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네에서 오랜 시간 함께 살며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살았던 친구들은 끈끈한 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평생 연락하며 지내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며 떨어지게 되지요. 그래도 함께 하였던 추억은 길게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서로 연락을 하며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자라가며 서로의 삶의 방향이 다르거나 멀리 이사를 가면 연락이 끊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속담처럼 자연스럽게 멀어집니다. 또 서로 다른 환경에서 그곳에 맞는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며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가끔 생각이 나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한 배에서 나온 형제도 삶의 방향은 서로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하물며 함께 딩굴며 자란 친구라 할지라도 커가면서 인생의 목표나 삶의 방향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그마저도 같이 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매우 드뭅니다. 생각이나 신념 그리고 추구하는 욕망이나 목표는 얼마든지 다르게 됩니다. 그래서 학교 선택도 전공을 택하는 것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로 떨어지게 되지요. 그리고 각자의 삶에 바빠집니다. 서로 만나서 함께 하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어려서와는 사뭇 달라집니다. 서로의 처지나 놓여진 환경의 차이에서도 달라집니다. 물론 그 다름을 수용하며 친분을 유지할 수는 있습니다. 서로 성숙해지거나 점점 멀어집니다.
철이 좀 든 청년의 때에도 새롭게 친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어차피 정을 주고받으며 사는 존재입니다. 사랑이라고 표현해도 되겠지요. 비단 이성지간이 아니더라도 동성의 친구 사이에서도 친분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기 삶의 위로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서로 힘을 보태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말에 ‘이웃 사촌’이라고 있습니다. 어쩌면 혈연의 공동체보다 더 가깝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 사실 먼 친척보다도 가까운 이웃이 훨씬 힘이 되고 보탬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가까이 그리고 가깝게 지낸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자주 보는 사람이 익숙하고 마음으로도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 친구가 강도질에 함께 합니다. 그리고 ‘에릭’은 붙잡혀 옥살이를 합니다. 8년의 세월이 지납니다. 출감하면서 에릭은 새 삶을 결심합니다. 다시는 범죄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나오자 반겨주는 친구에게도 자신의 입장을 그렇게 선포합니다. 한편 친구였던 ‘톰’은 범죄조직의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러한 에릭의 입장을 막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친구이니 도우려고 합니다. 사실 톰은 비리경찰과 짜고 마약밀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 경찰서에서 또 다른 친구 ‘토니’가 올곧은 직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 내부에 범죄와 연관된 경찰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그에 따른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혼자서 의로워지기 매우 어려운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내가 잘나고 내가 조심하고 내가 바르게 살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하기는 세상이 내 의지대로 살 수 있는 곳이라면 이렇게 살기 힘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잘 아는 대로 혼자서 사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 얽히고설켜서 살아갑니다. 흔한 예로 내가 법규를 잘 지키며 운전을 잘 한다 해도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가 터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얌전하게 신호를 지키며 서있는데 뒤에서 냅다 돌진하여 추돌하는 차량을 어찌 알겠습니까? 인도를 걷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돌진해오는 차량에 그만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도 바라지 않는 일들이 세상에서는 일어납니다.
에릭이 출소하여 정당한 일을 하며 살고 있지만 동생 ‘에두’가 마약과 연루되어 있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지난 8년 세월 그 덕에 가족이 생활을 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윽박지르며 손 떼라고 위협하였지만 일단 물든 손을 쉽게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형이 없는 동안 아무 대책이 없을 때 겨우 이것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와서 형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야 어쩔 수 없었지만 그러나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렇게 인생 망칠 수는 없는 일이다 설득합니다. 말이야 그렇지만 일단 발 디딘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결국 에두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물론 사건에 마약과 관련된 사람들이 엉키게 됩니다.
사회에 첫발을 어떻게 내디디냐 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한번 잘못 디디면 돌이키기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합니다. 비단 법적인 책임이나 형벌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도 않기 때문에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사건 속에는 사람들의 처지나 감정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몇 년 형을 살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속에서의 생활도 영향을 미칠 것이며 나와서 사람들 속에서 부딪치며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습니다. 혼자서 새로운 마음을 가진다 해도 다시 속한 공동체와 사람들 속에서 익숙해지려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내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 시작은 그런 대로 괜찮은데 마무리가 흐지부지된 것 같이 좀 어수룩합니다. 영화 ‘알파 - 바르셀로나 마피아’(Alpha)를 보았습니다. 2014년 스페인 영화입니다.
첫댓글 좋은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