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옛 염강초등학교 부지에 '여명학교'의 학교 건물을 세우려는 계획이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여명학교'는 2004년 문을 연 서울의 유일한 북한 배경 학생 학력인정 대안학교입니다. 뒤늦게 한국에 와 한국어부터 다시 배우는 아이들, 기댈 가족 없이 홀로 선 아이들, 일반학교에서 상처를 입고 돌아온 아이들이 이곳에서 다시 배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그동안 자기 건물 없이 임대 공간을 전전해 왔습니다. 2019년 은평구 이전은 주민 반대로 무산되었고, 지금 쓰고 있는 임시 교실의 사용 기간은 2027년 2월이면 끝납니다. 100곳이 넘는 후보지를 찾은 끝에 전체 부지의 10분의 1에, 160억원 전액 민간 재원으로 건물을 지어 완공 후 20년 사용을 조건으로 서울시 교육청에 기부채납 형태로 넘기는 방안이 겨우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주민 설명회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가라"는 구호 속에 교장이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해야 했습니다.
'여명학교' 학생들은 이미 3년째 그 자리에서 공부해 왔습니다. 그동안 학생들이 주민에게 피해를 준 일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제 결정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에 달려 있습니다. 반대 측은 이미 서명을 모아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품자"는 목소리가 그보다 작아서는 안 됩니다.
시민들의 이름 하나가 큰 힘이 됩니다. 모인 서명자 명부는 서명이 끝나는 대로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에 직접 전달해, 서울 시민들이 이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지지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 주겠습니다. 서명은 한 분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서명하신 뒤에는 가족과 친구, 동료들에게도 이 글과 서명 링크를 꼭 함께 나눠 주세요. '여명학교' 아이들에게 교실을 지켜 줄 수 있도록 정성을 모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27년 2월 임대 만료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교실을 마련해주는 일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입니다.
다만, 이번 갈등이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나 찬반 대립을 넘어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위해서는 정부·교육청의 주도적 역할과 주민 상생 모델이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아래와 같이 의견을 드립니다.
1. 정부·교육청·시의회의 주도적 역할과 소신 있는 행정 필요
대안학교 및 특수학교 건립은 공공 교육의 영역입니다. 그동안 행정 당국이 주민 반대 민원에 부딪힐 때마다 결정을 미루고, 160억 원이라는 건립비 전체를 민간 재원 기부채납에 의존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해 온 점이 갈등을 장기화시킨 주요 원인입니다. 교육 당국이 소신을 가지고 법적·행정적 책임을 다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2. 체계적인 부지 확보 프로세스 및 수도권 대안 마련
북한 배경 학생들의 거주지와 정착 인프라를 고려할 때 수도권 내 부지 확보는 필수적입니다.
여명학교가 100곳이 넘는 후보지를 찾으며 외로운 싸움을 하게 둘 것이 아니라, 교육부와 교육청이 주도하여 국공유지 우선 할당제나 폐교 활용 종합 계획을 통해 정당성과 타당성을 갖춘 부지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3. 주민과의 관점 차이 극복을 위한 '주민 상생/복합화 모델' 제안
학교 측의 "3년간 주민 피해가 없었다"는 설명은 학생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폐교 부지에 문화·복지·편의시설을 바라는 지역 주민들의 욕구와도 교집합을 찾아야 대화의 평행선을 끝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건물 내에 주민 공유 도서관, 체육시설, 주차장 등 '복합 문화 공공시설'을 함께 조성하는 타협안을 교육청과 지자체가 적극 제시하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서명운동이 단지 학교 건립 찬성을 넘어 "교육청의 책임 있는 행정 집행"과 "주민과 학교가 상생하는 복합화 건립 안"을 함께 요구하는 계기로 발전한다면, 주민들의 반대를 설득하고 아이들의 교실을 지키는 데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뜻깊은 활동에 뜻을 보태며 응원합니다.
※ 아침에 읽는 오늘의 詩 〈2339〉
■ 너에게 ■
- 신동엽(1930~1969) -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두고 가진 못할 차마 소중한 사람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묵은 순터 새순 돋듯
허구 많은 자연(自然) 중 너는 이 근처 와 살아라.
- 1979년 시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창작과 비평사)
*오늘은 아름다운 가을의 정점인 시월의 첫날입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내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빛나는 나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이제는 선진국으로 진입하였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적지 않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일이 점점 고단하며 팍팍하다고 말합니다. 풍요로움 속에서 성장한 신세대 젊은이들이 현재의 우리 사회를 매우 비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걸 보면, 기성세대가 그만큼 젊은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 詩는 미래세대인 ‘너’에게 남기는 유서의 형식을 통해, 네가 새순 돋듯 살 수 있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겠다는 염원을 나타낸 작품입니다.
이 詩를 읽어보면 60년대 독재와 혼란, 가난 가운데 살던 시인의 세대들이 자기희생을 통해 부정적인 현실을 타파하겠으니, 미래 세대들은 그 땅 위에 살면서 희망을 만들어 가라고 알려줍니다. 또한 이 詩를 통해 시인은,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극복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우리 민족과 미래세대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군요.
여하튼 지금의 우리나라는, 시인이 원하던 1960년대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만은 틀림없을 것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