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가 3주 동안 불태우다 간 흔적이 참 많이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부모 곁에 왔지만 때로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만 하다가 간 느낌입니다.
1월에 다시 와서 도울거지만 빈자리가 허전하게 느껴집니다.
소망이를 방콕에 데려다주고 홀로 코랏에 돌아오며 하나님의 일을 행복하게 하는 법, 그리고 왜 선교사의 삶이 행복한 것인지
아이와 나누고 싶어서 혼자서 생각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새학기를 준비해도 늘 변수는 생기게 되어있고, 불안정한 재정은 우리의 발목을 잡아 두려움의 올무에 빠지게 만들곤 합니다.
어떤 생각을 하며 이 길을 가야 행복할지, 하나님의 평안이 우리 안에 지속되게 머물도록 하려면 어찌해야 할지 생각해 봅니다.
아이에게 편지처럼 써보며 제 마음을 정리해 봅니다.
사랑하는 소망아!
우리는 늘 그랬던 것 같아.
어떤 목표선을 정하고 그 선에 도달하면 좀 편하게 숨을 쉬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마치 등산을 하며 저기에 도달하면 편안해질 거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
그런데 학교일은 등산 같지가 않더구나.
어떤 일에 도달하고 나면 또 해결되어야 할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
너무 많은 변수와 만족시켜야 할 학부모들......
참 쉽지 않은 길이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 일을 다시 돕겠다고 했을 때 네가 일을 해낼 최고 적임자임을 알기에 고맙고 좋으면서도 이 문제가 너를 힘들게 만들까 봐 내심 걱정이 되었어.
우리가 선 자리에서 우리가 받는 축복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어.
운전을 하며 돌아오는 긴 시간 너와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해나가야 너도 행복하고 남들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단다.
때로는 길이 보이지 않는 곳을 걸어가는 느낌이었어.
그런데 돌아보니 사람이 만든 길은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길을 걸어왔더라.
때로는 물 없는 자갈밭을 걷는 느낌이었어.
그런데 하나님이 자갈밭에서 물을 내시더라.
때로는 전후좌우가 다 막힌 통에 갇힌 느낌이었어.
그런데 하나님이 하늘 향한 출구를 열어주시더라.
좋은 교사를 영입해야겠고, 학생들 인원수는 적어도 과목별 교사들을 다 구해야 하기에 재정을 두드려보면 여전히 숨이 막힐 때가 있기도 해.....
그러면 엄마는 나지막이 주님 이름을 부른단다.
사막에 길을 내시는 하나님!
차돌이 샘물 되게 하시는 하나님!
하늘 통로 여시고 건지시는 하나님!
더디 일하시는 것 같고 듣지 않으시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다가도 뒤돌아보면 모든 시간이 다 기적이었더라고.
주님을 느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엄마 아빠가 서 있는 느낌이야.
지금 그곳에 너랑 서 있네.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행복하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드릴 수만 있다면
주님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감사한 곳.
주님 밖에는 바라볼 곳이 없어서 엎드려 기도하면 주님으로 채워질 수 있는 곳.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이야.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 행복하게 이 길을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