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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인의 방 [蒜艾齋 산애재] 원문보기 글쓴이: 松葉
▲낭송시집 [☆어둠을 깨운 새벽의 빛☆]의 앞표지(좌)와 뒤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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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민주의거. 국가기념일 지정 기념
5년간 시낭송 시 모음 시집
[어둠을 깨운 새벽의 빛]
3.8민주의거 기념사업회 / 대전.세종.충남 4.19혁명 동지회
낭송시집 / 오름시인선 46 / 기획출판 오름(2019.05.28) / 값 비매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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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세상의 깨어남을 위하여
- 3․8민주의거 40주년 기념 송시
김용재∥낭송: 홍성훈
1960년, 그 해 3월
우리는 제복을 입은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제4대 정․부통령 선거운동으로 더욱 붉어진
부정과 부패, 억압과 폭정
그렇게도 어지럽고 혼탁한 사회의 공기를 마시며
푸른 하늘로 고개를 내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교실을 밀치고 나와
끓는 피 울먹이며, 맨손으로 맨손으로
독재정권 타도하는 시위를 감행했습니다
자유와 민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며
숭고한 시민정신이오, 나라 사랑 뜻이라고
우리는 감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육박전과 유혈사태, 연행과 구속
그 깊은 상처와 이지러진 아픔을 새기며
정의를 갈망하던 젊음의 구속
그 깊은 상처와 이지러진 아픔을 새기며
정의를 갈망하던 젊음의 사명
그렇지요, 이제는 역사적 쾌거로 빛나는
3․8,3․8민주의거!
자랑스럽게 가꾸어 갈 값진 자긍심으로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역사와 말씀을 나누며
역사의 선도적 민주 역량을 다시 새기며
이렇게 우리는 새 봄을 맞이합니다
꽃향기 철철 넘치는
3․8의 도시, 3․8의 동산에서 솟아나던
격동의 함성
어디쯤 울려오고 있는가
싱싱한 그 소리를 찾아
우리는 오늘 이렇게 모였습니다
모여서 민주의 만세를 외칩니다
우리들 세상의 깨어남을 위하여
40그날의 별은 빛난다
- 꽃의 민주주의
최원규∥ 합송:강임구․ 송봉섭
역사는 만들어진 것이라 했던가
그 날 뿌린 피는 모두 소낙비처럼 흩어지고 말았지만
그대들의 피는 아직도 별처럼 빛나고 있으니
역사의 그늘에서 동트는 순간에 성난 사자처럼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살아 숨 쉬고 있지
나는 문득 3․ 8을 생각하며 4․ 19를 못 잊어
아직도 나이 어린 교복에 시를 잘 쓰는 송영섭을 생각하지
그는 늘 외롭게 오정동 거리에서
구멍 뚫린 갑천 냇가를 거닐며
친구도 없이 호젓하게 시만을 생각하는
어른 같은 소년이었지 그러나 그는 사발을 보며
어머니의 무딘 손가락의 지문을 보고
어둠의 창고에서 올바른 빛을 찾고자
절규하며 행진을 했지
흐린 물이 넘쳐나는 냇물을 바라보며
이내 맑은 물이 흐르도록 곡괭이를 치켜들고
물의 갈래를 스스로 갈라놓고자 하였으니
군중에게 짓밟힌 어머니의 고무신을 찾아
흰빛이 나도록 닦아주고 있었지
모든 이가 흩어져 날이 저물 때까지
홀로 아주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지
그는 그렇게 울다가 꿈을 꾸고
꿈속의 이야기를 시로 썼지
-가슴 속 파란 칼을 품었어도
한쪽에서 무너지는 견고한 쓰라림
빙폭의 탄압을 견디다 견디다가
아! 소리치며 일어서는 것들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신비로운 약속에 의해
일제히 궐기하는 의지 하나로 너는 꽃이다-
그렇지 암 그렇지 그렇지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 했던가
-《한국문학시대》제25호(2010.겨울)
※ 송영섭-필명 송유하(宋油夏;1944~1982): 동국대 및 동대학원 졸업. 약년 25세에 《월간문학》등단 월간《학원》《대한불교》《주부생활》등을 거쳐《어깨동무》편집장 근무. 유고시집『꽃의 민주주의』(1993)
누이야, 3․8을 잊지 말아다오
- 3․8민주의거 제58주년에 부쳐
안현심∥낭송:박정숙
총칼보다 두려운 것은 잊히는 것
역사를 잊어버리면 미래가 없는 것
누이야
오라비가 흘린 피를 잊지 말아다오
교복이 찢기고 모자와 신발을 유린당하면서도
분연히 일어선 우리는 어린 정의, 고등학생이었지
조직적 항거라 뭔지 모르던 풋풋한 청년이었지
민주주의를 실천하라
학원의 자유를 보장하라
구속되 학생을 석방하라
불법 부정 선거를 저지르지 마라
오라비의 봉기가 도화선이 되어
정의를 외치는 함성이 강산을 뒤덮더니
마침내 4․ 19혁명의 성화로 타올랐지
민주주의만이 살길이라고 가르치더니
진리를 역행하는 무리들에게 짓밟혀버린
우리의 자유․ 민주․ 정의를
순결한 심장은 외면할 수 없었지
곤봉에 쓰러지는 낙엽일지라도
총칼 앞에 흩날리는 꽃잎일지라도
누이야
어느 날엔가 또 검은 구름이 몰려오거든
오라비의 3․ 8의거 정신을 본보기 삼아
흔들리지 않는 진리를 외쳐다오
어린 정의가
산 같은 음모를 무너뜨렸드시, 누이야
그 해 3월
- 3․8 대전고 의거일에
이장희∥낭송:이지선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덮여있었다
종달새도 노고지리도 울 수 없었다
혼미한 바람이 목을 조여오고
나른한 낯빛으로 슬어지고 있던
자유와 민주
까마득한 어둠만이
그때 나타난 젊은 행진들
새벽을 깨치고 솟구친 1000여명의
함성소리
허리에 허리를 동여매고
대흥동 인동 도청 앞으로
민족의 횃불이 되어 타오른
향기로운 꽃이여
3월의 새 날을 불태운
피의 향기여
3월 정신은 4월에 꽃으로 피어
김명아∥합송:민효선․박점순․서상숙
대한민국의 봄은
3월1일 만세소리로 열어왔다
올해도 봄은
삼천리 방방곡곡
집집마다 펄럭이는
태극기 흔드는 손짓으로 왔다
기미년 애국 혼은
1960년 3월 8일
민주와 정의의 함성으로
한국의 심장 한밭벌을 흔들었다
애국 충절의 충청 대전 청년학생들
학교에서 튀어나와
거리마다 순결무구한 외침은
민주와 정의, 애국 충성
그들이 짓밟은 것은
부정과 불의, 독재 권력
대전 청년의 외침이
전 국토에 스며들어
대한 학생들의 뭉쳐진 힘이
섬광처럼 빛나
4․19학생혁명으로 터졌으니
대한민국 민주주의
꽃이 되었으며
이 나라 살려낸
전설이 되었다
아직도 이 땅에는
부정이 있고 부패가 있다
지금 이 세상에는
이기적 개인이 있을 뿐
대의를 위한
희생과 헌신이 부족하다
아직도 정치권에는
좌익과 우익의 대결이 있을 뿐
소통과 통합이 없다
지금도 위정자들은
권위와 명예에 눈이 멀어
부정과 부패를 버리지 못하고
투명사회의 맹인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지금대고
척결해야할 과제가
산재해있어
오늘의 청년들을 혼돈의 늪에
빠지게 하고 있다
여기
3․ 8민주항쟁의 주역들이
생생히 살아 세상 주시하고 있음을
왜 모르고 있나?
한국의 봄은
삼월 청년들 끓는 가슴 속
뜨거운 온기로 온다는 것을
왜 모르고 있나?
해마다 삼월 정신은
사월의 꽃으로 피어
세상을 새롭게 바꿔 가리다
해마다 삼월정신은
사월의 꽃으로 피어
세상을 새롭게 바꿔 가리다
-3․8민주의거 49주년 기념 축시(2009.3.8)
진혼가
-4월 혁명 희생학도 위령제 노래
조지훈∥낭송:우정현
Ⅰ
가슴에 치솟는
불길을 터트리니
사무친 그 외침이
강산을 흔들었다
선혈을 뿌리며
우리 싸워 이긴 것
아! 민주혁명의
깃발이 여기 있다
가시밭을 헤쳐서
우리 세운 제단 앞에
울며 바친 희생들아
거룩한 이름아!
고이 잠들거라
조국의 품에 안겨
역사를 지켜보는 젊은 혼은 살아있다
Ⅱ
뜨거운 손을 잡고
죽음으로 맹세하던
티 없는 그 정성을
하늘도 흐느꼈다
더운 피를 쏟아 넣고
네가 죽어 이룬 것
아! 민주혁명의
꽃잎이 만발했다
어둠을 밝혀서
네가 세운 공화국을
못 보고 간 동지들아
꽃다운 넋들아!
고이 잠들거라
조국의 품에 안겨
역사를 지켜보는
젊은 혼은 살아있다
-국립 4․19묘지시비
역사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
- 3․8민주의거 제57주년에
박순길∥낭송:김종진
반도의 중심 대전에서 민주화운동의 외침이
노도의 홍수였습니다
불의의 먹구름이 장마로 이어지고
마침내 참고 있었던 인내의 한계가 무너져
우레가 되고 천둥이 되었습니다
정의의 외침이 냇물이 되고 호수가 되어
바다로 더 넓은 바다로 흘렀습니다
물 흐르고 꽃 피어나는 자연스런 이치를 벗어난 폭거는
땅을 딛고 하늘을 우러르기가 참으로 부끄럽고 죄스러워
정권의 안보에 앞서 인간의 안보가 우선시되는 사회를 위해
다름과 틀림을 보고
학생들은 분연히 행동했습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행동했습니다
참으로 위대했던 대전의 학생들이여!
참으로 거룩했던 이 땅의 청년들이여!
3․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어느덧 반백년
당시의 학생들은 이제 초로의 노년기를 맞으며
아직도 정신적 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다시 횃불을 높이 쳐들어 빛을 비추고 있습니다
영원한 것은 조국이고 우리의 행동은
살아있는 자의 양심입니다
그때의 행동에 절반의 책임을 지고
절반은 현명한 시민에게 돌려주고자 합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세요
지혜로운 사람은 한번 죽지만
잘못 산 사람은 몇 번이나 죽으면서
그 후손까지 욕되게 산다는 것을
억압하는 그대들은 아는지
매화는 눈 속에서 꽃이 핍니다
우리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은 누구이고
이 땅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민주의 꽃 3․ 8정신이여!
역사는 그대들의 정신을 먹고 유구하게 빛날 것입니다
내 오라버니의 3월
송영숙∥합송:이다현․ 유가희
내 오라버니는 정의파였지
내 오라버니는 자유를 사랑했지
내 오라버니는 민주의 종을
그 녹슨 민주의 종을
그렇게도 힘껏 두들겨댔지
3월에
대전의 그 3월에
너무 분노했던 거야
사내답게 분노했던 거야
그래 총칼의 모독에 항거한 거야
못생긴 정권에 궐기한 거야
새까만 독재 타도에 앞장선 거야
나에게
그 3월을 가르쳐준
오라버니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이제 숨차던 역사의 숲을 헤집고
내 오라버니
분노의 피를 적셔
이 땅의 벙그는 봄을 색칠해보는 거야
봄 같지 않던 봄을 깨우던
내 오라버니의
3월을 그려보는 거야
함성은 침묵으로 쌓여 흐른다
- 대전 3․8민주의거에 부쳐
구재기∥낭송:박정숙
함성은 결코
소리하지 않는다
마치 무엇을 찾는 것처럼
바깥을 향하여 치닫는 것이 아니라
큰 비로 내려 그 물이
땅 속 깊이 스며드는 것처럼
스며들어 천 년 만 년
새암물로 솟아오르는 것처럼
함성은 침묵으로 소리하여
대전천의 맑음으로, 혹은
갑천의 고임으로 흐른다
서러운 빨래의 때를 지워
햇살 아래 펼쳐 놓는다
이 세상 어디
고통 없는 함성이 있으랴
소리하지 않는 고통이 있으랴
아직 뿌리가 생기지 않은 나무일 때
아직 바람도 어쩌지 못하고 있을 때
침묵을 위하여 함성은
흔들리는 물줄기의
큰 흐름을 가늠해준다
그렇다. 어느 누구에게든
어느 때이든, 어느 곳에서건
침묵으로 지게 된
무거운 짐, 그 고통을 되새기며
천만년 울려오는 함성이어라
함성은 결코
소리하지 않는다, 다만
침묵으로 살아 있는 것일 뿐
피곤을 모르는 목마름은
한 모금 뜨거운 침묵을 원한다
대전천의 흐름으로
갑천의 고임으로
낮밤으로 외쳐대는 침묵을
차곡차곡 쌓아두기로 한다
함성은 오늘도
침묵으로 쌓여 흐른다
-『50년-3․8민주의거』(2010.12.25)
꽃의 민주주의
송유하∥합송:류용태․ 박미경
어느 날 창밖으로 한 줌의 빛을 던졌니?
한 줌의 빛이 파라슈트처럼 지상을 향해 쏟아졌니?
가슴 속 파란 칼을 품었어도
한쪽에서 무너지는 견고한 쓰라림
빙폭의 탄압을 견디다 견디다가
아! 소리치며 일어서는 것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신비로운 약속에 의해
일제히 궐기하는 의지 하나로, 너는 꽃이다
딱딱하게 얼어붙은 가지 끝에서
기지개처럼 피어나는 꿈, 차별 없는 비약이며
하늘에 꽃, 들판에도 꽃, 꽃……
티없는 아이들이 뛰어나와서 노래노래 자지러지는
종로에서, 광화문에서, 온 천지 골짜기에서
햇살보다 먼저 핀 개나리야 진달래야
돌무덤 무덤째 무너져내리는 산비탈 깎아지른 벼랑에서
터질 듯 안으로만 다스려온 사랑을
이제는 못 참겠다
목이 터지도록 외치면서 지축을 뚫고 나오는 새싹아
눈부시구나, 이 힘찬 행진
시간을 다오, 누가 나에게 시간을 주겠는가?
생각해봐야겠다. 생각없이 어떻게 알아내겠는가?
절망과 설움, 단단한 폐문위로 쏟아지는 파도야
발밑에서 소곤거리는 찬란한 꽃의 민주주의야
불을 지른다, 꽃은,
개나리 노란 꽃은 천지에 쏟아지는 햇살을 불지르고
진달래 분홍꽃은 첫사랑 수줍은 가슴을 태우고
벚꽃, 목련꽃, 안개꽃들 창호지빛 하얀 창을 밝힌다
파란 꽃은 파란 꿈꾸고 파란 춤추어라
빨간 꽃은 빨간 꿈꾸고 빨간 춤추어라
참는자, 순종하는 꽃의 아름다운 보람은 무엇인가
꽃피는 4월, 민주주의, 슬기로와라!
베꼬니아 꽃잎처럼이나
- 마산사건에 희생된 소년들의 영전에
김춘수∥낭송:권선경
남성동 파출소에서 시청으로 가는 대로상에
또는
남성동파출소에서 북마산파출소로 가는 대로상에
너는 보았는가…뿌린 핏방울을
베꼬니아의 꽃잎처럼이나 선연했던 것을…
1960년 3월 15일
너는 보았는가…야음을 뚫고
나의 고막도 뚫고 간
그 많은 총탄의 행방을…
남성동파출소에서 시청으로 가는 대로상에서
또는
남성동파출소에서 북마산파출소로 가는 대로상에서
이었다 끊어졌다 밀물치던
그 아우성의 노도怒濤를
너는 보았는가…그들의 앳된 얼굴 모습을…
뿌린 핏방울은
베꼬니아 꽃잎처럼이나 선연했던 것을…
다시 그날에
홍순갑∥합송:박해석․ 허성애
삼월 초하루 비가 내렸습니다
누군가 기다리며, 기다림 끝에 번지는 눈물이듯
그렇지요 이날은 순국선열들이
조국의 독립 위해 몸 바쳐 항거하던
삼일절
그날의 아우성처럼 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엄동이 길었다한들
봄비 앞에 눈 녹듯 했지요
선열들의 얼이 뼈에서 뼈로 전해진 때문일까요
벌써 반세기 전 1960년 3월 8일
한밭벌에 멈출 수 없는 들불의 함성이 일었습니다
부정과 부패와 탐욕의 독재
이 땅에서 몰아내기 위해
자유와 정의와 국민주권을 지키기 위해
더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을 위해
젊은이들이 분연히 일어났던 것이지요
누가 시킨 것이 아니오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오
깨인 정신을 가진 선구자로서
제 스스로 영혼이 밝혀준 빛을 따라
야만스런 폭력의 어두움을 이겨내기 위한 용기와
면면히 이어온 숨결을 지켜야한다는
민족자존의 역사의식이
더불어 살아가야할 이 나라를 위해
한밭벌 젊은 피들이 일으킨 4․19의 선봉
자랑스러워라, 3․8대전민주주의거여!
지금은 기억해주는 이 많지 않지만
뜨거운 함성의 날을 다시 맞음
충청인의 자긍을 한껏 높여준 대전민주의거의 날
이 자리 모여
역사는 순환한다는 진리를 두고
다시는 부정과 불의와 독재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마음의 서약을 위해
그날 뜨거운 함성을 가슴에 새기려합니다
새롭게 맞이하는, 다시 그날에
역사는 다시 증언하라
최송석∥합송:이지선․ 이재분
누구의 부름이었나
청보리밥 일렁이는 파도처럼
울컥 뜨거운 불덩이 토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푸른 함성들
이른 봄 3월 8일
교정을 박차고 거리로 뛰쳐나온 학생들은
목이 터져라 자유와 정의를 외쳤고
독재항거의 거친 숨결은 대전의 거리마다 넘쳐흘렀네
민주가 무엇이고 민생이 무엇인지 속을 살피며
억압과 불의, 부정과 부패는 않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젊은 심장 뛰는 맥박으로 1960년은 뜨거웠네
민주도 없고 민생도 없거 억압과 독재만 무성하던 시절
3․8함성은 뜀박질로 달려가
4․19혁명의 불을 지피고 독재권세를 불태우며
피를 흘렸지
역사는 다시 증언하라
그날 그들이 흘린 땀과 피가
민주대한의 오늘을 있게 했고, 민족역사의 등줄기를 적시며
태극기 휘날리는 푸른 하늘이 있게 했음을
그리하여 아직도 이 땅에는 그들이 살아있고
그 기백과 애국혼은
지금도 국가를 위해 불태우고 있음을
우리는 다시금 기억할지니
아, 꼿꼿한 지조였어라
아, 끝없는 그리움이어라
청보리밭 일렁이는 파도처럼
울컥 뜨거운 불덩이 토하며 거리로 쏟아져나온
추른 함성들
아들아, 3․8의거를 넌 아느냐
- 민주화의 주춧돌 다진지 50해
전민∥낭송:이명순
나는 아들에게 역사적 진실을 말한다
민주화의 주춧돌 놓고 다진지 50해
장기집권 야욕은, 사사오입 개헌에다
완장부대에 이끌려 유권자는 노예로
사전투표, 3인 조에 반공개 투표까지
참관인은 몰아내고, 투표함 바꿔치기
득표수 조작 등 갖은 부정을 저지른
3․15부정선거에 항거해 뛰쳐나온
정의의 화신을 향해 총구가 겨눠지고
가슴엔 총격관통상 양심은 뚫리어
젊은 피가 하늘 끝까지 솟구쳤지
4․19혁명의 도화선은 누가 뭐래도
2․28 대구, 3․8대전, 3․15마산에서
고교생들이 민주화에 불붙여진 의거
부정부패와 독재정권에 반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온 학생들에도 발포를
남해 바다에선 최루탄이 눈에 박힌
한 고교생의 시신도 발견 되었단다
거리의 열사들은 닥치는 대로 검거해
감옥마다 모짐 고문이 총동원되었지
마산과 대구, 대전에서, 전국적으로
4․19혁명이 태풍처럼 몰아쳐갔지
민주화는 그리 쉽게 역사 속으로
세월 따라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
내 머리와 그대의 뜨거운 가슴에
정의의 다리가 하나 놓여 넘어온
지식인, 직장인, 노동자, 농어민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다져온 양심의 씨가
싹 트고 자라서 오늘의 역사를 썼단다
3․8, 4․19혁명 50해를 맞이하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큰 뿌리 내려
활기찬 미래를 꼭 지켜 줄 수 있기를
3․8의거와 4․19혁명을 넌 아느냐
민주화는 피로 쓴 역사라는 사실도
민주의 꽃이여 영원하라
송계헌∥낭송:김종진
그날 붉은 함성은 온 땅과 하늘을 울렸어라
산자와 죽은자의 애통한 가슴에서 가슴으로 잉걸불은 타올랐어라
푸른 영혼의 순수한 열망들이 모여 날갯짓을 터뜨리고 비상을 꿈꾸었던 날
채 꽃 피지 못한 꿈망울 뜨거운 절규는 하늘에 닿았어라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젊음의 항거는
함께 절룩이며 뛰어가던 형제들의 손을 움켜쥐고
조상들이 가꾸며 살던 옛 터전의 숨결을 지켜내기 위해
양팔 부르르 떨며 심장 터져라 외치던 그 붉은 핏줄 흘러 흘러
여기까지 닿은 의지의 3․ 8민주여!
온갖 생성과 소멸
반듯함과 어긋남
당당함과 비굴함에 대하여
모든 역사가 그러했듯이
그 틈에서 좌절하고 분노하고 울부짖었던 진실이 그러했듯이
지금 걸어가고 있는 현실과 앞으로의 미래가 역사의 지층을 이루고 있음을
대지에 뜨겁게 누운 저 태양은 알리라
3․8붉은 함성은 사위지 않는 불씨가 되어
오늘 이 땅의 민주주의 꽃을 피워냈음을 저 강물은 알리라
55년 전 그들의 항거가 먼 시간 속에 살아 있으므로
오늘 가장 가까운 시간과 손잡게 됨을 저 산천은 알리라
생생한 구현의 새날
바다의 힘찬 파도를 맞으며
백두에서 한라까지 활짝 핀 무궁화 꽃무리들 속에서
그날 붉은 함성을 듣노라
3․8민주의 꽃이여 영원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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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름시인선-어둠을깨운새벽의빛]
11시집을 펴내며
시는 혁명의 자양분이었습니다.
시는 민주 정의 자유 평화 평등의 이념을 입에 물고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양심의 소리를 싱싱한 숨결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피 흘려 쓰러지고 불의에 밟히고, 그래도 시는 정신의 촉수였고 어둠을 깨운 새벽의 빛이었습니다. 언어의 무기였고, 마침내 혁명의 자양분이었습니다.
우리는 3․8민주의거와 4․19혁명 관련시들을 뽑고 새로 쓰고 하여 시낭송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올해 5년째입니다. 4년간 낭송한 시와 금년 낭송시까지 포함 아담한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습니다.
소중한 지적 재산으로 치부하며 펄럭이는 시의 날개를 다시 그려봅니다. 민주화운동의 길에서 썩은 염통에 밀어 넣을 의義로운 시를 계속 찾고 있습니다.
향내나는 소식 기다립니다.
2009년 5월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공동의장 김용재 장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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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4의 글 ◆
시는 혁명의 자양분이었습니다.
시는 민주 정의 자유 평화 평등의 이념을 입에 물고 가슴속에서 끓어오르는 양심의 소리를 싱싱한 숨결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피 흘려 쓰러지고 불의에 밟히고, 그래도 시는 정신의 촉수였고 어둠을 깨운 새벽의 빛이었습니다. 언어의 무기였고, 마침내 혁명의 자양분이었습니다.
―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공동의장 김용재 장선규(시집을 펴내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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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달빛자락 / 명상음악
*출처: 이동활의 음악정원(http://cafe.daum.net/musicgarden/5r73/4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