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만남에 가득찬 청중... ‘주얼리 에피파니 2023'
위기 진단 및 해결 방안 모색 & 전문가 패널 토크쇼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4년간 열리지 못했던 한국주얼리산업전략포럼이 ‘주얼리 에피파니 2023 (Jewelry Epiphany 2023)’로 많은 업계 종사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새롭게 열렸다.
‘에피파니(Epiphany)’란, ‘통찰’ 혹은 ‘어떤 문제나 현상을 새롭고 깊은 관점에서 이해했을 때의 깨달음을 경험하는 상황’을 뜻한다.
지난 5월 25일 오후 4시부터 2시간에 걸쳐 을지로에 위치한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재)월곡주얼리산업진흥재단(이하 월곡재단)이 주관, <큰 위기, 더 큰 기회>라는 주제로 한국 주얼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했다.
‘전략포럼’에는 매년 300명이 넘는 업계 종사자들이 참석하며 주얼리 산업을 대표하는 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얼리 에피파니’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도 코로나 이후 시장의 변화와 현재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업계 종사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매웠다.
1부는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리서치센터의 박세헌, 차지연 선임연구원이 <보다, 듣다, 말하다>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위기에 빠져든 한국 주얼리 산업의 현실과 소비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이어지는 2부 토크쇼 <큰 위기, 더 큰 기회>에서는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인과 함께 국내 주얼리 산업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서울주얼리지원센터 남경주 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쇼는 골든듀(Golden dew)의 이필성 대표와 비주얼(bejewel)의 허세일 대표, 월곡재단 리서치센터의 온현성 소장 3명이 패널로 참여해 주얼리 시장의 문제점과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부 순서 발표내용 요약
#예물주얼리 10년 사이 절반 뚝
‘예물 비용 축소’를 포함한 한국 예물주얼리 시장의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원인으로 ‘혼인 인구 감소’, ‘다이아몬드 예물 주얼리 구매액의 급감’, ‘MZ 세대 중심의 가치관 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혼인 인구는 19만 2,000쌍으로 2020년 대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로 인해 예물 주얼리 구매 또한 18만 4,000쌍으로 월곡 연구소 조사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이아몬드 예물 주얼리의 평균 구매 가격도 430만 원대로 2020년 대비 80만 원 감소했다. 예물 주얼리에 주로 사용하던 다이아몬드 는 ‘3부대’와 ‘5부대’가 감소했고, ‘2부대’가 증가했다.
MZ 세대의 예물 주얼리 가치관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신부용 예물 주얼리가 줄어들고, 커플링의 구매가 늘었다.
커플링의 비율을 살펴보면 다이아몬드 예물은 25.0%, 다이아몬드 외 예물은 35.7%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양극화
‘소비양극화’란 특정 소득계층에서 발생하는 소비 격차의 양극화 현상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고급 사치재와 같은 값비싼 재화를 구입하고 저소득층으로 갈수록 합리적이고 저렴한 생필품 중심의 소비 수준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이심화되면 상대적으로 중간 가격에 위치한 재화의 수요가 줄어드는데 이때 ‘평균 실종’이라는 부차적인 문제도 관찰된다.
결국 중간 가격대 제품 수요가 크게 감소한다면 ‘일반 개인매장(비 브랜드)’ 중심의 국내 생산 주얼리 산업에 큰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잘 보여주는 간접 지표가 바로 주얼리 구매율이다. 최근 주얼리 구매율은 지속 하락하면서 산업 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6조 3천억 원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국산 주얼리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수입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주얼리 역시 예외가 아니며 MZ세대의 소비문화에 가장 핵심적인 기준이 되어 왔다.
특히 국산 주얼리 제품의 경우 ‘브랜드(프랜차이즈)’보다 ‘일반 개인매장(비 브랜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내세우는 수입 브랜드에 속수무책이다. 강력한 구매 유인을 가지는 복수의 국산 대중명품(mastige) 브랜드가 절실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