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열정이 밑천이다
대학교로 특강을 나가게 되면 나는 학생들에게 많은 질문을 합니다.
그 중 가장 우선적으로 묻는 질문이 꿈에 대한 것입니다.
“여러분들 꿈이 있습니까? 여러분들의 꿈은 무엇입니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적어 놓고 늘 바라보며 꿈을 상기시키고 있으신가요?”
꿈이 있는가, 꿈이 있다면 과연 얼마나 구체적인 꿈을 품고 있는가,
또 그 꿈은 얼마나 열정적인가 라는 질문들에 그들은 과연 어떤 답변을 할까요?
가슴 가득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누구보다 크고 희망찬 꿈을 꾸어야 할 20대,
그들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생각보다 실망스럽습니다.
“꿈을 꾸기엔 너무 늦었다. 꿈은 꿈일 뿐이다. 현실은 냉혹하다.”
입시 지옥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었다지만 알고 보면
더 험난한 취업지옥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그들은
꿈을 꾸는 대신, 당장 코앞에 닥친 학점과 토익 점수를 계산하며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 명문대학을 가서 물어봐도 대답은 마찬가지입니다.
취업 스펙 쌓기에 열중인 나머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며
인생 설계를 체계적으로 할 여유가 없는 것입니다.
한때였지만 섭씨 40도가 넘는 황량한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 스키를 타고,
야자수 모양은 본 딴 세계 최대의 인공섬 건설로 해안선의 20배를 늘이고,
지상 160층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초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세계 최대의 오락단지가 들어선 꿈의 도시를 향해 나아갔던 두바이.
두바이는 그 명성에 걸맞게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 오로지 돈을 쓰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었습니다. 현재 조금 휘청거리기는 하지만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인구 100만 명도 채 안 되는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하던 두바이가 오늘날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것은 위대한 지도자 한 사람의 꿈 때문이었습니다.
“불가능이란 없다. 단지 상상하지 못할 뿐이다.”
라고 말하는 두바이의 지도자 세이크 무하마드는 더 많이 상상하고 더 많이 꿈꾸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비법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세계 최고!’라는 슬로건으로 세계적 행진을 멈추지 않는
두바이에게 전 세계가 기적을 이루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음에도 정작 그는
“아직 나는 내가 꿈꿔 오던 것의 10%도 보지 못했다.”
고 말했었지요. 저는 두바이가 다시 힘차게 도약할 거라 믿습니다.
꿈은 열망하는 만큼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꿈을 품고, 꿈을 그리고, 그 꿈을 간정히 열망하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왜냐하면 꿈에 대한 열망이 강할수록 내 속의 모든 세포들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이지요.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아무리 거친 길에서도 앞으로 나갈 수 있지만,
목표가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토마스 칼라일의 말을 되새겨 본다면 꿈도 목표도 없이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한 걸음을 내딛어도 결코 전진하는 걸음이 되지 못합니다.
저에게는 꿈과 열정이 있습니다!
꿈과 열정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일푼이었던 제가 꿈과 열정을 담보로 사람을 얻고, 제품을 얻고, 가게를 얻은 것만 보아도
그것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풍선을 통한 매출 확대, 명함을 통한 단골 관리, 주문 제작, 자체 제작, 끼워 팔기 등등
제가 알고 있던 온갖 판매 방식을 동원한 끝에 지하철역의 박스 매장은
그야말로 대박이 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대박이 나도 제 것이 아닌 이상 적절한 때에
하산을 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 들었다.
“사부님, 한 달 남짓 사부님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잘 이끌어 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곧 저도 장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좋은 말씀 한 마디 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디서든 네가 지금과 같은 꿈과 열정만 품는다면 분명 성공할 것이다.”
하산 아닌 하산을 하며 저는 마지막으로 사부님의 지심어린 고언을
가슴에 새기며 다시 냉철한 사회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무일푼의 젊은이에게 현실은 여전히 냉혹했습니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열망만 가득했지 밑천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저를
반겨주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람도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꼭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더라도 귀한 정보라든지, 조언 등은
분명 좋은 인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지요.
저는 그간 사부님과 함께 한두 번 들러 봤던 곳들을
다시 방문하여 인사를 하며 얼굴 도장을 확실히 찍었습니다.
그렇게 며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보니 장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렬하게 불타올랐습니다.
저는 사부님과 같이 한두 번 뵌 적이 있는 한 사장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해 보기로 결심했다.
“사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저 기억하시나요?
예전에 한 회장님과 들렀던 청년입니다. 잘 계셨습니까?”
“아이고, 그 때 그 총각이구만, 어째 이리 혼자 온 거야?”
다행히 한 사장님은 저를 반갑게 맞아주셨고,
덕분에 나는 용기를 내어 찾아온 용건을 말할 수 있었습니다.
“네, 사장님! 장사를 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래? 그럼 장사해야지. 허허. 열심히 해 봐!
젊으니까 잘 할 거야! 그건 그렇고 뭐를 팔고 싶은가?”
“네, 가방 장사를 해 보고 싶습니다.”
당시 3,900원짜리 여름 헝겊 가방이 대히트를 치던 때였습니다.
“그래? 가방 좋지! 그래, 돈은 얼마나 갖고 왔는가?”
짧은 대화였지만 한 사장님은 저의 의중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대뜸 자본이 얼마나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사장님, 제가요. 사실 지금은 돈이 없습니다.”
“허허. 그런데 어떻게 장사를 하려고?”
“사장님! 저에게는 꿈과 열정이 있습니다!”
저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너무나 염치없는 말이었지만 당시로서는 가장 솔직한 대답이기도 했습니다.
“사장님!! 한 번 도와주십시오! 사장님께서 처음에 품으셨던 꿈과 열정을 떠올리시고
한 번 기회를 주십시오! 저에게는 꿈과 열정이 있습니다!”
“허허! 최부장, 이거 이 친구가 지금 나더러 꿈과 열정이 있다고 하네!
한 번 도와 달라고 하는데 이걸 어째야 하나. 이것 참…….”
다행히 한 사장님은 단박에 거절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단 1%의 가능성이라도 붙잡기 위해 더욱 강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사장님! 속는 셈 치고 한번만 믿어 주십시오.
저를 믿으신다고 무슨 일 있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길거리에서 연필 팔고, 물 팔고, 야광팔찌를 팔면서 익힌 실력으로
저는 다시 한 번 얼굴에 철판을 깔고 들이 밀었습니다.
그 결과, 한 사장님은 결국 내 손을 들어 주셨습니다.
“저기 저 위에 올라가면 가방 내는 데가 있는데,
내 이름대고 가서 물건 갖고 가게. 알아서 잘 해 줄 거야.”
“예, 감사합니다! 사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는 몇 번이고 머리를 숙이며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근데, 장사는 어디서 할 생각이야?”
“젊음과 열정이 있는데 어딘들 못하겠습니까. 우선 길거리에서 노점으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아이고, 그러면 물건 상한다고 누가 좋아해? 그럼 안 되니깐, 그러지 말고!
내가 매장 조그만 것을 하나 줄 테니까 거기서 해. 그리고 물건 값은 한 달 뒤에 갚아.”
꿈과 열정 덕분에 물건덕분에 돈 한 푼도 없이 물건도 얻게 되었고,
자리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당장 손에 쥔 것이 없다고 정말 무일푼인 것은 아닙니다.
젊음이 있고 건강한 몸이 있고, 꿈과 열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이 탐내는 귀한 자산입니다.
빈 호주머니 툭툭 털어가며 그냥 막막함에 주저앉아서 멍하니 시간만 보냈다면
저는 한 사장님과 같은 소중한 인연을 얻게 되지도 못했을 뿐더러,
제가 가진 꿈과 열정의 가치 또한 제대로 평가하지 못 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 무엇이 두렵습니까? 무엇을 잃을까 걱정되십니까?
도전하지 않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며 알게 모르게 잃고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가슴에 꿈이 있습니까? 그럼 지금 바로 시작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