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역
抱山 곽대근
복사꽃 필 때
찾아온다는 옛 친구
호골산 봄바람은 친구를 위해
봄꽃을 한 아름 안고
철길 위에 피는 아지랑이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떠날 때
손마디에 맺힌 살아온 그림자를 보며
가슴에 손을 얹어 본적이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잔잔한 파문을 그린 채
낯선 민가를 찾아 갔다가 돌아오는 소리
이젠 네 마음보다 고운
내성천 물빛이 되었다
태백으로 가는 길이 몇 개의 고개를 넘고
잔설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 네가 서 있는 자리는
푸근한 마음으로 개찰구를 나오는
여러 번 본 듯한 사람이다
07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