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환경을 위한 그린 레시피, 우리 동네 채식 식당 3선(選)
오늘 하루, 고기 없는 외식 어떠세요?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 된 채식 생활. 몸도 가벼워지고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도 가볍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집이 아닌 밖에서의 식사 약속이 생기면 고민이 시작됩니다. 고기나 생선이 주 메뉴인 음식점들 속에서 채식 식당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채식 인이 많아지는 요즘, 그에 비해 채식식당은 전국을 합해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비단 채식인만을 위한 식당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 선택권도 좁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최근 분당 수내동에 채식 카페 ‘선’이 생기면서 반가움을 주고 있습니다.
몸에 좋은 유기농 재료와 텃밭 채소를 이용해 채식 상차림을 하고 있는 카페 ‘선’은 채식인 권경자 셰프가 야심차게 준비한 상차림을 통해 건강한 밥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죽전 ‘러빙헛’과 오리역 ‘이든밸리’ 채식 뷔페 등 지역에서 채식식당을 운영하는 대표님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채식을 통해 건강과 즐거움을 찾았고 그것을 알리기 위해 식당을 열게 되었다고요. 분당과 용인 채식식당 3곳을 통해 고기 없는 외식, 하루쯤 해보는 건 어떨까요?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 분당 수내동 카페 ‘선’의 맑은 채식 상차림
수내고등학교 옆 불곡산 자락에 위치한 아담한 카페 ‘선’ 지난해 12월 명상 동호인들이 모여 차와 명상, 강좌를 열기 위해 오픈한 곳이다.
카페로 운영되던 이곳에 지난 6월 30일, 자연요리가로 유명한 문성희씨에게 요리를 배워온 권경자 셰프가 오면서 건강 채식 상차림이 시작됐다.
게다가 얼마 전 출범한 채식 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선현주 한의사가 카페 운영을 책임지면서 명실상부한 채식음식점으로 거듭났다.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고 뒤이어 한의사가 된 선 원장은 본인 스스로 채식을 하면서 몸과 마음에 평화를 얻고 환경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저희 카페는 선(仙)을 가꾸는 나무라는 의미로,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가자는 취지로 환경과 자연, 휴식과 명상을 위한 공간으로 문을 열었어요. 뜻을 같이 하는 동호인들이 모여 만든 사랑방 개념이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채식에 대한 이야기, 학교 급식에서 올바른 식습관 세우기, 자기 몸 관리와 건강강좌 등도 진행하게 되었다.
채식과 건강 강좌는 선현주 한의사가 맡고 그밖에 업무들은 동호회원들이 분담해 운영하는 형태.
권경자 셰프가 맡고 있는 채식 상차림은 매일매일 세트 메뉴로 푸짐하게 차려진다.
베란다 텃밭에서 상추와 오이 등을 직접 길러 상차림에 이용하고 있으며 모든 재료는 생협 등에서 공수되는 유기농 재료를 쓰고 있다. 밥은 현미밥을 기본으로 대개는 덮밥이나 비빔밥, 볶음밥에 잡채나 장떡 등 요리가 추가되고 반찬과 장국이 포함된다.
일체의 화학조미료 없이 만드는 권 셰프의 밥상에선 담백하고 정갈한 자연의 맛이 느껴진다. 또 매주 목요일에는 맛있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사랑의 죽 한그릇’ 릴레이가 무료로 펼쳐지고 있다. 죽을 먹은 사람은 다른 이웃들에게 미소나 친절, 작은 선물 등으로 되갚아 주는 릴레이식 사랑전달법으로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문화 공간을 만들고 생태화장실을 이용하며 빗물과 식물을 이용한 물 정화와 재활용 방법까지, 자연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 하고 있는 카페 ‘선’에서의 채식 상차림은 말 그대로 선한 밥상이다.
<이용 tip>
- 메뉴: 베란다 텃밭에서 재배된 유기농 채소와 현미밥으로 구성된 채식상차림 9000원 (커피 포함)
- 식사 운영시간 : 오전 11시~오후 2시 (매주 월요일 휴무, 목요일엔 사랑의 죽)
- 위치: 분당구 수내동 116-1번지, 수내고등학교 뒷편 100m (불곡산 올라가는 길)
- 문의: 031-719-1239
* 전국에서 찾아오는 채식인 사랑방 죽전 ‘러빙헛’
“채식만으로 꾸며진 음식과 식단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알맞은 선택입니다. 아토피와 잔병 등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맛도 좋은 음식은 오시는 분들에게 만족을 드릴 겁니다.”
채식 식당 죽전 ‘러빙헛’ 윤중녀 대표가 운영 마인드로 삼고 있는 원칙이다.
자녀들이 아토피와 잔병으로 고생했다는 윤 대표. 병을 고치기 위해 가족의 식생활을 바꾸어 10년 이상 채식을 해왔다고 한다.
“가족을 위해 식생활을 바꾸다 보니 채식이 우리 가족 뿐 아니라 동물도 구하고 환경도 살리는 구체적인 방법임을 깨닫게 됐어요.”
온 가족이 몸소 체험한 채식의 장점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채식전문점 ‘러빙헛’을 열게 된 사연. 평범하지 않은 이유로 문을 연 곳답게 이곳의 모든 음식은 주재료 뿐 아니라 양념하나까지도 소홀함이 없다.
100% 죽염 된장과 직접 담은 매실 소스, 국산 태양초 고추로 담은 고추장 등 모든 양념은 수제로 만들거나 정성을 기울이며 시판 제품은 일절 쓰지 않는다는 원칙이 그것.
윤 대표의 철저한 원칙과 정성 담긴 메뉴가 입소문을 타면서 죽전과 분당 뿐 아니라 서울이나 수원 등 먼 곳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이곳이 채식 동호인들의 모임장소로 자주 이용되면서 주말이나 퇴근 후 저녁이면 채식 동호인들의 만남으로 연일 북적인다. 아이들이 먹기에도 손색이 없는 버섯탕수나 콩 불고기를 비롯해 수제 콩까스 등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신기할 정도로 쫄깃한 식감을 준다. 여기에 유기농 채소 쌈은 언제든 리필이 가능하며 마치 보양식과도 같은 제철 채소전과 각종 견과류, 직접 만든 건강 차는 깨끗해진 몸을 다시 한 번 정화해주는 느낌이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와도 거부감 없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이용 tip>
-주 메뉴: 콩까스 5,000원 죽염된장찌개정식 11,000원 러빙헛 특선B코스요리 15,000원
-운영시간: 오전 11시30분~저녁 9시
-위치: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1199-8번지
-문의: 031-889-4860
* 분당 오리역, 채식 터줏대감 ‘이든밸리’ 채식뷔페
분당에서만 8년, 강남의 20년을 합치면 30년 가까이 채식 식당을 운영해온 박명성, 유정숙 부부.
역시 채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부부가 오랜 준비와 경험을 토대로 문을 연 ‘이든밸리’채식뷔페다.
“남편이 협심증으로 고생을 오래 했어요. 저도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해 늘 골골댔고요. 25살에 우연히 외국선교사를 만나 채식을 접하고 공기 좋은 강원도에서 2년 동안 노작하고 거기 음식 먹으며 몸이 좋아졌지요.”
그때 강원도에서 남편인 박명성 사장을 만나 결혼하고 앞으로는 채식음식점이 필요할 거라 생각해 강남에서 먼저 채식 식당을 시작했단다.
유 씨는 “현미밥 위주의 단순한 식사와 견과류와 해초류, 과일로 구성된 식단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환자들이 놀라울 정도로 회복되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고 전한다.
그렇게 채식 식당을 운영하면서 조금 더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함을 느껴 미국으로 건너가 6년간 공부를 했고 귀국 후 채식 음식과 레시피를 만드는 일에 적용해 왔다.
그래서일까. 이곳에서는 매일 제철 채소와 과일, 콩과 버섯을 이용한 다양한 채식 요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렇게 구성된 25~30여 가지 채식 식단에 들어가는 소스도 두부와 견과류를 갈아 직접 만들어 내놓고 있다. 몸에는 좋지만 맛은 조금 양보해야 한다는 채식요리에 대한 편견을 없앨 만큼 모든 음식은 단백하고 깔끔한 뒷맛을 준다. 철마다 어울리는 채식 메뉴 개발을 직접하고 있는 유정숙 대표. 요즘은 젊은 층들도 채식식당을 이용하는 발길이 늘고 특히 주말에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많아질 만큼 채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반갑다고.
이런 여세를 몰아 결혼, 돌, 칠순, 집들이 등에 어울리는 채식출장뷔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곳. 건강을 생각하는 추세라 채식출장뷔페에 사람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이용 tip>
-메뉴: 점심과 저녁 뷔페식 채식 상차림 (점심 8천원, 저녁 1만원)
-이용시간: 11:30~3시까지 점심 식사, 5:30~8시까지 저녁식사 (매주 토요일 휴무)
-위치: 분당구 구미동 187-4
-문의: 031-711-9201
- 몸과 환경을 위한 그린 레시피, 우리 동네 채식 식당 3선(選)
- 내일신문 사회 2011.07.16 (토) 오전 11:19
- 그린 레시피, 우리 동네 채식 식당 3선(選) 오늘 하루, 고기 없는 외식 어떠세요?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 된 채식 생활. 몸도 가벼워지고... 속에서 채식 식당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채식 인이 많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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