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6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산책하다가 사색이 된 어떤 자매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디 아픈가 싶어 바라보니,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뱀”이라고 하십니다. 그 순간 제 옆으로 지나가는 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자매님은 지나가지 못하셨습니다. 뱀은 이미 숲속으로 들어갔지만, 두려움으로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뱀이 되돌아올 리가 없는데도, 또 자기보다 몇 배나 큰 사람이 무서워서 도망간 것인데도 자매님은 꼼짝하지 못했습니다. 두려움, 공포는 이렇게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합니다.
살다 보면 두려움이 찾아올 때가 많습니다. 어떤 일을 앞두고서, 또 사람과의 만남에서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특히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두려움을 갖습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없앨 수는 없느냐고 묻습니다.
사실 우리 몸 안에는 원시시대부터 간직한 두려움 인자가 있다고 합니다. 최약체인 인간은 항상 두려움을 갖고 주변을 잘 살펴야 사나운 짐승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는 실제로 심각한 물리적 위험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부정적으로 꾸며낸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제멋대로 꾸며내면서 지금 행동할 수 있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두려움, 공포를 느끼게 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합니다.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받아들이면서 무조건 행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실천해야 할 때도 두려움으로 실천하지 못하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냥 실천했을 때, 쓸데없는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게 됩니다. 사랑의 실천 후 평화가 찾아오는 이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너희를 회당에서 내쫓을 것이다. 게다가 너희를 죽이는 자마다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생각할 때가 온다.”(요한 16,2)라고 말씀하십니다. 회당에서 내쫓기고 죽음의 위협이 찾아올 때 두렵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진리의 영인 성령에 대해 미리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진짜로 어렵고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 순간에 주님을 떠나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리의 성령을 보내신다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현실의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커다란 희망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해서는 안 됩니다. 쓸데없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할 수 없는 것을 하지 못해서도 안 됩니다.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합니다. 특히 주님의 사랑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성령의 보호 안에서 커다란 희망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감사하는 것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좋은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장 마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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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성 필립보 네리 사제
첫댓글 빠다킹(조명연 마태오)신부님 강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