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30분~ 남편이 서산도량에 장모님 제사 지내러 가야 한다고 알람을 맞춰 놓아서 눈을 떴습니다.
밤새도록 끙끙 앓으면서 잠을 잔 남편 컨디션이 안좋아 보였는데 - 샤워하고 옷까지 입고 준비하는 남편 이마를 만저 보니ㅜ
열이 나길래 - 체온계로 온도를 체크하니 39도가 나왔습니다.
남편한테 집에서 쉬라고 이야기 하고, 5시30분 언니와 둘이서 '눈오지 마라~ 차라리 광주처럼 비와라~'를 외치면서
서산 죽림정사로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눈이 안오고, 충남에 들어서면서 눈발이 날리긴 했지만, 큰 눈이 오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달리는데 - 차가 가운데로 기울어지는 듯 해서 ~ '언니야~ 차가 이상하다?'하며 언니 손을 잡았더니 -
언니가 '순간 졸았다'고 ㅜ 해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휴게소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졸음을 쫓아 냈습니다.
서산 톨게이트가 보이는데 ~ 어찌나 반갑던지요~
광주에서 출발해서 서산까지 가는데 - 큰 눈이 오지 않아서 부처님께 감사했습니다.
8시40분이 다 되어서 법당에 들어 갔더니 - 대사님과 신도님들이 '지장경 독경'을 하고 계셔서
함께 동참을 했습니다.
집에서 혼자 독경할때는 새벽에 목소리도 안나오고, 잠오고 집중이 안되어 섰다 앉았다를 하면서
1독하는데 2시간을 꼬박 읽는데 - 대사님과 신도님과 함께 읽으니 힘든 줄도 모르고 기운받았습니다.
10시부터 약사경 2독을 했습니다. 한자리에서 긴 시간동안 집중해서 독경하는 신도님들이 존경 스러웠습니다.
약사경 기도를 하는데 - 남편이 아파서 혹시나 하고 쓰고 있었던 마스크 안으로 입냄새가 아닌 달콤한 향이 나서
'누가 달콤한것 드시나?'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습니다. 약사여래부처님의 가피였을꺼라 생각해 봅니다^^
법사님께서 친정어머니의 기제사를 지내주셨습니다.
신도님들이 함께 한분 한분 정성으로 어머니와 영가님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청정수도 올려주시고 감사했습니다
'논산 도량에서 지낼 제사가 서산 먼 곳으로 옮겨졌고, 남편이 갑자기 아프고ㅜ , 어머니 제사에 참여를 못하나ㅜ'라는 근심이
'내가 서산까지 와서 제사를 지내는 이유가 ~ 있었구나~'로 바뀌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와, 치매가 시작 된 어머니를 요양원에서 추운 겨울 나고 따뜻하게 지내자고 모셨는데 - 집에 가고 싶다고 하셔도 못 데려다 드리고, 콧바람도 제대로 못 쐬고 10여년을 요양원에서 지내시게 해서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세상 구경 못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제사는 매년 지내는 절이 다르게 되었고 ~ '엄마가 여기 저기 산수갑산 보러 다니는 가보다'고 언니와 위로를 했었습니다. 오늘 서산죽림도량에서의 제사는 살아계실때 하시고 싶으셨던 원을 풀어 드리는 것 같았습니다.
제사가 끝나고~ 보살님께서 음식을 담아 밖으로 나오셔서 ' 다음에는 법당에서 드십시요~' 라고 정성을 다해 3번 기도해주시는데 감동을 받았습니다. 공양간에서 보살님께 물어보았더니 - 법당에 들어오지 못하시는 영가들에게 하신 거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고수레' 그냥 제사 지내고 밖에 던지는 음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 의미를 되새겨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기도와 제사가 끝나고 죽림정사 마당으로 내리는 눈들을 보면서~ 한량없는 향과 꽃, 보배 구슬이 비오듯 내린다는 것이 저 모습으로 내 눈에 보이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공양 마치고~ 카페에서 맛있게 타주신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 서산에서 출발 하기 전에 ~
장모님 제사 지내야 한다고 신청하러 가자며 논산 안심정사까지 운전도 해주고~ 매일 새벽에 게으른 마누라 깨워주고~ 아프면서도 장모님 제사 잘 지냈는지 궁금해 하는 남편한테~ 잘 지내고 출발 한다고 인증샷~ 보내주고 출발했습니다.
언니와 저는 번갈아 가면서 운전하고~ 휴게소에서 밀려오는 잠도 잠깐 자고~
지장보살 ~ 지장보살~ 지장보살~을 외치며 무사히 집에 왔습니다.
부처님~ 지장보살님~ 불보살님~ 대사님~ 법사님~ 함께 해주신 신도님들~ 정성것 제를 준비해주신 보살님들~ 감사합니다_()_
참~ 남편 내일 생일인데~ 소고기 대신 표고버섯 넣어서 미역국 끓여 주어야 겠습니다^^
첫댓글 법우님 덕분에 서산 죽림정사 다녀온듯합니다
법우님의 지혜가 멋집니다.
'즉득성취기도문' 책의 발원문 처럼 -부모였던 모든 중생이 행복얻게 하고 삼악도가 영원히 텅 비어 보살들이 어디에 계시든 그분들 모두의 기도 이루지게 하소서._()_ 다시 읽어봅니다.
25년 더욱 멋지게 성취하시는 날들 되십시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