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 어제의 해운대가 아니네. / 野花今愛
《출발》
안산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400km가 넘었다. 2020년 2월 3일, 길도우미 양만 따라 1번 경부고속도로로 가는데 경주가 보였다. 여기가 아닌데, 아까 밀양 쪽으로 안내 나올 때 갔을걸….
어쩌랴, 이제는 이 방향으로 부산까지 가야지. 그래서 거의 430km 넘게 기록이 나왔다.
몇 년 만인가? 아! 변해도 많이 변했구나. 해운대 주변 호스텔에 숙소를 예약했는데 빌딩 숲속에 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4인 1실 2박에 7만 원이면 매우 싼 가격이라 만족했다.
숙소에 도착하여 결제하고 302호 방에 가보니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못했다. 물론 사진보다 못할 것이라는 걸 예상했지만.
참 단출하게 있을 것만 있었다. 그래도 창문도 있고 에어컨 있고, 화장실도 있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고, 또 마음에 쏙 드는 푹신한 침대가 있어서 고맙고도 감사했다. 다른 식구들도 저렴한 방이었지만 만족감을 표현해 주어서 고마웠다.
여장을 풀고 저녁은 유행가 가사에도 나오는 국제시장 가서 먹기로 했다. 광안대교를 지나 부산항대교를 지나는데, 우와! 모두 탄성을 절로 나왔다. 말 그대로 야경이 장난이 아니었다.
국제시장 거리가 복잡하고 사람도 많았다.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돼지족발 먹기로 하고 느긋하게 기다리다 약간 차가운 고기를 먹었다. 뜨거웠으면 좋았을 텐데.
《둘째 날》
첫날밤 자기 전에 내일 아침에 비상훈련 있다고 아들들에게 일러주었다. 몇 걸음만 나가면 해운대 백사장인데, 예까지 와서 그냥 잠만 잘 수가 있나? 일어나 일출은 보고 가야지. 그래서 좀 일찍 일어나 아이들을 깨워 해변으로 나갔다. 바람은 쌀쌀하여 추위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일출의 맛을 잃게 했다. 우리에게는 그런 찬바람은 문제도 되지 않았다. 파도 소리 섞인 모랫바닥을 조금 걷다 보니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동녘이 불그스레 물드나 싶더니 드디어 뭔가 올라온다. 작은 노른자 같기도 하고 정열에 불타는 혓바닥을 조금 내미는 것 같기도 했다. 아! 우리에게도 이런 날이 있구나. 우리만을 위한 저 태양, 해운대 앞바다, 파도는 이 시간을 위해 어젯밤부터 임 마중에 파도 소리 철썩철썩 박자를 조심스레 맞추면서 이 시간을 기다렸다지.
저 태양이 오늘의 주인공인지 우리 가족이 주인공인지 서로 어우러져 잘 분간은 안 되었지만, 모두가 처음으로 가족이 함께한 일출, 최고의 순간이었다.
배낭 여행객을 위해 준비된 1층 식당으로 가서 빵과 우유로 아침을 먹고 여행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늘 갈 곳은 먼저 태종대 보고 자갈치시장에 가서 회 한 접시 먹고, 용두산 공원을 걸으며 산책을 하고, 출출해지면 서면 시장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태종대에 가보니 그 옛날 한문으로 쓰인 태종대(太宗臺) 비석은 그대로인데 모든 게 변했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오는데 우리를 바닷가에 친절하게 태워주는 주는 사람이 있다. 선착장에 가니 우리를 위한 유람선이 떡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부산에서 가장 싼 가격이라는 말에 배에 올랐다. 여기 오기 전에 검색해보니 한 사람당 비용이 우리로 다음에 타도록 설득해서 결국 포기했었다.
유람선은 오륙도를 멀리서 돌아오기까지 다양하고 놀라운 광경을 선물해 주었다. 우리는 배 위층에 푸른 바다와 어울리는 갈매기와 하나가 되어 마음껏 바닷바람에 몸을 맡겨 훨훨 날아갔다.
태종대를 떠나올 때 안내도에 고신대학교가 눈에 띄어 발길을 그곳으로 향했다. 봉래산 높은 자락에 터를 잡고 있어서 부산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Coram Deo”(하나님 앞에서)라고 커다랗게 쓰인 교훈 간판이 눈에 쏙 들어왔다.
특히 태종대 다녀오는 길에, 영도구에 고려신학대학교가 있는 것을 알고 내가 이 신학교에 잠깐 들러가자고 했다. 교정 분위기도 보고 잠깐 기도도 하기 위해서였다.
영도구의 섬 중앙에 있는 봉래산(395m) 중턱에 신학교가 있어서 약간 가팔라서 넓은 운동장이나 주차장은 기대할 수 없었다. 어디에 채플 실이 있는지 알 수가 없어 그냥 차를 잠깐 세워놓고 함께 돌아가면서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길게는 하지 말고…….
먼저 막내 명인이, 명숙, 그다음에 명진이 차례로 기도했다.
큰아들이 기도 시작해서 ‘주님!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멋진 여행을 오게 해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하고는 쉼표를 길게 찍었다. 우린 시간을 넉넉하게 주며 기다렸다.
아들은 목이 메 쉽게 다음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어떤 사연이 있길래, 혹 현재 자취하며 중앙대 인턴행정직을 하는데 무슨 어려운 일이 있을까, 아니면 장래 일을 생각하며 고민하는 일이 있을까, 무슨 눈물일까 생각해 보았다. 주님께서 선하고 복된 길로 인도하시리라 생각하며 그때 주신 하나님의 감동에 대해 아들에게 잠깐 물어보았다.
아들은 어떤 교회나 기도원 같은 처음 가보는 예배 처소에 가면 마음에 뭉클한 감동이 온다고 했다. 어떤 마음의 짐이 있었을까.
나도 주님이 이곳에 귀한 선지(先知) 학교를 세워 이 나라, 이 민족에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 하나님의 종들을 길러 주시는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리고, 부산을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산과 잘 어우러진 해변과 높은 하늘로 꾸며주셔서 가족과 함께 꿈같은 시간을 갖게 하신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리는 그 유명하다는 자갈치시장에 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날이 오늘인가보다. 주차하고 시장에 들어서니 오늘은 휴일이라고 했다. 이런?!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 그냥 나와야지. 그냥 부근 시장이라도 돌아보고 적당한 곳에 가서 점심 먹으면 되지. 거리 어물 시장 돌아보는데, 신 자갈치시장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가보니 오늘 영업이란다. 발이 끄는 데로 가니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팔을 잡아당겼다. 뿌리치기 어렵게 한다. 간판도 모두 비슷하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복장도 다 비슷하다.
다 잘해주겠다며 공약을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 우린 두 번째 집에서 낙지도 굴도 덤으로 더 주겠다고 손을 잡아끄는 통에, 안으로 갔다가 아니면 그 집으로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고 더 들어가 보았다.
나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왔다며 아까 그 두 번째 집에서 활어를 사고 3층으로 올라갔다. 갈매기가 창가에 와서 자꾸 뭐라고 손짓한다. 우리를 반기는 줄 알았는데, 함께 나눠 먹자는 얘기라고 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아들들은 먹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손을 잡았다. 사진에 담아 어디에 쓰려는지. 회에 찌개를 더하니 더는 먹지 않아도 살 것 같았다. 아들들도 '아이 배불러' 하며 만족을 표했다.
용두산 공원으로 향했다. 부산타워가 제일 먼저 우리를 알아보고 손짓을 했다. 어서 오라며 꽃시계도 소개해준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는 옛시조가 떠 올랐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지는 않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서면 시장으로 갈 차례다. 역시나 시장은 시장이다. 웬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부산사람들이 여기에 다 모인 것처럼 북적북적한다. 길가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고, 시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큰아들의 안내를 따라 가보니 여기는 순댓국 등 국밥집이 양쪽 골목에 가득 차 있다. TV에도 여러 번 나왔다는 국밥집에 들어가 밥을 기다렸다. 시설은 별로였으나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소문난 식당인가보다. 국밥에 고기가 많이 들어 있다. 덤으로 밥도 더 주니 만족 못 할 이유가 있겠는가.
큰아들이 추천한 광안대교 야경이다. 공영주차장에 느긋하게 주차를 하고 바닷가로 향했다. 여러 빛깔이 서로 질서정연하게 춤을 춘다. 빛으로 만들어진 광안대교는 한번 사로잡은 눈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가 잡은 손을 떼기 위해 사진도 여러 장 찍고 해변 이쪽에서 저쪽 해변까지 둘이서 짝을 지어 걸으며 남겨둔 얘기를 마저 했다. 드디어 광안대교의 찬란한 눈빛에서 조금 벗어났다. 아쉬움은 모래사장에 감춰두고 숙소로 향했다.
아! 낯선 부산에 우리 가족만이 들어갈 수 있고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쉴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지친 몸과 마음을 씻고 나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다.
《여행한 소감 나눠볼까?》
(부산 가족여행 갔을 때 밤에 나눈 얘기. 2월 4일 밤, 캔버스 호스텔 숙소에서)
☆ 아들 명인,
‘여행은 여유로운 행복 같다.’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소문난 곳은 듣는 것보다 꼭 가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운대 해돋이 보면서 더욱 그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 큰아들 명진,
감사한 것은 그동안 지켜주신 것 감사하고,
기대 이상이어서 감사하고,
여러 모양으로 좋은 시간, 좋은 장소에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여행에 서로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거의 그런 것 없이 잘된 것도 또한 감사합니다.
여행은 갔을 때보다 나중에 뒤돌아볼 때,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이 좋은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이 그런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글이나 시를 준비하라고 아빠가 말씀했는데, 저는 이어령 교수 책에 아빠가 책 앞면에 쓴 글을 기억해서 적어왔습니다. 그중에 한 구절을 소개하면,
‘아들들에게 자기 방을 마련해 주고 싶다’라는 글(난, 못난이 아빠로 목회한답시고 두 아들이 청년으로 성장하기까지 자기들만의 꿈을 꿀 수 있는 방을 한 번도 마련해 주지 못하고 예배당 한쪽을 막아 방으로 쓰며 그곳이 우리의 가장 소중한 공간으로 삼아왔다. 아이들에게는 꼭 그들만의 공간이 필요했을 텐데….)이 마음에 남고, 이제는 그런 것이 온전치 않으나 현재는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아빠가 안산에서 부산 먼 곳까지 혼자 운전하는 것 보고 감사하면서, 나도 빨리 운전 배워야겠다는 것 생각을 했습니다. (참고, 그는 대학 일학년 때 1종 면허증 취득)
♧ 아빠 영배,
좋은 글 생각, 준비해 온 것 있으면 얘기해볼까?
☆ 명인,
네, 저는 예전에 명진이 형이 추천해 준 미국 영화인데,
<행복을 찾아서> 영화예요.
아빠도 한번 봤으면 합니다.
나도 그 영화를 보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좋은 자극 받았습니다.
♧ 아내 명숙,
모든 것 한가지로 감사하고요…….
또 출퇴근 운전하지 않고 먼 부산여행에 안전하게 운전한 아빠 똘에게 감사합니다.
Thank you. Thank you.
명인이 교사 임용고시에 합격한 것 매우 감사합니다.
☆ 명인,
임용고시 합격, 조금은 기대했었고, 그렇다고 장담할 수도 없고 해서 약간은 긴장하며 지냈습니다. 안되면 일 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로 합격 소식을 들어 아주 감사한 마음입니다.
점심때, 회와 찌개를 먹으면서 농담으로 ‘명인 때문에 부산도 여행도 오고 맛있는 것도 먹는다’라고 했는데,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명숙,
명인이 생각하며 좋은 꿈 꾼 게 기억나는 데 꿈대로 이루어진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모든 게 감사합니다.
♧ 영배,
내가 40년 만에 부산 왔는데, 해운대 모래하고 태종대(太宗臺) 한문으로 쓰여있는 돌비석하고, 용두산 공원의 부산탑과 꽃시계는 그대로인데, 나머지는 너무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해운대 주변은 마치 홍콩의 중심가처럼 변해가고 있어서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생전 처음으로 여행다운 여행을 가족과 함께해서 매우 기분 좋고 아주 만족합니다.
숙소도 저렴하지만 푹신한 침대에 샤워 시설이 있고 비바람을 막아주고, 특히 해운대 바닷가를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는 거, 그것도 거대한 호텔 옆에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가 커다란 호텔을 숙소로 잡은 것 같은 생각마저 듭니다.
이것도 매우 기분 좋은 일입니다.
든든한 체격의 두 아들과 개구쟁이 아내와 오붓하게 여행을 마음껏(웃음)?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각합니다. 거기에 날씨가 받쳐주어 날은 화창하고 그리 춥지도 않아 걸어 다니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지, 그리고 오늘 아침 해돋이를 보고 함께 감탄하고 흐뭇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아빠는 뭘 준비해 왔느냐고 묻는다면 난 이것을 카톡으로 전해 줄 테니 한 번 읽어보세요.
누가 읽을까? 명인아! 네가 읽어볼래?
제목: 아들아, 바쁘냐? / 野花今愛
바쁘지?
세월의 바람에 흔들리다
꺾인 고목 나무에 쌓인
푸르른 이끼를 쳐다보려무나.
....(중략)
바쁘냐?
가끔 파란 하늘을 쳐다보자.
때론 저물어 가는 서녘 하늘,
붉은 노을을 외면하지 말고
끝까지 지켜보려무나.
뭔가 조용히 들릴 듯 말 듯 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거야.
이건 뭐지?
~~~~~~~~~~~~~~~~
그리고 이 글은 너희들이 십 년 뒤에 다시 한번 읽어보려 마.
거의 새벽 1시가 다 되기까지 서로 소감과 여행하고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모두 단잠을 청했다.
잘 자라. 해운대에서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
《셋째 날》
난, 좀 일찍 일어나서 성경 몇 장 읽고 해돋이 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이들을 깨우며 일출 보러 가지 않을래? 했더니 잠에 취하는 것이 일출에 취하는 것보다 더 좋다고 몸으로 응답했다. 그래서 난, 화장실에 들어간 아내를 기다리다 혼자 해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가족과 함께 가려다 좀 늦게 왔더니 벌써 넘실대는 파도 위로 타는 태양이 먼저 와서 반가이 맞아 준다. 오늘은 해운대 서쪽으로 가봐야겠다. 조선호텔 쪽 동백섬 해안 길이다. 밤새 잠도 안 자고 잔잔한 자장가로 바닷가 여행객들의 고단한 몸을 녹여준 파도 소리도 정겨웠다. 갈매기도 따라오며 좋은 아침을 반기고, 동백섬의 붉은 동백은 초록 잎새에 얼굴을 감추고 살며시 웃는다. 참 좋다.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 탁 트인 바다와 동백섬의 진한 솔향, 바위 선을 따라 잘 다듬어 놓은 산책길이 마음의 긴장까지 내려놓게 한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늦게 나온 아내의 목소리다. 이쪽 동백섬으로 오게 해서 구름다리를 걷고 나서 숙소로 왔다.
아이들을 깨워 안산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명인이 서류제출과 신체 검사하고 결과를 제출해야 하기에 빨리 청주 교원대에 가야 한다고 해서 준비했다. 하지만 동백섬을 다 돌아보지 않고는 그냥 갈 수 없어서 아들들과 함께 동백섬으로 향했다. 약 40분 정도면 한 바퀴 돌 수 있을 것 같았다.
동백섬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니 전에 APEC 정상회담했던 멋지고 훌륭한 장소가 우리 가족을 대통령처럼 맞이해주는데, 기분이 으쓱해졌다. 길을 걷는 동안 동백꽃과 오래된 소나무의 느긋함과 향이 깊은 인생의 향을 드러내는 듯해 기분이 좋아지고 상쾌했다.
우리는 꿈과 멋지고 아름다운 추억을 각자 한 보따리씩 안고 또 다른 이야기를 쓰기 위해 삶의 터전으로 향했다. 오는 길 내내 커다란 손이 하얀 구름처럼 따라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