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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하선영_ 그들의 정원: 그 여름의 맨드라미
전시기간: 2023년11월13일(월) ~ 11월25일(토)
전시장소: 갤러리 담
서울시 종로구 윤보선길 72 (안국동 7-1) (우)03060
Tel: 02-738-2745 E-mail: gallerydam@naver.com www.gallerydam.com
Gallery hour: mon-sat noon-6pm sun noon-5pm
마지막 날은 오후 5시까지입니다.
전시내용
하선영 작가는 최근 들어 < 그의 정원>에 이어서 < 그들의 정원 >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 주변의 친구나 지인들이 가꾸고 있는 정원에서 그들이 정원과 함께 위로와 평안을 느끼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귀한 화초에서부터 야산에 핀 야생화까지 가치로 평가할 수 없지만 자신의 정원의 아름다움에 교감하는 모습을 작가는 그 향기와 촉감까지 담아내고자 한다.
하선영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프랑스 아를국립사진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였으며 이번이 여 덞번째 개인전이며.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20여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의 글
그들의 정원: 그 여름의 맨드라미
Their garden: Cockscomb of that summer
그 여름,
그 공간으로 들어간 더운 날,
공간을 환하게 밝히는 ‘빨강’이라는 단어로는 충분히 묘사하기 어려운 새빨갛고 화려한 맨드라미의 강렬함을 잊을 수가 없다. 초록과 대비되는 빨간 맨드라미는 모양보다 그 색감으로 인하여 그 어떤 꽃보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꽃으로 각인되었다.
<그의 정원> 시리즈에 이어, <그들의 정원>시리즈는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가 아는 그들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누군가 일수도 있는 그들이 가꾸고 있는 정원은 그들의 기호와 그들의 정성과 그들의 에너지를 담고 있다.
‘정원’이라는 말은 단어만으로도 나를 설레게 한다.
시간과 공간이 하나가 되어 살아 숨쉬는 누군가의 정원을 보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설레임과 동시에 교감이다.
그들의 공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에게 남겨지는 초록과 함께 하는 다양한 색깔과 모양들, 그리고 시각으로 느껴지는 촉감은 이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보물창고와 같다.
실내 정원이든, 실외 정원이든, 작은 정원이든, 큰 정원이든,
나에게는 모두 그들의 가장 소중한 공간으로 보이며 그들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그들을 기억하는 이미지가 된다.
그들이 정원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빛나는 눈빛과 미소는 나에게 그들의 꿈이 되며 그들의 보람이 된다.
그들의 정원에서 만나고 싶은 것들이나, 더하고 싶은 요소,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공간 안에 넣어 새로운 <그들의 정원>이 만들어진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창 밖의 하늘이 푸르스름해지며 낮과 밤이 교차하는 시간이 온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빛이 있는 짧은 순간이다.
어릴 적에는 밖에서 놀기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아쉬운 시간
가능한 한 최대한 자연광에서 작업을 하려고 하는 나에게는 붓질을 멈추고, 하던 작업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다.
내일 또 해가 뜰 때 그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저녁을 맞이한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2023년 10월 하선영
평론: 영원한 영혼의 쉼터 ‘묵상의 정원’에 묻다
글_김윤섭(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 미술사 박사)
하선영의 그림은 ‘정원(garden, 庭園)’의 모티브로 시작된다. 시작과 끝점이 정원에 대한 해석에 닿아 있다. 흔히 정원은 인간의 이상향으로 여겨진다. 하나의 시공간에서 자연과 온전히 교감할 수 있는 ‘자유로운 명상소(冥想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구에 살아가는 생명체 중에 인간이 인간다운 모습을 되새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일 수도 있다. 우리가 정원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자연에 대한 경외와 진심의 사랑’으로 즐기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자연으로부터 인간 스스로 소외되기 위한 자위적인 조처’일 수도 있다.
정원(庭園)이란 단어의 어원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공간’이다. 자연의 재료와 인공물을 미적이고 기능적으로 조화시킨 인위적인 공간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garden(영어), jardin(프랑스어), garten(독일어), 庭園(동양권) 등 ‘정원’을 뜻하는 단어의 어원이 동서양 모두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사실 한자 ‘원(園)’의 상형을 풀어봐도 ‘담장으로 둘러싸인 폐쇄된 공간’이란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다. 자연 속에서 살았던 인간이 그 자연을 향해 울타리를 치고 안위를 추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가 ‘낙원’이라고 번역하는 ‘Paradise’ 역시 원래의 어원은 ‘폐쇄된 공간’이란 점이다. 고대 아베스타어로 ‘장벽을 두른 곳’이라는 뜻의 ‘pairidaēza’에서 왔기 때문이다. 아마도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았던 페르시아인들이 늘 풍요로움이 넘치는 정원을 꿈꿨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인간과 더불어 수많은 야생의 동식물이 공존하는 공간을 이상향으로 여겼을 것이다. 결국 ‘파라다이스’라는 ‘닫힌 공간의 정원’이 곧 이상향으로 전향된 셈이다. 하선영은 그 정원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정원은 분명 누군가의 꿈이 만들어낸 이상향이었을 수도 있다. 영국의 정원역사가 톰 터너(Tom Turner)는 『정원의 역사(Garden History)』에서 우리가 정원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우리의 몸과 특별한 목적 그리고 정신세계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가령 개개인의 정원, 식물원이나 수목원, 신전 혹은 사찰의 정원 등이 사례이다. 하선영의 정원은 이 모두를 포괄하는 동시에 자연의 원성 자체에 더 집중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인공성을 표방한 서양식보다 ‘자연의 모방’을 좇았던 동양적 사고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들의 공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에게 남겨진 초록과 함께 한 다양한 색깔과 모양들, 그리고 시각으로 느껴지는 촉감은 이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보물창고와 같다. 실내 정원이든, 실외 정원이든, 작은 정원이든, 큰 정원이든…. 나에게는 모두 그들의 가장 소중한 공간으로 보이며, 그들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그들을 기억하는 이미지가 된다. 그들이 정원을 이야기할 때 빛나는 눈빛과 미소는 나에게 그들의 꿈이 되며 그들의 보람이 된다.”
최근 하선영의 작품 제목은 <그들의 정원(Their garden)>이다. 구체적인 장소로 국한하지 않은 장소나 장면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친근한 장소로서의 여운을 남기기 위해 특별한 지명은 생략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각각의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 여겨진 그것들도 누군가에 의해 소중히 가꿔진 존재들일 것이다. 그 하나하나가 그들만의 정원이 된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가공되지 않은 유기농 힐링의 기운으로 충만하다.
특별한 기운을 발산하는 비법은 어쩌면 최대한 자연광이 들어올 때 작업하는 방식의 몫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작업실 한쪽 벽면 전체가 통창이다. 실내 작업실이지만, 마치 햇살 좋은 야외의 그늘에서 온종일 작업하는 것과 같다. 빛이 들어오는 시간과 방향에 따라 달라 보이는 화면의 색감을 계속해 관찰하며 작품을 완성해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조성했다. 어느 시간과 어떤 조건의 빛에 의해서도 거슬리지 않는 ‘조화로운 색의 감성’을 포착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여러 작품을 동시에 하지 않는다. 마음에 찬 완성도가 나올 때까지 한 작품에만 집중한 후, 다음 작업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자연의 빛으로 빚은 순수한 자연의 원성을 만나게 된다.
그동안 몇 차례의 작품 제목에 변화가 있었지만, 그 이면의 맥락은 같다. 예를 들어 지금의 <Their garden>은 4~5년 전의 시리즈 <His garden> 작품의 연장선이다. 초기 ‘정원’ 시리즈 중 2020년의 대작 <His garden - April sap green>은 지금의 정원 표현과는 차이를 보인다. 싱그럽게 녹음 진 4월의 산을 가로 2미터가 넘는 대형 화면에 단순하게 펼쳐 놓았다. 마치 온 산을 잔디처럼 가지런히 다듬은 형국이다. 이 시기 전후해서는 큰 자연의 모습을 ‘하선영식 조형 어법’으로 단순하게 갈무리한 정원 스타일이었다. 높고 낮은 잔소리보다 깊고 긴 묵상(默想)의 여운으로 감싼 자연의 모습을 선보였다.
반면 2023년 작품 <Their garden 011>처럼, 최근의 정원은 대자연 보다는 주거 공간의 주변 환경들이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집과 나무, 화분과 식물 등이 나란히 도열하고 있다. 그중에 점호(點呼)를 준비하듯,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묘한 긴장감을 조율해준다. 특히 맨드라미를 닮은 ‘꽃 붉은색의 나무’는 이 정원이 지닌 무한한 열정과 긍정의 에너지를 잘 대변해준다. 정중동의 조화로움이 담긴 하선영의 정원, 그것은 자연을 노래하는 또 다른 방법의 특별한 오케스트라와 같다.
<His garden>에서 <Their garden>으로 이어지는 중간에 선보여진 ‘baram’이나 ‘Bon voyage’ 제목의 작품들은 코로나 기간에 그린 것이다. 모두가 같은 처지였겠지만, 출구 없는 터널에 갇힌 것처럼 답답한 마음을 위로하는 방법이었다. 걸림 없는 바람처럼, 어딘가 미지의 세상을 향해 여행하고 싶은 간절함이 묻어난다. 이 역시 자연과 더불어 ‘그’에게 전하는 기도였다. 하선영의 그림은 이처럼 정체되어 있지만, 쉼 없이 생동과 역동을 꿈꿀 수 있게 해주는 자연의 모습을 좇고 있다. 그 자연을 선물해준 ‘절대자’에 대한 경외감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편으로 하선영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동양철학의 ‘물극필반(物極必反)’이란 표현과도 같다. 어떤 것이 끝에 달하면 반드시 그 반대로 된다는 뜻이다. 음양(陰陽)의 양극이 통한다는 원리와 비슷하겠다. 가령 빛이 없으면 사물을 볼 수 없지만, 빛이 너무 많아도 그 눈부심에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된다. 하선영 그림의 조형 언어는 단순함이다. 최대한 생략된 간결한 형태에 색채 역시 절제되고 간소하다. 균형 잡힌 화면에서 전해지는 평온함이 그 매력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수많은 자연의 언어들이 무한한 생동감으로 깃들어 있다. 비록 단순한 형태와 색감이지만, 어느 것보다 강렬함의 에너지가 충만하다. 마치 평온하게 잠든 강물의 수면일지라도 그 안에선 쉼 없이 거센 물길이 흐르듯, 하선영의 그림도 그렇다. 색의 절제와 형태의 단순화로 복잡하지 않은 편안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것에 집중한다. 서로 다른 에너지가 동전의 양면처럼 등을 맞대고 끊임없이 교류하고 교감하게 한다. 그림을 바라볼수록 ‘동화되는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이다.
하선영 HA Sun Young
학력
프랑스 아를 국립 사진학교 졸업 (master)
Ecole Nationale Supérieure de la Photographie d’Arles, Franc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수상
젊은사진가상, 아를 국제 사진 페스티발, 프랑스
(laureate du prix gras savoye de la jeune creation photographique, les rencontres d’Arles, France)
개인전
2023 그들의 정원: 그 여름의 맨드라미, 갤러리 담, 서울
그들의 정원, 갤러리 밀크릭, 경기
2022 6계절 15개월, 갤러리 더그레이스, 경기
Bon voyage! 갤러리 담, 서울
2021 BARAM_wind, wish 갤러리 담, 서울
2020 His Garden, 갤러리 담, 서울
2016 Dogs, 갤러리 아띠, 서울
2011 Botanical identity, 갤러리 담, 서울
그룹전, 기획전, 아트페어
2023 August. 반포대로5갤러리, 서울
AHAF, 파라다이스 호텔, 갤러리 호호, 부산
함께, 다 같이, 갤러리H, 서울
아트부산, 휴컨템포러리, 부산
오월의 만남, 마콤갤러리, 가평
더프리뷰성수, 서이갤러리, 서울
연희아트페어, 갤러리호호, 서울
미술관에 피는 꽃, 서면미술관, 부산
Heterotopia, 화인페이퍼갤러리, 서울
Da Capo, 갤러리 담, 서울
2022 December, 갤러리 밀크릭, 경기도 하남
감성-四원소, 갤러리 초이, 서울
자아미학, 화인페이퍼갤러리, 서울
2021 소담전, 갤러리 오브제, 대전
팬데믹의 일상, 갤러리 퐁데자르, 경기도 양주
Da Capo 2021, 갤러리 담, 서울
Connect, 갤러리 아트레온, 서울
인천아시아아트쇼 2021, 갤러리담, 송도 컨벤시아
나는 너다, 갤러리 담, 서울
2020 Holiday in Seun, 세운 아트스페이스, 서울
La poietique 라포이에틱. 이정아갤러리, 서울
Mask, 현대갤러리, 대전
2019 Chambre de memoire, AMARRAGE, Saint-Ouen, France
d’ici à la-bas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공갤러리, 대전
샤샤전, 금보성아트센터, 서울
A priori, KFFA, LJA 갤러리, 서울
2018 샤샤전, 금보성아트센터, 서울
2017 심야의야마꼬, 인천아트플랫폼 G1, 인천
OHAO, Holiday in Incheon, 인천아트플랫폼 G1, 인천
The 멋진 展, 갤러리 더 그레이스, 서울
2016 2016 상해아트페어 참가 기념전시회, 갤러리 더 그레이스, 서울
Shanghai Art Fair 2016, 갤러리 더 그레이스, 상하이, 중국
화가군도, 갤러리 INI, 제주
AHAF, atti gallery (Asia Hotel Art Fair Seoul 2016)
Croisement - 사유와 시선, 이앙갤러리, 서울
2015 Je suis..., 남송미술관, 가평
현대미술을 보는 눈, 무등갤러리, 광주
Window on the world, 갤러리1898, 서울
2014 일드프랑스,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Carré X 27, 스페이스 선 +, 서울
2013 소소한 이야기, 소담갤러리, 경기도 광주
포이에티크전, 평화화랑, 서울
시차전, 갤러리 이앙, 서울
2011 경인교육대학교 교수작품전. 경인교육대학교 예지관, 인천
2009 Corée ! Rue de la Liberté, Arles, France
Chambre d’ écho, Musée Réattu, Arles, France
2002 Arrêts Fréquents 2, Negpos, Nîmes, France
les écoles d’arts en France-Mulhouse 002, Mulhouse, France
Arrêts Fréquents, Atelier Seruse, Marseille, France
Systèmes organiques – circulation, la falaise, Paris, France
17e festival international d’art vidéo et multimédia, Clermont-Ferrand, France
3e biennale Liège photographie et art visual, Liège, Belgium
2001 Le diplôme, galerie d’Arena, Arles, France
7e festival bandits-mages, l’école des beaux- arts, Bourges, France
17e Biennale méditerranéenne UMAN, galerie des pochettes, Nice, France
carte blanche 2, salon bocal, Toulouse, France
2000 A visage humain, fondation COPRIM, Paris, France
le mois de la photographie, Cherbourg, France
mille et un poisson, Agropolis museum, Montpellier, France
la curiosité, atelier des étudiants, Arles, France
carte blanche, galerie VISU, Marseille, France
tec.tece, Atelier des étudiants, Arles, France
1999 le mois de la photographie, Cherbourg, France
Voie off, Arles,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