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회장을 처음 알게 된 시기를 ‘2007년 후반기’에서 ‘2006년 가을’로 번복했다. 김 후보자는 24일 청문회에선 2006년 당시에는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25일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민주당박영선 의원이 2006년 10월 3일 김해정산CC 내장객 기록을 제시하며 “어제는 2007년부터 박연차 회장을 알았다고 답변했는데 (2006년에 이미)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자 “그렇게 답변했는데, (알게 된 시점은) 아직도 정확하지 않지만 2006년 가을쯤일 것”이라고 정정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4일에는) 2007년 12월 2일에도 박연차 전 회장과 저녁 먹고 술 먹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안 했다’고 답변했었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저녁은 먹었다.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후보자가 2007년 4월 출장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가 박연차 회장과 친분이 있는 곽현규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수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잡고 내사하다 2009년 12월 무혐의로 내사를 종결했었다.
박 의원은 “김 후보자는 박연차 전 회장과 2007년 이전부터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 위증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 후보자는 “기억을 못 했을 뿐 골프 한번 쳤다고 그 전부터 잘 알고 있다고 어떻게 속단하느냐”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2006년 은행에서 대출받은 선거자금 10억원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날과 다르게 진술했다. 그는 24일 오후 “부친이 금융권에서 6억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고 했다가 밤에는 측근 안상근 사무처장을 통해 “부친이 3억원, 김 후보자 본인이 3억원을 대출받았다”고 수정했다. 그러나 25일 오전엔 “부친이 6억원을 대출받은 것”이라고 다시 말을 바꿨다. 김 후보자의 말이 계속 달라지자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박 전 회장을 최초로 알게 된 시점이 언제인지 중요하다”며 “후보자의 기억력에 화가 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