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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인의 스님 도박팀이 거액의 판돈을 걸고 밤샘 포카판을 벌이고 있다 |
부처님 오신날 앞두고 쑥대밭된 불교계
불교계가 부처님 오신날(5월28일)을 20여일 앞둔 요즈음 내부 파벌싸움에서 곪아터진 대형 자폭탄이 폭발하여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1700년 전통의 한국불교를 뿌리째 뒤 흔드는 전무무후무한 중진승려 음주흡연도박판이 터진 불교 최대종단 조계종은 쑥대밭이 되었다.
조계종의 본산 사찰인 조계사의 주지이자 조계종 국회격인 종회의원 스님 2명 등 자타가 공인하는 중진스님 등 8명의 스님이 전남 장성 백양사 인근 관관호텔 스위트룸에서 무려 13시간 동안 담배를 꼬나물거나 술잔을 기우려 가면서 거액의 판돈을 걸고 돈독이 오른 눈알을 휘번득거리며 밤새워 도박판을 벌인 일탈행각은 충격 그 자체였다.
사찰 강원이나 승가대학 그리고 동국대 불교학과를 비롯 다양한 승려교육 전문기관에서 도박경(賭博經)을 가르치지 않았을 터인데도 국산 화투를 이용한 고스톱을 넘어선 서양 노름인 포카 도박을 전문가 타짜 못지 않은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는 걸 보니 해외로 단체 도박연수를 다녀왔거나 아니면 절집 뒷방에 모여 수시로 모여 도박선 수행을 하지 않았나 여겨질 정도다.
도박파문에 얽힌 조계종단내 구조적 파벌 갈들구조를 보노라니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에 국회의원 감투를 놓고 벌인 부정 경선 파문으로 야기된 파벌간 권력투쟁때문에 당이 존망지추의 위기에 처한 통합진보당의 복사판을 보는것 같다.
이번 조계종 승려 도박판은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불국정토에서 구름을 헤치고 하강 준비를 하던 부처님에게 빅엿을 먹인 만고 대역 불경죄나 다름없다.놀란것은 부처님뿐만이 아니다.불교 사부대중은 물론 국민대중 모두가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 사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려 도박판 사태가 터지자 3월25일 취임한 진제 종정 스님은 지난 10일 불기(佛紀)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대구 동화사 동별당에서 있었던 취임 기자회견을 빌어 "삭발염의(削髮染衣)를 해서 출가를 하고 시줏밥을 먹고 살아도 이전 습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많다"며 도박 스님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했다.
이어 진제 종정스님은 "중생은 돈을 가져도 더 가지려고 한다. 가지려고 하는 것은 중생의 업이다"며 "물의를 일으킨 인사들은 절에 머물지만 중생의 습기에 놀아난 이들이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지난 5일 사건을 보고받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즉각 전원 소환해 종헌 종법에 따라 엄벌하라"고 지시한데 이어 사건에 연루된 조계사 주지로부터 바로 사표를 받고 조계종의 검찰 격인 호법부로 하여금 사건을 조사토록 하였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전 조계종 총무원 소속으로 승려로 있다 지난 2010년 총무원장 선거 당시 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이력 변조 문건 살포와 총무원장 당선무효소송 제기로 승적을 박탈당한 전 진안 금당사 주지 성호 스님이 9일 서울중앙지검에 '승려 8명이 4월 23일 밤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술·담배를 하고 도박을 벌였다. 소위 포커 도박을 해 선량한 풍속과 사회 질서를 해쳤기에 고발하니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 주기 바란다'는 고발장을 접수시키면서 일파만파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다.
9일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하루도 안 돼 10일 오전, 이번에는 조계종단 총무원 총무부장·기획실장·재무부장·사회부장·문화부장·호법부장 등 집행부 6명이 총사퇴하였다.사퇴서를 낸 한 부장 스님이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우선 총무원 집행부부터 국민에게 충분히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한데서 알 수 있듯 조계종단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도박판을 벌인 스님들의 재적사찰인 백양사 대중들도 10일 오후 발표한 참회문을 통해 "백양사 일부 재적승들이 방장스님의 49재를 앞두고 종단과 사부대중 여러분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엎드려 참회한다"고 밝혔다.
승려의 탈을 쓴 인간이하의 파계승 도박꾼
성호스님이 검찰에 제출한 땡추승려들의 도박판 현장은 성직자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시정잡배들의 도박판이나 조금도 다를바 없었다.
숙박료 비싼 호텔방에서 담배를 꼬나물고 고급 양주 마셔가며 신도들이 불전함에 넣었을 시줏돈으로 보이는 거액의 돈을 판돈삼아 도박판을 벌인것도 그렇지만 고불총림 방장으로 주석하다 입적한 수안당 지종스님의 49재 전날 밤새 판을 벌인 후 고양이 세수만 한 채 눈동자가 싯뻘겋게 충혈된 모습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는건 용서의 여지가 없는 반인륜적인 망동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금도 그러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만 옛날 시골에서 초상이 나면 마당 가운데 모닥불을 피워놓고 문상객과 상여꾼들이 옆에 깔아논 멍석에 앉아 고스톱을 치거나 윷을 놓으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어 포카를 한 사실을 탓할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계종 승려들의 거액 도박은 상갓집 시간 보내기식 화투놀이와 전혀 다른 엄연한 도박이다.그것도 일반인이 아닌 청정한 계율과 높은 도덕성을 바탕으로 신도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망을 받아야할 성직자가 전문적인 도박꾼들과 전혀 다를바 없는 상식이하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과연 이들 도박승려들은 부모형제와 혈육지정을 끊고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여 부처에 이르고 아래로는 미욱한 중생들을 교화하여 불국정토에 들게 만드는 올곧은 수행자로서 살겠다는 일대사를 건 출가정신 과 초발심이 남아있는 진정한 불제자인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탐욕(貪欲)과 진에(瞋恚)와 우치(愚癡), 곧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의 세 가지 번뇌는 열반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는 삼독(三毒)이라 하여 늘 경계하라는 탐진치(貪瞋痴) 계율을 타짜 도박술로 바꾼 후 부처님의 가르침을 빙자하여 거두어 들인 신도의 시줏돈으로 야단법석 도박판을 벌였다는건 승려의 탈을 쓴 인간이하의 도박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추악하고 고질적인 잿밥 파벌싸움이 불교 죽인다
문제의 심각성은 도박이 본질이 아니라는데 있다.이번 도박판 검찰고발 이면에는 종단내 뿌리깊은 권력다툼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수행이 본분인 승려들이 닭벼슬 보다도 못하다는 감투를 놓고 파벌싸움을 벌여온게 불교계의 고질병이긴 하지만 이번 도박사태로 이러한 추악한 권력 다툼이 사라지지 않고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승려 도박사태의 발단은 일단 백양사 내부 구성원간 입적한 방장스님 후임방장과 주지 자리를 놓고 현 주지 시몽스님과 반대편에선 지선스님측간에 빚어진 갈등이 상대편을 죽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여 연출한데서 출발한 것으로 보여진다.
알려진 바로 는 현 주지스님측이 미리 호텔방을 잡아 놓았다고 한다.도박장면을 촬영한 동영상 화면이 전혀 흔들림이 없고 도박장면이 정확하게 촬영된 점으로 보아 높이와 각도를 사전에 맞추어 설치하여 놓고 문제의 스님들이 들어와 도박을 하도록 하여 촬영한 함정식 연출 개연성이 없지 않다는 점이다.
이렇게 촬영된 몰래 카메라 동영상이 담긴 USB가 검찰 고발 당사자이자 현 백양사 주지스님측과 가깝고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악연이 깊은 성호스님의 손에 들어가 검찰고발로 이어지면서 승려 도박사태는 백양사 내부 갈등을 넘어 순식간에 조계종 권력다툼으로 비화되기에 이르렀다.
도박승려 사태가 백양사 내부 갈등 차원을 넘은 자승 총무원장 체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문제의 몰래 카메라 도박 USB가 모 사찰 법당에 놓여져 있는 것을 우연하게 입수하였다는 성호 스님의 입수 경위 설명이 의구심이 많은것이 첫째다.
또 성호스님은 지난해 12월에는 조계사 앞에서 2001년 조계종 고위직 승려들이 서울 강남 룸살롱에 출입해 문제가 된 이른바 '신밧드 사건' 재조사 등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다 이번 도박사건에 연루된 당시 조계사 주지에게 폭행당했다며 검찰에 그를 고소한바 있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불교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또 다른 폭로전의 시작일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다. 성호 스님 처럼 현 조계종 지도부에 반감을 가진 비종권파측이 개인 비리 폭로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지도부에 도덕적 상처를 입히려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예로 일각에서 "현 집행부와 대립한 A스님이 다양한 개인 비리를 모은 문서를 만들어 언론과 접촉 중이다" "성호 스님에게 검찰 기자실을 찾아 폭로하는 방식을 코치한 것이 A스님의 측근인 B씨일 것"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가 사는길은 석고대죄,특단의 대대적 쇄신 정화결사
이번 도박 승려 사태가 백양사 내부 갈등이든 종단 차원 권력다툼에서 비롯되었든 원인과 배경 상관없이 도박 관련자,몰래 카메라를 설치 촬영하여 파벌싸움에 이용한 세력 모두 지위고하 불문,조계종 종법에 따른 일벌백계는 물론 국법으로 엄히 다스려야 한다.
이판사판 따로없이 종단 직책을 맡는 요즈음 조계종 종단인사에 비추어 볼때 이번 사태와 같은 승려 거액 도박과 골프장 출입,고급 외제 승용차 은닉,음주,흡연에 오신채(五辛菜마늘,부추,파,달래,생강) 전통 준수는 고사하고 술을 곡차로 삼겹살을 삽겹적으로 부르며 내놓고 먹는등 수행자의 생명인 청정계율을 일탈한 파계행각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이처럼 일부 고승대덕과 부처님 법대로 살았던 법정스님과 같은 언심행(言心行)일치의 참 불제자를 제외하고는 일반화되었다고 해도 틀림이 없는 승단의 계율문란, 정치판을 능가하는 권력다툼과 부정부패가 응축되어 곪아 터진게 이번 승려 거액 도박사태다.
17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호국불교이자 민족문화유산의 산실 한국불교는 이번 음주거액도박 사태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였다.죽느냐 사느냐 생존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한국불교가 종도는 물론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여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뼈를 깎는 대대적인 쇄신결사,정화운동을 펼쳐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종정스님의 참회와 종단 집행부사퇴,종단 차원의 대국민사과로 우야무야 넘겨서는 결단코 안된다.조계종단 차원의 석고대죄를 시작으로 즉각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쇄신결사,정화운동을 전개하고 부패비리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파벌구조,권력투쟁 요인을 혁파할 수있는 특단의 대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신도들로부터 삼배나 받으며 군림하는 권승,파벌싸움으로 밤을새는 정치승,부패비리와 삿된 행태를 자행하는 비리승으로 타락하지 않도록 승려 선발 자격을 강화하여 자질이 우수한 승려를 선발해야 한다.
또 종단차원의 수련기관을 만들어 계를 받아 정식 승려가 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실시하여 투철한 청정계율이 몸에 배이도록 끊임없는 승려 자질 향상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이와함께 문제를 야기한 승려는 종헌종법을 엄정하게 적용하여 승단에서 영원히 추방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승려는 불교의 구심점이요 기간이요 지주다.잿밥과 부패,음주오락,권력욕에 찌든 사이비 땡추들이 종단에 또아리를 트는한 한국불교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무소유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부처님 법대로의 삶을 통해 종파에 관계없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제2,제3의 법정스님이 나와야 한다.
법정스님과 같은 출가정신과 청정계율로 무장한 스님들이 종단의 주역으로 부처님 법을 설하고 중생 교화에 나서냐에 한국불교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불교계는 깨닫길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