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길지만 괜찮은 칼럼인것 같애요.테오의 나름대로 04시즌청사진은 좋았으나 가장 중요한딜이 무산되면서 몰고올 여파는 무시못할것 같군요..확실한네임벨류를 갖고있는선수영입으로 그의 수완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줬지만 그선수들 또한 보스턴이라는 도시에 얼마나 궁합이 맞나??관건이 될듯 싶습니다..에이로드 트레이드가 성공했으면 찬사가 쏟아졌을텐데 무산되는 바람에 앞으로 팀 케미스트리에어느정도 영향은 끼칠것 같습니다..당사자인 노마나 매니뿐만 아니라 다른선수들에게두요..
2003 포스트시즌과 스토브리그에서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았던 그리고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팀은 보스턴 레드삭스이다. 지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영원한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와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지만 극적인 역전패를 당했던 보스턴. 주요 언론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밤비노의 저주를 들먹였고, 그래디 리틀 감독과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인터뷰 내용은 당시 한창 진행되고 있던 월드시리즈보다 더욱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시즌부터 보스턴의 단장자리를 맡은 테오 엡스타인은 과감한 결단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선수 구성에 있어 파격적인 방법인 집단 마무리 체제를 시도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이상과 현실은 일치하지 않았고, 집단 마무리 체제는 실패했지만 팀의 약점이었던 불펜진을 강화하기 위해 김병현, 스캇 윌리암슨 등을 영입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치열했던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승리, 비록 양키스에게 패퇴하기는 했지만 4년만에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엡스타인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그와 보스턴의 행보는 심상치 않다. 오프시즌 개막과 동시에 매니 라미레즈를 웨이버로 공시했고, 빅게임 피처인 커트 실링을 영입하기 위하여 투수 유망주들(케이시 포섬, 브랜든 라이언, 호르헤 델라로사)을 희생했으며 2007년까지 연간 최대 13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보장하는 연장계약도 수용했다. 2003 AL 디비전 시리즈에서 자신들을 탈락시킬 뻔했던 키스 폴크도 최대 4년간 2650만달러를 지급하는 계약으로 영입했으며 사실상 종료된 2억 5200만달러의 사나이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영입을 꾸준히 시도했다. 노마 가르시아파라와 라미레즈가 윈터미팅 기간동안 수많은 단장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현재 보스턴의 오프시즌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보는 시점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근거는 역시 거물급 선수들의 영입을 통한 눈에 띄는 전력보강이다. 우선 보스턴이 그동안 양키스에 비해 항상 열세로 평가되었던 선발투수에 있어서 실링의 영입은 단순한 에이스 영입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모습(통산 86.2 이닝 4승 2패 방어율 1.66 WHIP 0.84)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의 그의 모습은 아직까지 보스턴과 양키스 팬들의 뇌리에 생생하게 각인되어 있다. 데릭 로우의 선발전환 이후 확실한 마무리 부재로 고전했던 기억도 폴크의 영입으로 한숨 덜어놓게 되었다는 점 역시 보스턴의 전력보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양키스의 마무리인 마리아노 리베라의 구위는 상대팀에게는 엄청난 압박감을, 양키스에게는 신뢰와 용기를 가져다 준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엡스타인으로서는 시장에 나와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마무리인 폴크의 영입으로 인하여 이 부분의 차이를 상당 부분 완화했다고 자체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하는 전문가들과 팬들도 적지 않다. 우선 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던 가르시아파라와 라미레즈의 트레이드 공론화를 통해 팀 케미스트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은 당면해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사실상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트레이드가 백지화된 현상황에서 노마와 라미레즈 이외의 대안을 찾기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며 다른 방향의 트레이드는 주도권을 보스턴이 내준 상황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만일 이러한 가시적인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노마와 라미레즈를 잔류시킨다고 할지라도 이미 팀으로부터 정리대상으로 낙인찍힌 이상 두 선수 모두에게 한시즌을 이끌어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팀의 구심점 역할을 바라기는 힘들 것이다.
게다가 이번 트레이드의 불발은 두 선수 뿐만 아니라 팀원 전체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를 추진하기 전 트롯 닉슨, 제이슨 배리텍 등은 인터뷰를 통해 노마와 라미레즈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지만 케빈 밀라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영입에 대한 적극적인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분명 현재 보스턴 선수들과 프런트진은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분리되어 있으며 팬들조차도 팽팽한 의견대립이 있을 정도로 지금 보스턴은 혼란을 겪고 있다. 트레이드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하여 이러한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프링캠프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았으며 오프시즌 움직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1월 초가 코앞에 있다는 시간적인 문제 역시 보스턴을 곤란하게 하는 대목이다.
보스턴의 차기감독 성향 역시 이러한 문제에 알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이다. 새로운 감독인 테리 프랭코나는 이러한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갖춘 지도자라기 보다는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덕장형 스타일의 감독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감독은 확실한 리더십을 갖춘 프랜차이즈 스타와 분위기 메이커가 제 역할을 다할 경우에는 좋은 성적을 올리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팀 자체의 힘을 잃으면서 맥없이 무너지는 예가 많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 시절, 그는 당시 팀의 에이스인 실링의 투수교체 장면에서 역으로 실링에게 끌려 다니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으며 마땅한 리더가 없던 필리스에서 거둔 4년간의 성적(285승 363패)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다. 보스턴이 노마와 라미레즈에게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그들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아울러 보스턴은 전력보강을 위한 방법으로 '달러' 를 선택했다. 이는 양키스의 방법과 같은 것이다. 이 방법은 빠른 시일 내에 눈에 띄는 전과를 올리지 않을 경우 엄청난 후유증을 동반하게 된다는 점에서 위험부담이 크다. 양키스의 경우 구단 연간 수입이 2억 2천만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가 양키스를 통해 올리는 수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나다는 점에서 최소한 자금동원에 있어서 만큼은 충분한 내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보스턴의 경우는 다르다. 구단주인 존 헨리를 포함한 보스턴 코퍼레이션은 1, 2억달러를 우습게 볼 정도로 엄청난 갑부집단은 아니다. 그들보다 더욱 많은 부를 누리고 있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과 석유재벌 탐 힉스도 3년이라는 시간 밖에 참지 못했을 정도로 인내심이 강하지 못했다. 과연 보스턴은 그들의 기대와 달리 성적이 신통찮을 경우 얼마나 참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보스턴에는 리그 최상위권의 초고액 연봉자들이 수두룩하다. 아직도 5년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메이저리그 전체 서열 2위 연봉자 라미레즈와 옵션 채택으로 투수 최고연봉(1750만달러)을 받게 되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비롯 노마, 실링 등은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을 받게 되며 자니 데이먼, 폴크, 배리텍, 로우 등의 선수들도 다음 시즌 5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이 예약되어 있다. 김병현, 윌리암슨, 닉슨, 데이빗 오티즈 등의 선수들에 대한 연봉인상분도 고려하여야만 하며 만일 특별한 연봉절감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한 보스턴은 다음 시즌 사치세 데드라인을 분명히 넘어설 것이다. 그렇다고 선수들을 무작정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자신들의 곤란한 상황을 이용해 타팀을 상대로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선수들의 불안한 입지 또한 팀 케미스트리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쇠뿔도 단김에 뽑아라' 라는 속담이 있다. 일을 추진했으면 끝까지 확실하게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엡스타인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작업으로 실링과 폴크를 영입, 투수력을 보강하였고, 새감독을 선임하는 것까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일을 제시된 방향으로 추진하는데는 나름대로 성공하였다. 하지만 그의 구상에 있어 가장 핵심이었던 에이로드 빅딜을 성공시키지 못하면서 이로 인한 여러가지 문제점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팀의 중심이었던 노마와 라미레즈를 타팀 선수처럼 홀대한 모습은 다음 시즌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게 한다. '실 엉킨 것은 풀어도 노 엉킨 것은 못 푼다' 는 속담처럼 그가 밤비노의 저주라는 엉켜있는 노를 풀고, 우승을 향한 항해를 할 수 있을지는 시간이라는 현명한 답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첫댓글노마와 매니는 팀리더적인 선수들이 아니었습니다. 만일 둘중 하나라도 그런 모습을 눈꼽만큼이라도 보여주었다면 에이로드 트레이드는 결코 부상하지 않았겠지요. 이점은 역으로 트레이드가 실패하더라도 그 여파가 (적어도 텍사스의 그것보다는) 크지 않을 듯 합니다. 관건은 노마 연봉이 얼마가 되느냐이겠죠.
첫댓글 노마와 매니는 팀리더적인 선수들이 아니었습니다. 만일 둘중 하나라도 그런 모습을 눈꼽만큼이라도 보여주었다면 에이로드 트레이드는 결코 부상하지 않았겠지요. 이점은 역으로 트레이드가 실패하더라도 그 여파가 (적어도 텍사스의 그것보다는) 크지 않을 듯 합니다. 관건은 노마 연봉이 얼마가 되느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