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는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동네 나아가 사회 나아가 국가 그리고 세계에도 나름 지켜야할 기본 질서가 당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런 규범이 상대적으로 잘 지켜지면 선진국이요 그런 것이 무시되는 사회는 후진국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지금 존재하는 서울 종로구 경희궁 자이아파트 3단지에 대해 대단히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중 한명이다. 그런데 살다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제 이곳이 싫어지는 일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헬스장이다. 헬스장이 무엇인가. 바로 주민들이 틈틈히 모여 이런 저런 운동을 하는 장소아닌가. 그런 장소인데 일부 특정 인물들은 마치 자신의 집에 차려논 개인 운동장인냥 생각하는 것 같다. 헬스장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기구들이 존재한다. 그런 기구들을 이용해 운동하니만큼 더욱 조심에 조심을 기해야 한다. 무게가 몇십 kg되면 정말 조심스럽게 들고 내려놓아야 한다. 자칫 그냥 내려놓으면 엄청난 소음과 함께 주변사람들에게 심적 고통을 주게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 특히 쿵쿵 그리면서 기구를 마구 내려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부분 젊은 나이의 사람들이다. 그들이 어디서 그런 모습을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한 헬스 선수들 그리고 역도선수들은 기구를 함부러 내려놓거나 던지지 않는다.역도 대회에서 1kg을 더 올리려 하다 제대로 내려놓으면 허리가 아작나니 그냥 던지는 것을 어디서 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헬스클럽에서 이러다가는 망신 당하기 십상이다. 무식하고 무지하고 사회적인 역량이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경희궁 자이 3단지 헬스장 이용객중 대부분이 60대 이상 연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쿵쿵 하는 소리에 충격을 받는다. 그런 쿵쿵 소리가 층간소음과 다를 것이 무언가.
그런데 이런 인간들의 행위를 누구도 제재를 가하지 못한다. 헬스장에는 트레이너가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들은 주민들의 의해 고용된 사람들이다 보니 일일히 지적을 하지 못한다. 주민들의 지적들로 트레이너의 운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헬스장 이용객들이 뭐라할까. 험상굻게 생기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그들에게 어떻게 말할까. 관리사무소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관리사무소직원이 이래라 저래라 하겠는가. 그들의 기본 소양에 맡길 수밖에. 그렇다면 그런 행위를 제지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말하는 김에 또 하나 짚자. 지하주차장 운행을 정말 조심스럽게 해야한다. 일반 도로보다 좁은 통로를 어두운 가운데 지나다보니정말 조심하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날 경우가 없지 않다. 경희궁 자이 3단지에는 고급 외제 승용차들이 많다. 자칫 그들과 부딪히면 절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쌍방과실로 엄청난 돈 그리고 보험금을 지불할 경우가 적지 않다. 지하주차장은 독일의 아우토반이 아니다. 공공시설이니 조심스럽게 상대를 배려하며 운행해야 한다. 그래 사고나고 돈내자 내 돈 많으니 까불지 말고 나는 막 운행할테니 너희들이 조심하라 이렇게 생각하면 이건 공공시설이 아니다.
대전제는 경희궁 자이 3단지는 명품 아파트라는 것이다. 명품 아파트가 뭔가. 다른 아파트보다 뭔가 다르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면 뭔가 다른 것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무엇인가. 집안 구조, 집에 달린 부속품 그런 것이 아니다. 이 공공장소에 사는 주민들의 양식이다. 바로 배려심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해야 할 일은 아닌 것이다. 관리사무소는 뒤에서 조용히 뒷치닫거리를 담당하는 역할이다. 앞서 이 아파트를 끌고가는 것은 바로 입주민 우리 모두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길게 해서 죄송하다. 명품 아파트는 관리사무소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입주민 한사람 한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아파트값도 고공행진을 계속할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