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들의 두번째 이야기.
아침이 되자 진경은 부산하게 움직였다.
작은방에 들어가니 술병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었고
진형의 친구들과 훈범은 곤히 자고 있었다.
휴. 하고 한숨을 깊게 쉬고선 간단히 정리를 마친 뒤
학교로 향했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자꾸만 떨려서
늘 향했던 학교길에도 자꾸만 엇갈리게 되었다.
" 정말 왜 그러지? 오늘 초록이 만나려고 그러나? 휴.. "
진경은 30분이 되기 5분 전에 무사히 교문을 통과했고
교실에 들어서자 자율학습으로 조용해진 교실에 조심스레
들어갔다. 민주는 벌써 와있었고 진경을 보자 씨익. 웃어주었다.
" 언제왔어? 오늘 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했겠지? "
" 그럴 정신도 없다. 집엔 완전 난장판이지. 엄마 오면 큰일이야.
하여튼 신진형 그 새끼는 언제 철든다니.. "
진경의 투덜거림에 민주는 금새 얼굴을 붉힌다.
진형을 예전부터 좋아해왔던 민주는 진형의 말만 나오면
금새 붉게 띈 얼굴을 하며 눈이 초롱초롱해 진다.
" 우리 오빠 오늘 학교 안 올꺼 같애. 어제 최훈범이랑
오빠 친구들이랑 술판 벌렸거든.. "
" 아라아라. 으흐~ 진형이 오빠 속 쓰리겠다. 가서 해장국이라도..
아흐흐흐~ 너무 좋아. "
민주의 모습에 진경은 핀잔을 주었고 1교시가 시작되었다.
국사 시간이다. 아침부터 지루한 역사를 배운다는 건 정말이지
졸음을 불러오는 시간이였다. 진경은 핸드폰을 꺼내 익숙한
번호를 잽싸게 누른다.
[꼭 나와줄꺼라고 믿어 꼭 이야 꼭!!!!!!]
한번의 답장도 없었던 문자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를 보내는 진경이다. 그런 진경을 보고 민주는 또 한번
고개를 설레 젓는다.
토요일이라 4교시만 하고 학교가 끝났다.
자율학습도 없었다. 동네에서 공부 잘하기로 소문난 설화고등학교.
훈범과 진형과 그의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이다.
진경과 민주는 머리 또한 좋았고 얼굴 또한 뛰어난 미인이였다.
설화고등학교에 얼굴이라고 해도 과간이 아닐 만큼 그 들은
완벽했다. 하지만 진경과 민주는 이태껏 한 사람만을 쭈욱 좋아해왔으며
여기저기 소개에도 모두 거절한 채 오직 초록과 진형을 바라보는
일편단심들.
" 어디서 만나기로 했지? 내가 같이 가줄까? "
" 아니야!! 나 혼자 갈게. 민주야 걱정하지마러.. 잘 되겠지 뭐 .."
진경은 결심한 듯 민주와 헤어진 채 조용히 걸었다.
자꾸만 쿵쿵. 되는 심장을 어루 만지고 속으로 달래보지만
오늘 따라 심장이 고장이 났는지 자꾸만 울려되는 것이
얄밉기 그지 없다.
# 몰디브.
찰랑. 하는 소리와 함께 두리번 거렸다. 역시나 없다는 걸
알지만 오늘은 끝까지 기다려볼 셈인가보다. 자리에 앉아
체리콕을 시킨 뒤 창밖을 내다보았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시내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찰랑~ 하는 소리만 들려도
자꾸만 눈길이 문으로 가는 진경이다.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도 초록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벌써 체리콕은 6잔이 되어버렸고 시간은 훌쩍 지나 깜깜한 저녁이 되었다.
찰랑.
역시나 진경은 고개를 돌렸고 심장이 멎은 듯. 자신 앞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빤히 처다본 채 움직일 수 없었다. 꿈이라고 믿고 싶지만
허벅지를 쎄게 꼬집자 아! 하는 소리와 함꼐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 내가 너무 늦었나? 미안 "
" 6시간 밖에 안 기달렸는데 뭘. 와줘서 고마워 "
" 할말이 뭔데? "
초록이가 왔다. 초록이. 강초록이 왔다. 꿈에만 그리던 늘
멀리서만 바라보았던 강초록이 진경이 눈 앞에 있다.
진경은 자꾸만 목이 메어 체리콕으로 입술을 적시지만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 아..저..저기...그..그러니깐 그..그게.. "
" 훕. 긴장했나? 아 목마르다. 여기요!! "
초록은 레몬레이드를 시키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천천히
진경은 말을 이었다.
" 좋..좋아하는 것 같아. 난..난 너를 좋아하는 팬이 아닌..
정말 이..이성으로 좋아하는 사람인데..그..그게.. "
" 예상은 했었어. 아! 말이 좀 그런가? 너 설화고등학교 얼굴이라며?
기대했는데 예상 외네? "
진경은 갑자기 긴장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늘 선망의 대상이였던
그 사람이 훈범과 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이라니. 맙소사 맙소사.
얼빠진 표정으로 초록을 주시했고 웃기다는 듯이 레몬레이드를
쭈욱 들이키는 초록을 보고 진경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 나 얼래 자뻑 심해 . 그런데 설화고등학교 얼굴이면 꽤 신선한데?
사귀자고? 음.. 좋아! "
" 넌 나 안 좋아하는데 어찌 그..그런말이 쉽게 나오니? "
" 난 사랑 받는 건 아주 잘해. 그 만큼 잘해 줄 수 있고 하지만
나에게 사랑을 바라지는 마. 그런데 한가지 확신한건 어제 네가
내 손을 잡았을 때 나도 싫지 않았다는 거야. 그거면 대답이 됬나? "
진경이 생각했던 초록의 모습은 이게 아니였다. 수줍어 하고
슬픈 노래에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무드 있는 모습. 샤프한 인상에
살짝 찡그리는 모습이 귀여웠던 모습. 지금 그의 모습에
실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좋다. 무엇이든 좋다. 지금 초록이 옷 벗고
춤추는 모습을 봐도 진경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것이 자신만의 사랑방식이라고 생각했던 진경이다.
진경은 환희 웃는다. 떨리는 마음을 추스리고 말이다.
" 고마워. 나도 앞으로 잘할꼐.. 그럼 우리 오늘 1일이야? "
" 응. 그럼 3일 할까? "
당황스럽기 그지 없지만.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정말이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볼이라도 꽈악 꼬집어 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금 초록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날아갈 듯 행복한 진경. 초록이 환희 웃자 진경도 그제서야
환희 웃는다.
아싸. 아싸. 진경의 남자 친구 강초록. 초록의 여자친구 신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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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또 라는 말은요? -2화-
꼬맹이날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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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0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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