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오기륭
아... 참고로 말하자면... 나 역사학도 아니야. 역사학과와는 거리가 매우 심하게 먼... 요리 전공입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모르는 편 보다는 관심을 갖는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 우리아빠는 내가 허구헌날 왕비열전
이나 읽으면서 쓰잘데기 없는 짓 한다고 하지만 왕실을 통해서 역사에 흥미를 갖는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이라고도 생각하고.
그래서 쩌리에 글을 이렇게라도 쓰는 이유가 내가 아는거 같이 나누자고. 솔직히 국사하면 너무 재미없고 외우기만 하는 지겨운
과목에 속해서 난 학교 다닐때도 엄청 속상했었거든.
이번 이야기는 창덕궁 안에 있는 낙선재에 관한 이야기야.
전부터 낙선재에 관해서 쓰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쓰게 되네. 지금은 없어졌지만 재작년 즈음 해서 낙선재 특별관람이라고 해서 창
덕궁에서 운영하던 프로그램이 있었어. 낙선재와 낙선재 후원을 둘러보는 투어였는데 이것저것 많이 알게되서 좋았더라는!
사진과 글로라도 낙선재투어 함께 해 BoA요.
제목에도 썼지만 낙선재는 왕느님의 대형 이벤트로 인해서 지어진 집이라고 보면 돼. 원래의 이름은 낙선재가 아닌 낙선당.
낙선당은 조선의 24대 임금 헌종이 사랑하던 후궁 경빈김씨를 위해서 지은 집이야. 헌종과 경빈의 사랑이 어느정도였냐면, 헌종의
원래 왕비는 안동김씨 집안의 효현왕후 김씨였어. 하지만 효현왕후가 일찍 죽었고 나라에는 국모가 필요했기 때문에 다른 왕비를
뽑기위해 간택이 열렸지. 거기서 헌종은 당시 간택에 참가했던 후궁인 경빈을 보고 첫눈에 반했지만 정작 왕비는 경빈이 아닌 남
양 홍씨 집안 출신인 효정왕후 홍씨가 낙점이 됐어. 낙심해 있던 헌종은 효정왕후와 가례를 치뤘지만 항상 사이가 좋지 않았고 후
사를 잇기 위해 왕비를 간택한건데 왕과 왕비의 사이에 항상 불화가 돋궈지니 후사가 생길 수 있나. 그래서 헌종의 할머니인 순원
왕후와 어머니인 신정왕후는 후사를 잇기위해 다시 한 번 후궁 간택을 실시하지. 그런데 이게 무슨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후궁 간
택에 헌종이 마음에 두었던 경빈이 또 다시 참가를 했고 결국 헌종은 첫눈에 반한 여인인 경빈을 후궁으로 맞이하게 됐어.
그런데 경빈이 생각보다 궁 안에 적응을 잘 하지를 못했나봐. 사랑하는 여인을 궁 안에다가 앉혀놓긴 했는데 얼굴에 항상 수심이
드리우니 지아비가 되어서 마음이 편할수가 있나. 헌종은 경빈을 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해. 궁 안에 일반 사대부집과 같은 한
옥집을 지어놓고 그걸 경빈에게 헌정하는거지. 하지만 헌종과 경빈의 러브스토리는 해피엔딩이 되지 못했어. 헌종이 23세의 나이
로 일찍 죽었거든. 그리고 경빈은 헌종이 자신을 위해 지어준 집인 낙선당에서 홀로 평생동안 헌종을 그리워하다 1903년 타계.
그리고 낙선당은 낙선재로 불리게 돼. 낙선재의 이름이 세상 사람들에게 오르내리기 시작한건 1980년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
인 이승만은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대한제국 황실들의 영구귀국을 반대해. 그래서 건강했을 때 자신의 발로 대한민국
땅을 밟지 못한 황족이 바로 영왕 이 은이야. 영왕은 이토히로부미에 의해 강제로 일본에 볼모로
끌려가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과 강제 결혼을 해야했고 일본 군대에서 근무도 했지만 항상 조국으로 돌아오고 싶어했데. 하지만 이
승만 정권에 의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채 일본에서 지내야만 했고 건강이 악화되어 식물인간 상태로 결국 1970년대에 박정희
정권의 배려로 한국땅을 밟아. 본인의 발이 아닌 식물인간 상태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결국 몇년 되지 않아 영왕은 세상을
뜨게 되고 영왕비인 이방자 여사(일본명 나시모토 마사코)와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계비 순정효황후 윤씨, 그리고 역시 박정희 정
권의 배려로 영구귀국한 덕혜옹주, 의왕의 둘째아들 이우공(흔히들 말하는 운현궁오빠 = 얼짱왕자)의 부인인 박찬주여사가 이 낙
선재에서 머무르고 순정효황후는 1966년에, 덕혜옹주는 1989년에, 이방자여사는 덕혜옹주가 사망한지 8일 후에 낙선재에서 생을
마감해. 망국의 황족들에 의해 다시 한 번 오르내린 이름이 바로 낙선재였지.
낙선당은 세가지 건물로 구성되어 있어. 왼쪽의 낙선재, 가운데의 석복헌, 오른쪽의 수강재. 이와 같은 구조 또한 헌종이 구상한건
데. 낙선재는 왕인 헌종의 처소, 가운데 석복헌은 후궁인 경빈의 처소, 오른쪽의 수강재는 할머니인 순원왕후의 처소였어. 경빈을
가운데 둔건 왼쪽의 왕과 오른쪽의 대왕대비 사이를 오가며 좀 더 편하게 지내라는 의미였지.
낙선당이 조금 특이한건 원래 궁궐의 경우엔 단청이라고 해서 건물에 색을 입히게 되는데 왕이 머무르던 낙선재와 경빈이 머무르
던 석복헌에는 단청을 하지 않았어. 유일하게 할머니인 순원왕후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수강재에만 단청을 조금 한 정도고.
낙선당과 관련 된 사진들을 보면서 설명하는게 조금 더 빠를것 같넹. 헿.

이곳은 헌종의 거처인 낙선재

경빈의 거처인 석복헌

순원왕후의 거처인 수강재
아래 사진들은 낙선당(낙선재, 석복헌, 수강재의 내부 구조들)


문이 보름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만월문'




낙선재 뒷편의 화계(꽃으로 된 계단)



왕의 서고 혹은 왕세자의 공부방이라고 알려진 상량정

상량전과 옛 왕세자의 거처였다고 하는 중화전을 이어주는 문인 만월문

석복헌의 회랑(복도)인데 윗부분의 기둥과 아래 네모난 문살을 이어주는 이상한 모양은
바로 '박쥐' 야. 박쥐는 다산을 뜻한다고 함. 곧 석복헌에서 박쥐같이 많은 자식들을 보라는
소망이 담긴 뜻이라고 보면 돼.


매화의 열매인 매실 또한 그 양이 어마어마 하지. 이 또한 다산을 기원하는 뜻.


석복헌과 낙선재로 통하는 문. 왼쪽에 포도가 보임. 포도도 무슨 뜻? 다산.


낙선재 후원에서 유일하게 대한제국 이후 지은 한정당. 문이 유리로 되어있고 타일구조라서 유일한
서양식 건축건물이라고 해. 1917년 건립. 영왕의 며느리였던 줄리아 여사가 매우 좋아했던 곳이라고.

취운정. 숙종이 매우 좋아하던 곳인데 이곳에서 희빈장씨와 시시덕 거린 기록도 많다고 함.
아..................... 쓰고싶던 글 이제서야 끝내서 속이 좀 후련하다.
내가 갔을때는 낙선재투어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아예 잠궈놓고 안된다고 하더라구.
특히 봄에 가면 정말 예쁜데. 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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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궁] 낙선재
흡.. 스크랩 막아놨네.. 한번 가보고싶은데 아쉽다
우아...언니 글 하나도안빼놓고다보고있는데진짜유익해!!!!!!
삭제된 댓글 입니다.
거긴 경복궁의 건청궁이야. 을미사변이 건청궁 안의 옥호루에서 벌어진거고 그 당시 명성황후는 그런 일이 있을걸 대비해서 고종에게 건청궁에서 떠나있으라고 해가지고 고종은 명성황후의 마지막 가는길을 못 봄........
사실 건청궁은 별다른거 읎슴. 우리나라 궁 가운데 그나마 최초로 전기가 들어온 곳. 고종과 명성황후가 자신들이 함께 있을 곳으로 지은 곳. 옥호루에서 을미사변..... 그러다가 건청궁 죄다 불탔다가 요새 들어서 복원했는데 시멘트 공사 해가지고 장마철에 물이 줄줄 샌다는거 밖에는 뭐 그닥... 그리고 건청궁이라는 이름 자체를 중국 청나라 자금성에서 따온게 함정....... 끝이네 ;ㅁ;
엄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와 역사학과도 아닌데 진짜 많이 안다ㅠㅠ 나도 역사 디게 좋아하는데 지루하고 외울거많은 과목이라고 인식되어 있는게 너무 슬프ㅠㅠ 진짜 재밌고 흥미로운거 많은데ㅠㅠ 글 잘 읽었어!!
언니 글 잘읽었다...재밌엉...무도에서 낙선재!낙선재!낙선재!라고 외친곳이 이곳이구나...나도 가보고싶다ㅠㅠ
어...언니 난 역사전공인데 언니가 나보다 더 많이 아는거 같아.... 땀나;;;;; 잘 읽었엉!ㅎㅎ
우와 ㅠㅠㅠㅠㅠ뭔가 눈물이 날것 같아 ㅠㅠ 망국의 황족들이 제일 블쌍하고 안타깝고 그렇다 ㅠㅠㅠ 글구 언니 진짜 많이 아는구나 부러워!!!
[낙선재] 언니 글 읽으니까 맘이 애리면서도 너무 이뿌당.. 언니 브금정보좀 알 수 있으까?
중국드라마 경세황비 OST 임당. ^,.^ 우리나라 역사글 찌는데 중국음악 올리는거 좀 꽁기하지만 우리나라 음악은 죄다 저작권 걸려서 올릴수가 읎슴............................ ㄱ-
고마워!!! 안타까운 느낌 나는 음악이라 잘 선택한것 같아~ 글 저렇게 길게 쓰는데 시간 많이 걸렸을텐데, 좋은 글 고마워!
삭제된 댓글 입니다.
건축과는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는데 저거 중국에서 들여온거라고 알고 있슴.... ^,.^ 우리나라는 곡선을 위주로 건축하긴 했지만 구球의 모양으로 건축한건 거의 없어서리.
헐... 너무 애틋하다..마음이 느껴지넹.ㅜㅠ 두고두고 오래 오래 사랑할수 있으면했는뎅.ㅠ
언니멋지다
진짜 예쁘다.... 정말 궁 아름다운거같애ㅠㅠ
낙선재 저뒤에 못들어가봐서 아쉬웠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낙선재 정말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두장은 내가 작년에 찍은 사진.. 폰이라 고퀄은 못올리겠당..ㅠㅠ
낙선재ㅠㅠㅠㅠㅠㅠ
[낙선재]너무 멋지다!!스꾸랩할라했는데 막아놨넹 ㅠㅠ아쉽구만 또 보러와야징!
한국의 쁘띠트리아농이라고 홍보하면 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설레인다..
엄훠 ~ 헌종 완전 벤츠였어 !!! 멋져부러 ~~~ +ㅅ+
가보고싶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낙선재 너무 아름답다ㅠㅠ 만월문 이름도 예쁘고..
창덕궁 바로 옆이 직장이어서 .. 기분안좋을때,좋을때,비올때,눈올때,날 좋을때,시도 때도 없이 회사에 외근간다 하고 툭하면 창덕궁,시간좀 나면 경복궁 가서 늘 걸었는데.. 특히 철쭉이랑 목련꽃 앞에서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역시 궁에 갈때는 기본역사지식을 가지고 가야 한걸음 한걸음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 웃고 떠드는것도 좋지만은 ...
나 여기 갔을때 정말 예뻐서 막 감탄이 나오더라...창덕궁도 참 아름답고 낙선재는 그 고즈넉한 분위기...낙선재만 색이 칠해져있지 않아서 딱 들어갔을 때 여긴 뭐지? 했는데 가이드 언니 설명듣고 낭만적인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지....
낙선재 덕혜옹주라를 책에서 봤어!!내가 역사 속 숨겨진 이야기 진짜 좋아해서리...ㅋㅋ덕분에 몰랐던거도 알고가!!
언니 나두 책좀 추천해줘 ㅠㅠㅠㅠ 궁투어도 제대로하고싶고 ㅠㅠㅠ 역사공부 왕실공부도하고싶다 ㅠㅠㅠㅠㅠ
덕혜옹주를 통해서 낙선재라는 곳을 알게 됨...이쁘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