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모 잘못하면 여름내 긴옷 신세
모낭염, 색소침착 부작용 우려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정기적인 제모(除毛)는 '털북숭이' 서양여성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됐다. 노출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짧은 치마나 민소매 옷을 입을 때는 제모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제모부작용으로 피부과를 찾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제모 부작용은 색소침착과 모낭염. 피부에 색 얼룩이 남는 색소침착은 상태가 몇 달 동안 지속되므로 노출패션을 즐기려다 자칫 여름 내 긴 옷만 입고 다녀야 할 수도 있다. 무작정 털을 뽑거나 제모제를 쓰기 전 제모방법에 따른 부작용을 점검해 보자.
◇ 색소침착 부작용, 여러 달 지속
최근 제모와 관련해 강남의 피부과를 찾는 환자 중 10-20%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제모를 하다가 모낭염이나 색소침착이 생긴 경우라고 한다.
모낭염은 말 그대로 모낭에 세균이 침투해 화농성 염증을 일으킨 상태를 말한다. 두피에 많이 발생하지만 수염부위나 겨드랑이, 다리, 눈썹 등에도 잘 생긴다. 털을 자주 뽑거나 면도 등 자극에 의해 모낭이 손상될 때 주로 발생한다. 통증 없이 가벼운 가려움증이 있다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도 하지만 모낭에 염증이 생기고 그 부위를 누르면 불쾌할 정도로 통증이 오기도 한다. 대부분 일회성으로 지나가지만
▲ 반복적으로 모낭에 심한 자극을 주거나
▲ 피부가 청결하지 못한 경우
▲ 체내에 균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만성적으로 재발하며 흉터가 남을 수도 있다.
모낭염이 있었던 자리에는 색소가 침착되기도 한다. 색소침착은 몇 달 동안 지속되므로 매끈한 다리를 자랑하려다 오히려 여름철 내내 긴 바지만 입고 다니게 될 수 있다. 건강상 큰 문제는 없지만 노출이 많은 다리나 겨드랑이에 색소침착이 발생될 경우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 레이저제모, 땀 많으면 피부염 유발할 수도
가장 쉽게 털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면도다. 그러나 면도로 털을 제거해도 3~4일이 지나면 다시 털이 나고, 털의 단면이 굵고 거뭇거뭇해 2~3일에 한번씩 면도를 해줘야 한다. 그러나 잦은 면도는 피부 색소침착의 원인이 된다.
또 다른 손쉬운 방법은 족집게로 털을 뽑는 것이다. 털이 모근까지 제거돼 효과가 4~7일 정도 지속되지만, 그 사이 빈 모낭 속으로 세균이 침투해 모낭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모공 주위가 붉어지고 노란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모공이 넓어져 미관상 좋지 않고 색소침착이 일어난다.
제모크림을 사용하면 통증이 없고 각질까지 제거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성분의 강도에 따라 바르는 적정시간을 초과할 경우 지나친 자극으로 피부가 벗겨질 수 있다.
접착력이 있는 물질을 피부에 발라 굳힌 뒤 떼어내는 테이핑이나 왁싱은 떼어낼 때 피부에 각질층이 떨어지므로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
얇은 실을 꼬아 주로 얼굴 부위의 솜털을 뽑는 방법인 실면도는 통증이 심하고 비위생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레이저 영구제모는 털을 만드는 모낭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여 반영구적으로 털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하지만 단 한번의 시술로 털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다. 레이저 영구제모는 3~5회 정도해야 하고, 준비기간도 필요하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레이저로 제모를 할 경우 각종 피부염 등을 유발할 우려도 있다.
◇ 피부타입, 부위에 따라 제모법 선택
자신의 피부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털을 뽑거나 비위생적인 업소에서 불법적인 제모시술은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효과로만 따진다면 피부과에서 받는 레이저 제모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내 피부타입이나 제모부위 면적, 경제성을 고려해 나에게 맞는 적절한 제모법을 선택한다.
겨드랑이처럼 좁은 부위를 여름에 일시적으로 깔끔하게 제모하고 싶다면 테이핑이나 제모크림이 간편하다. 그러나 종아리나 팔 등 넓은 부위라면 많은 털을 일일이 뽑거나 테이핑을 하기에는 통증이 심한데다, 털이 굵은 부위이기 때문에 모낭염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자칫 수개월~수년 동안 지속되는 색소침착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제모크림을 장기간 바르는 것도 피부에 자극이 된다.
피부가 건강하다면 면도나 족집게, 왁싱, 제모크림, 레이저 등 다양한 방법 가운데 털이 난 부위나 면적에 따라 제모법을 선택하면 된다. 민감성 피부의 경우 자주 제모를 하면 피부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레이저 시술이 적합하다. 제모크림은 피부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