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을 함락하고, 기브온(Gibeon) 사람들마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항복하여 화친 조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들은 가나안 땅의 남쪽 지역의 사람들과 왕들은 매우 두려운 마음이 들어 이러한 이스라엘의 맹공(猛攻)을 막아내기 위해 가나안 땅 남쪽에 있는 여러 왕들과 연합군을 형성하여 막아내려고 합니다(1절~4절). 그래서 예루살렘의 왕인 아도니세덱(Adoni-zedek)이 중심이 되어 다섯 왕이 연합하여 기브온 성을 치기로 합니다. 기브온은 가나안 땅 남쪽 지역에서 비교적 크고 강한 성읍이었는데, 이러한 기브온이 이스라엘에 항복하여 화친을 맺었으니 가나안 땅의 남쪽 지역의 민족들과 왕들에게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전략적으로라도 기브온을 이스라엘에 넘겨주는 것은 상당히 불리하였기에 기브온을 쳐서 차지하려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모리 족속의 다섯 왕들이 연합하여 기브온으로 와서 진을 치고 싸우게 됩니다(5절).
그러자 기브온 사람들은 길갈에 주둔하고 있는 이스라엘 진영으로 사람을 보내어 여호수아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6절). 아모리 족속 혹은 아모리 사람들이란 표현은 가나안 땅의 대표적인 족속으로 가나안 족속을 의미하는 표현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브온 사람들의 간절한 도움 요청에 여호수아는 모든 군사들과 용사들을 데리고 기브온으로 향합니다(7절). 군사는 전쟁을 수행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일컫는 의미이고, 용사는 그중에서도 더 잘 훈련된 병사들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이스라엘의 손에 넘겨 주셨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히 나가 싸우라고 말씀하십니다(8절). 그리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스라엘 백성은 아모리 사람들의 다섯 왕과 군사들을 맞이하여 그들을 무찔러 승리합니다(10절).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병사들은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출격하였기에 이러한 기습적인 공격은 아모리 사람들에게는 매우 당황스러운 것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9절).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큰 우박 덩이를 내리셔서 아모리의 병사들을 죽게 합니다(11절). 그리고 여호수아가 태양과 달이 멈추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자, 태양과 달이 멈추어 이미 승기(勝機)를 잡은 전투가 그치지 않고 지속되게 하였습니다(12절, 13절). 이러한 천재지변(天災地變)과 같은 현상은 하나님께서 행하시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는 “여호와께서”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8절, 10절, 11절, 12절, 14절). 이 전쟁의 주도권은 하나님께서 갖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이적(異蹟)에 대해서는 야살의 책(The book of Jashar)에도 기록하고 있다고 말씀하면서 분명하게 역사적 사실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야살의 책은 “의로운 자의 책”이라 하여 이스라엘 역사상 의로운 자들의 행실이 적혀있는 책으로 창세기부터 사사기 1장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성경에 간단하게 기록된 사건이나 기록되지 않은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여러 시대에 걸쳐 기록되고 전해져 내려왔기 때문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한다. 오늘 본문 13절에도 야살의 책이 언급되고 있지만, 사무엘하 1:18에서도 또 한 번 야살의 책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야살의 책』이 번역 출간되어 판매되고는 있습니다[버드나무말씀연구회 이상준 번역, East Wind(이스트윈드) 출간]. 그러나 그 책이 성경에서 언급하는 그 야살의 책을 번역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수 없기에 그저 참조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14절에서는 “이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셨음이니라”라는 기록으로 이 전투를 주관하시는 분이 누구이신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인 가나안 땅으로 가서 정착하여 살 수 있게 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고, 모세를 통하여 애굽에서 이끌어내어 광야 길을 통해 가나안 땅으로 오게 해 주셨고,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전투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셔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이 최선을 다해 전투에 임하기도 했겠지만,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않는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과 비전(Vision)을 이뤄가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 삶의 여정은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사역들과 이뤄가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명과 비전도 모두 하나님께 속한 것입니다. 하나님 없이 행하는 일들은 결국 허망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기에 제게 주신 사역들을 행할 때, 제게 주신 삶을 살아갈 때 주권자이시며, 주관자이신 하나님만을 의지하면서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삶과 사역이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