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고교 동문 선수들은 대부분 복기를 했다. | 경찰은 칼빈총과 최루탄으로 무장했다. 거리로 나온 시민과 학생들을 향해 실탄과 최루탄을 발포했다. 그저 순박하기만 했던 사람들, 이승만 자유당의 부정선거 획책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맨 손으로 거리에 나왔던 이들은 독재 정권에 개 노릇하던 ‘민중이 지팡이’에게 무참히 사살됐다. 8명이 죽고 수십명이 부상당했으며 수백명이 체포되었다. 1960년 3월 15일의 일이다. 자식을 잃고 부모를 잃은 이들의 오열은 위로 받지 못했다.
시간이 지났다. 마산 중앙 부두에 한 시체가 떠올랐다. 마산상고 1학년생 김주열 군이었다. 눈에는 최루탄이 박혀 있었다. 얼굴 뼈 안쪽의 물질이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시신은 물 속에서 심하게 훼손된 채였다. 행방불명된 것으로 여겨졌던 학생은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김 군이 사망했을 때, 경찰은 비밀리에 바다에 내다버렸는데 다시 떠오른 것이었다.
이번엔 격분에 찬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시위에 나섰다. 시민들이 가세했다. 2차 의거의 깃발이 높이 솟았다. 경찰의 태도엔 바뀐 것이 없었다. 무자비한 탄압 끝에 12명이 죽고 250여 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거나 체포 구금됐다. 잡힌 이들은 고문을 당했다.
그러나 마산 시민들의 죽음은 헛되지 않았다. 전 국민이 독재 정권의 만행에 분노했다. 3ㆍ15의거는 4ㆍ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결국 4월 26일, 이승만 독재정권은 붕괴됐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5-315new.jpg) ▲ 단풍이 아름답게 수놓인 마산 3ㆍ15아트센터. 이곳에서 대회가 열렸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10-315new.jpg) ▲ 90명의 선수들이 진지하게 수담을 나누고 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났다. 6회를 맞은 3ㆍ15로 의거배 바둑대회는 고교동문단체전으로 펼쳐진다. 바둑을 통해 그날의 자유ㆍ민주ㆍ정의의 정신을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특히 올해, 3ㆍ15 의거는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3ㆍ15의거의 가치를 정부가 정식으로 인정한 의미다.
10월 31일 경남 마산 3ㆍ15아트센터 1층 국회회의장에서 ‘3ㆍ15의거 50주년 국가기념일제정 기념 제6회 3ㆍ15의거배 전국고교동문바둑대회’가 열렸다. 대회장에는 전국 고교 동문들로 이뤄진 30개 팀의 90명의 선수들(3인 1팀)과 내빈들이 자리했다. 공동대회장인 3ㆍ15의거 기념사업회 박한기 회장과 마산시 바둑협회 박필근 회장이 대회사를 하자 장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스위스리그 5회전, 제한시간 10분 30초 초읽기 3개가 주어진 가운데 전국의 고교 동문들이 모교의 명예를 걸고 열띤 경쟁을 펼쳤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세명고(김은옥ㆍ김희수ㆍ이선아)는 단연 주목을 받았다.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올랐다. 강력한 상대는 명지고A(김태현ㆍ박지영ㆍ김현아)였다. 두 팀은 각각 충암고와 대광고를 4라운드에서 제치고 결승에서 만났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1-315.jpg) ▲ 우승팀 명지고A 팀원들이 우승을 확인하고 나서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김현아, 김태현, 박지영 선수. 치열한 접전이 계속 된 끝에 명지고A팀은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스위스리그의 계산방식에 따라 충암고(안성문ㆍ박정윤ㆍ이재일)가 준우승 했으며, 3위에는 경성고가, 4위에는 세명고가 올랐다.
우승팀 명지고A의 김현아 씨(21)는 “짜릿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으며, 박지영 씨(21)는 “선배 태현 언니가 우리 둘을 믿고 팀으로 불러준 것이 우리에게 자신감을 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김태현 씨(29)는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응수했다.
한편, 프로기사 한철균 7단과 윤지희 3단이 초청되어 지도다면기와 명사 대국을 펼쳤으며 주최측인 마산시 바둑협회는 대회 중간 중간에 지역 특산물과 각종 다과를 선수들에게 제공하기도 해 선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다.
3ㆍ15의거배 전국고교동문바둑대회는 (사)3ㆍ15의거 기념사업회와 마산바둑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사)대한바둑협회가 주관하며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후원하고 경남의약회와 정석회가 협찬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7-315new.jpg) ▲ 가장 왼쪽은 마산 바둑의 살림꾼 정해일 마산바둑협회 전무이사(68). 경남바둑선수권 3회 우승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치고 입단하지 못한 사람이 없었지만, 아마추어 강자로 남았다. 바둑의 스포츠화에 일찍이 관심을 갖고 행동했던 인물 중의 한명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11-315new.jpg) ▲ 정해일 전무가 운영하는 '바둑클럽'. 마산의 명동이라 불리는 '창동'이라는 곳에 위치해 있다. 4층과 5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큰 규모로 손꼽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12-315new.jpg) ▲ '바둑클럽' 바깥에는 거리 공연이 끊이질 않는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13-315new.jpg) ▲ 대회 전날. 마산시바둑협회와 관계자들의 회식. '하얀집'이라는 한우 전문점이다. 이 지역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14-315new.jpg) ▲ 대회 전날 저녁. 마침 바둑대회는 국화축제 기간과 맞물렸다. 마산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국화 재배지다. 사진은 국화 전시회의 풍경.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15-315new.jpg) ▲ 국회축제를 찾은 대회 관계자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16-315new.jpg) ▲ 국회축제 장소의 입구다. 용 모양의 대문은 오직 국화로만 장식되어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3-315.jpg) ▲ 3ㆍ15의거배에는 90명의 선수들이 모여 수담을 나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1-315new.jpg) ▲ 박필근 마산시바둑협회장이 대회 개시를 선언하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2-315new.jpg) ▲ 영예의 상패들이 주인공을 기다린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3-315new.jpg) ▲ 공동 대회장인 3ㆍ15의거 기념사업회 박한기 회장과 마산시 바둑협회 박필근 회장.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4-315new.jpg) ▲ 대회장 주변의 하늘. 가을이라 높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6-315new.jpg) ▲ 프로기사 윤지희 3단이 지도 다면기를 펼치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8-315new.jpg) ▲ 결승전 중 한판은 바둑TV에서 중계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9-315new.jpg) ▲ 명사대국. 오른쪽은 오윤호 마산시바둑협회 고문.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4-315.jpg) ▲ 관심을 모은 결승전.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edia.cyberoro.com%2Fphoto%2F201010%2F101031-05-315.jpg) ▲ 대회 관계자들과 입상자들이 내년 대회를 기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