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40)이 전설로 남을 대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일 통산 600홈런과 KBO리그 최다 타점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이승엽은 지난 5일 대구 KIA전 1-0으로 앞선 3회말 상대 선발 양현종에게 3점 홈런을 뽑아냈다. 시즌 18호 홈런이자 KBO리그 통산 434번째 홈런이다.
1995년 데뷔한 이승엽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2003년 아시아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56개)을 때려내는 등 KBO리그 통산 13시즌 동안 다섯 차례 홈런왕에 올랐다.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인 이승엽은 한일 통산 600홈런까지 겨우 7개 남겨놓고 있다. 한국에서 434개, 일본(2004~2011년)에서 159개의 타구를 담장너머로 보냈다.
개인 통산 60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전세계 프로야구에서 많지 않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에선 배리 본즈와 행크 애런을 포함해 8명 뿐이다. 80년 역사의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오 사다하루 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과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감독만이 보유한 대기록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696홈런)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승엽은 세계에서 단 1명 뿐인 현역 600홈런 타자가 된다. 올 시즌 경기당 홈런(0.19개)을 감안하면 시즌 막판 달성이 유력하다.
삼성은 이승엽의 600홈런 기록 도전에 맞춰 벌써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통산 595호부터 이승엽의 홈런 공을 잡은 팬에게 소정의 경품을 제공한다. 홈런공에 인증 도장을 날인하여 진품임을 표시할 계획이다. 이승엽에게는 구단 격려금 2000만원을 전달한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가 일본과 미국 기록을 합쳐 전 세계 1군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한 동안 논란이 된 적 있다. 이치로는 일본에서 1278개, 미국에서 2999개 안타로 피트 로즈가 보유한 메이저리그 최다 안타(4256개) 기록을 넘어섰다. 하지만 로즈를 비롯해 미국 현지에서도 리그 기록을 합산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승엽은 지난 6월 이치로에 대해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겠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목표를 달성했고, 본인이 '세계에서 안타를 가장 많이 친 타자'라는 자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었다.
이승엽도 마찬가지다. 이치로와 마찬가지로 4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대단하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로 전 세계를 통틀어 몇 안 되는 홈런 기록을 갖게 되는 셈이다. 여전히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소화하는 자신에게 큰 자부심으로 남을 기록이다.
이승엽은 또 양준혁이 갖고 있는 개인 최다 타점(1389개) 기록 돌파에도 도전한다. 6일까지 1370타점으로 양준혁의 기록에 타점 19개가 부족하다.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개인 통산 2000안타(1965개) 달성도 가시권이다. 해외에서 활약한 터라 여느 선수들보다 적은 시즌, 경기를 소화했지만 수 많은 대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까지 현역 생활을 할 계획이다. 이승엽의 기록 도전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