로도 쓴다.)
뭐 거기에 어떤 자료가 있는지 확인절차도 하지 않는다.
그런 다음 다른 부품들을 하나씩 꺼내, 쓸 만 한건 보관해 두고, 버릴 건 우리교회 폐지를 줍는 성도에게 드린다. 고철값으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컴퓨터를 맡기는 분은 내가 목사로서 날 믿고 맡기는 것이기에 철저한 보안과 완벽한 뒤처리를 한다는 걸 알고 연락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앞에서 말한 그대로 개인정보는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끔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 컴퓨터를 버려야 할 분이 있다면 나에게 연락주기 바란다.
자동차와 같이 컴퓨터도 수많은 부품들로 이루어져있다. 그 부품 중 분명히 쓸 게 있기 때문에 나에게 준다면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겠다.
(이건 비밀인데, 난 컴퓨터 부품들을 모아 이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비밀병기 로봇을 만들고 있다. 로봇태권브이 같은...)
다시 한 번, 하드나 SSD같은 건 물리적으로 파쇄해 버리니 안심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