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기존의 '민스크 협정'을 준수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독일과 프랑스측에 통보한 바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출신의 맷 고에츠 의원 등 미 하원 의원 10명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재정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준비했다. 유럽연합(EU)는 10차 대러 제재 조치에서 100억 유로 규모의 러시아 수출을 차단하고 언론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용병 부대 '와그너 그룹'은 죄수들을 대상으로 한 징집은 완료됐다고 밝혔다.
RT(러시아 투데이):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를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총살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나타났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찾아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진단-9일자/편집자
◇ 항복한 러시아군을 사살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영상으로 공개된 것으로만 이번이 2번째다.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하고 땅에 엎드린 러시아 군인을 향해 총격을 가해 사살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 또 올라왔다.
러시아군 포로의 피살 장면을 담은 영상
러시아 반체제 성향의 매체 미디어조나는 9일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가 인터넷에 올라온 러시아 전쟁 포로에 대한 총살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영상은 전날(8일) 인터넷에 나돌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극단주의자로 지정된 단체 '남성(적인) 정부'(Мужскоe государствo, 창시자 블라디슬라프 포즈드냐코프 Владислав Поздняков)의 SNS 채널에 처음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텔레그램 채널을 보면 지난해 11월에 올라온 러시아군 포로 사살 사건보다 더 참혹하다. 당시 영상에는 항복한 러시아 군인들이 땅에 엎드려 있고, 그 뒤쪽에서 러시아 군인 한명이 총을 들고 나타나자,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응급결에 그와 교전하듯 총격전을 벌였고, 엎드려 있던 러시아 군인들도 머리에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홧김에 항복한 러시아군 병사들마저 사실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러시아 언론의 해석이었다.
포위한 우크라이나군에게 손을 들고 나와 땅바닥에 엎드린 러시아군 병사들. 이들은 다 사살된 것으로 보인다/텔레그램 영상 캡처
하지만 이번 영상에는 러시아군 병사의 머리를 향해 총격을 가하는 생생한 장면까지 담겨 있다.
미디어조나에 따르면 이 영상이 촬영된 장소와 시간은 확인할 수 없다. 숲이 우거지고 눈이 덮혀 있는 산속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군복 차림의 두 남자가 바닥에 누워 있다. 이미 한 사람은 소총을 배에 깔고 엎드린 채 죽어 있다. 머리 아래쪽은 피범벅이다. 다른 사람은 아직 살아 있다. 머리 위로 올린 팔의 소매에는 흰색 띠가 있다. 러시아 군인이라는 표시다.
영상을 촬영한 사람(이하 촬영자)이 우크라이나어로 "누구?"(кто [они] такие)»"라고 물었고, (우크라이나) 군인의 답변은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다고 미디어조나는 밝혔다. 이어 “Чиї, питаю, сука"(뭐야, 한방 먹여줄게, XXX. 로 해석할 수 있을 듯/편집자)라는 욕설과 함께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군인의 머리에 여러 차례 총을 쏜다.
쓰러진 러시아 군인에게 총구를 겨눈 모습/영상 캡처
이후 카메라는 옆으로 돌아가는데, 촬영자는 비스듬히 누워 있는 러시아 군인이 살아 있는지 묻고 '수류탄' (граната) 소리를 여러 번 반복했다. 그 남자가 수류탄을 들고 있었다는 뜻으로 들린다고 미디어조나는 해석했다. 그러나 영상 속 그의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 있지 않다. 다른 군인이 촬영자에게 러시아어로 "안돼, 그만해" (Нет, стой)라고 말하고 총구를 뒤로 밀었다. 촬영자는 "가, 가, (분명치 않음) 그를" (Пошел, пошел, <неразборчиво> его)이라고 소리쳤고, 총성은 들렸지만 세 번째 희생자의 모습은 화면에 나오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에게 영광을" (Слава Украине) 이라는 말과 함께 영상은 끝난다.
러시아 수사위원회는 "사건의 모든 정황을 파악한 뒤 그들에게 형사적 법적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18일 러시아 국방부는 인터넷에 나돈 자국군 포로의 사살 영상에 대해 "항복 의사를 표명하고 땅에 엎드린 러시아 군인들을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살해한 것은, 포로의 권리를 준수한다는 우크라이나의 기존 주장과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이번만 예외적인 사건으로 취급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미디어조나'는 한 텔레그램 채널을 인용해 "문제의 영상은 루간스크주(州)(러시아식 표기로는 LPR·루간스크인민공화국) 스바토보 인근의 마키이우카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사살 용의자를 반드시 잡겠다고 천명했던 러시아군 측은 이후 이 사건에 가담한 우크라이나군이 소속된 부대원들을 일부 포로로 잡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 포로를 현장에서 사살한 우크라이나 80항공기동여단 소속의 병사들이 러시아에 포로로 잡혔다/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포로로 잡힌 우크라이나 병사. 러시아 포로들을 사살한 우크라이나군 '나치스트들'이 포로로 잡혔다는 자막이 떠 있다./영상 캡처
- 미국 폭스 뉴스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 출신의 맷 고에츠 하원의원 등 10명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및 재정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결의안은 모든 분쟁 당사자들이 평화협정을 체결하도록 촉구하는 문구도 담고 있다고 한다.
- 독일 방위산업체 라인메탈(Rheinmetall)은 가장 최신형 전차(탱크) 팬더(Panther) KF51와 링스(Lynx) 보병 전투 차량(장갑차)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민스크 협정을 중단하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에게 민스크 협정의 이행 불가능에 대해 알렸다 고 말했다. 그는 파리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 EU의 제 10차 대러 제재 조치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선전·선동 매체를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9일 말했다. 그는 이날 EU 특별정상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의 프로파간다들이 러시아 및 해외에서 거짓말로 대중들을 오염시키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100억 유로(약 13조 6천억 원) 이상 규모의 수출 금지 조처도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의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죄수를 용병으로 모집하는 일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와그너 그룹에 의한 죄수 징병이 완전히 중단됐다”며 "6개월간 전장에서 살아남은 죄수 24명이 사면을 받았다"고 말했다. 와그너 그룹은 러시아 교도소를 돌며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6개월만 살아남으면 사면해 준다는 조건을 걸고 용병 모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