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5년 만에 살아서 나타났습니다. 그 때는 좋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다른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의 죽음으로 죄책감을 지니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멀정하게 살아서 나타났습니다. 기분이 어떨까요? 차라리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잊어가며 그런 대로 살았을 것입니다. 그 동안 마음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반가움, 기쁨보다는 화가 났을지도 모르지요. 갑자기 나타나서는 그 때의 일을 계속하자는 것입니다. 이제 당시의 아픔을 잊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서 적응해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선뜻 응할 수 있겠습니까? 착각이지요. 그대를 가지고 왔지만 거절을 당하고 돌아섭니다. 그렇게 ‘하비’는 동료이며 연인이었던 ‘케이트’를 떠납니다.
다시금 기억이 떠오릅니다. 사실 잊고 살려고 했던 기억들입니다. 하비가 나타나서 제의하는 바람에 다시 살아났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일했던 때이고 하비를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대로 잘 진행이 되었더라면 아마도 장래 인생도 함께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붙잡아주고 자기는 회오리바람에 날아가버렸습니다. 다행히 이렇게 살아 돌아왔지만 진작 연락이라도 주었으면 이 아픈 죄책감을 짊어지고 그 시간을 지내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화가 나기도 하고 밉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타나서는 새삼 그 때 하던 일을 이어가자니. 아프고 억울한 마음이 쉽게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납니다.
얼마 후 그 편안한 일자리를 떠나 하비를 찾아옵니다. 그리고 하비와 같이 합류합니다. 일반 폭풍우도 아니고 그 무서운 토네이도입니다. 휩쓸리면 집도 자동차도 날아갑니다. 그런데 사람쯤이야 우습지요. 그렇게 함께 하던 동료들을 잃은 경험도 있습니다. 다시 그 자리에 온 것은 자기가 잘 아는 분야이고 목숨걸고 일했던 열정이 그립기도 했는지 모릅니다. 크게 확대하면 현장에서 힘없이 당하는 사람들, 그 지역 주민들을 돕고자 하는 사명감도 되살아났습니다. 무서운 토네이도, 감히 그 앞에 맞설 사람들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정면으로 달려들어 토네이도를 다스릴 수만 있다면 당하기만 하는 주민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하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위 경쟁하듯 따라붙는 또 다른 그룹이 있습니다. 스스로 ‘토네이도 카우보이’라고 부르며 유튜브로 현장 중계까지 하며 다닙니다. 물론 근방 지역주민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유튜브 방송으로 이름이 나있는 것이지요. 그들의 우두머리가 ‘타일러’라고 하는 젊은이인데 방송을 타는 만큼 쇼맨십을 충분히 지니고 있습니다. 요란을 떨며 다니는 것이지요. 하비의 팀에게는 좀 거추장스런 상대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서로 자기네 일을 추진해갑니다. 뉴욕에서 온 케이트, 그들의 말로는 ‘도시 여자’와 농촌 토박이의 대결입니다. 학문과 지식의 소유자와 경험과 직관의 소유자와의 대결이기도 합니다.
현장을 찾아다니고 자료를 모으며 시간과 공을 들여 연구하고 발표하여 사회에 공헌을 하도록 나라에서 지원을 합니다. 때로는 기업이 후원을 하기도 하고 소위 사회 기여를 위해 재력이 있는 부자가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목적을 가지고 하는 일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렇게 하면 소위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고 개인으로서는 사회적인 명예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 그 봉사를 통하여 자기 사업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 연구자료가 사업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위해 목적을 가지고 후원하는 경우도 있고 또 서로 협조하는 의미에서 주고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연구를 계속하려면 재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니까요.
토네이도를 쫓아가며 현장을 다니고 있다가 케이트는 하비가 특정 기업에 자료를 넘겨주는 것을 목격합니다. 한 마디로 돈을 목적으로 일한다고 보여진 것입니다. 자신은 순수하게 재난을 당하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일하는 것인데 하비는 그렇지 않다고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하비를 떠납니다. 그리고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붙는 타일러와 동승합니다. 하비나 타일러 모두가 필요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케이트에게 있는 장점은 학교에서부터 많이 배우고 연구하여 남다른 지식과 경험 그리고 판단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하비도 그것을 인정하여 다시 찾아왔던 것입니다. 이제는 그것을 타일러가 함께 누리게 됩니다. 아무튼 서로 비슷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하비는 당시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나서 다시 그 일을 하려니 누구 지원해주는 사람도 없고 어디 기댈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도리 없이 기업과 손을 잡은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항상 사람들을 위한 일임을 자부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돈을 벌려는 모습일지 모르지만 일단 자금이 필요한 일이니 도리 없습니다. 아무튼 따로 일하게 되었지만 모두가 큰 위기를 당하여 함께 극복해냅니다. 그리고 케이트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려 합니다. 어마어마한 토네이도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경험을 합니다. 그것을 정복하다니 역시 인간은 대단한 존재입니다. 볼거리도 있지만 삶의 현장에서 시간을 따라 연인의 감정이 변해가는 것도 흥미있는 이야기지요. 영화 ‘트위스터스’(Twisters)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