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나태주
눈은 수줍은 아이
눈은 마음이 순한 아이
밤에만 몰래몰래 내린다
소리 없이 내린다
밤에 내리다 만 눈이
낮에도 내린다
수줍게 내리는 눈
소리 없이 내리는 눈
어른들도 눈 오는 날엔
조금씩 수줍어지고 순해진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나태주-자화상]
어린 시절에는 한겨울에만 눈이 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도 5월에 눈이 온다는 사실을
군 복무 중에 체험하고부터는 눈은 계절에 월에
관계없이 날씨가 추우면 온다는 것을.
눈은 포근하고 부드럽습니다.
눈 부시게 하얀색.
쌓인 눈 속에 앉아 있으면
바람을 막아주고 따뜻하게
보호해 줍니다.
그러나 눈은 차갑습니다.
마치 어머니의 마음처럼.
눈이 오면 앞마당에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꽃이 됩니다.
밤새 조금씩 조금씩 커져서
아침에 햇빛을 받으면 보석이 됩니다.
까만 밤을 흰색으로 덮어 줍니다.
순하고 착한 색, 하얀색
마음까지도 백색으로 만들어 주는
고마운 눈입니다.
벚꽃비가 흔들리며 내리는 날!
하염없이, 뚜벅뚜벅 걷고 싶습니다.
가끔 고개들어 하늘을 보며......
=月光 이장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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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나태주
月光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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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0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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