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숲 동화 마을 20
윤해연 장편동화, 오윤화 그림
독자 대상: 초등 4학년 이상 | 본문: 156쪽 | 판형: 152*220mm
가격: 11,500원 | 발행일: 2019년 6월 28일
ISBN: 978-89-97798-68-1 74800
▶ 작품 소개
세상을 바꾸는 건 소수의 아주 큰 힘이 아니라
함께하는 작은 힘이라는 걸 알려 주는 동화
윤해연 작가의 장편동화 《투명 의자》가 별숲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이 정한 ‘투명 의자’ 벌칙 때문에 하루하루 곤란한 사건을 겪는 달구의 이야기를 담은 동화다. 작가는 그간의 작품에서 아이들의 세계를 억압하고 통제하는 어른들의 모순과 이를 비판하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그려 냈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정한 불합리한 규칙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무관심과 침묵의 폐해를 ‘투명 의자’에 빗대어 들여다보고 있다.
부당한 일을 바꾸고자 행동하는 건 귀찮은 일일 수도 있고, 두려운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부당한 일에 맞서 싸우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무엇인가를 바꾼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고 긴 싸움이다. 달구와 친구들이 맞닥뜨린 어려움처럼, 애써 용기 내어 행동해도 당장 바뀌기는 힘들다. 그뿐인가? 알고도 모른 척,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시선에 상처받기 일쑤다.
그래서 윤해연 작가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아무도 편들어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맞서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 책에 담아내고자 했다.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자신을 숨겨야 했던 효진이, 그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낸 희수, 잘못을 반성하는 영호, 마음고생을 하면서 쪽지 폭탄을 쓴 달구까지. 그 어려운 걸 행동으로 옮기는 아이들을 통해 작가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도망가지 말고 맞서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부당한 일에 맞서기 위해 작은 힘을 모으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어린이 독자들이 올바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 작품 내용
달구네 반에 생긴 ‘투명 의자’는 벌점이 가장 먼저 찬 아이가 앉는 벌칙 의자이다. 투명 의자는 원래 따돌림을 당해 인사도 없이 전학을 간 박효진의 자리였다. 투명 의자에 앉은 아이는 말을 하면 안 되고, 누구든 그 아이에게 말을 시켜서도 안 된다. 달구는 친구와 장난을 치다 맨 먼저 투명 의자에 앉게 되고, 의사소통이 금지된 채 지내다 보니 점점 투명 인간처럼 존재감이 없는 아이가 되어 간다. 마치 유령 취급을 당했던 박효진처럼 말이다. 달구는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라진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안간힘을 쓰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일들이 정말 당연한 게 맞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달구가 투명 의자에 앉은 다음 날, 누군가 건의함에 쓰레기를 버린 사건이 일어난다. 달구는 쓰레기를 버린 범인을 잡는다면 범인이 큰 벌점을 받아 자기 대신 투명 의자에 앉게 될 거라는 기대를 품는다. 그리고 얼른 범인을 찾아내 투명 의자에서 벗어나기로 한다. 의심이 가는 아이를 하나씩 찾으며 달구는 자신이 몰랐던 반 아이들의 모습을 알게 된다. 특히 범인으로 의심이 가는 희수의 뒤를 쫓으며, 달구는 잊고 싶었던 부끄러운 진실과도 맞닥뜨린다. 모두가 알지만 모른 척했던, 박효진이 인사도 없이 전학을 간 이유 말이다.
그동안 달구는 나서는 건 귀찮고, 무서운 건 피하는 보통 아이였다. 하지만 투명 의자에 앉게 되고, 건의함에 쓰레기를 버린 범인을 찾아다니고, 운동장을 독점하는 5학년 형들에게 항의하고, 박효진이 전학 간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평소 당연하게만 여겼던 일들 뒤엔 누군가의 양보와 침묵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관심을 갖기 전에는 몰랐던 친구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이제 달구와 친구들은 선생님이 정한 불합리한 규칙을 바꿀 수 없을지 고민한다. 그리고 투명 의자를 없애기 위해 특별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 차례
투명 의자 _ 9
쓰레기 건의함 _ 18
브로콜리를 싫어하는 이유 _ 34
좋은 것 한 개, 나쁜 것 백 개 _ 47
박효진의 저주 _ 61
너와 나의 연결 고리 _ 78
넘지 말아야 하는 선 _ 88
네 마음을 보여 줘 _ 98
적과 화해하는 방법 _ 117
의자가 하는 말 _ 130
백마 탄 왕자는 없다 _ 148
▶ 본문에서
“이제는 진짜 안 참을 거야.”
“안 참으면 어떻게 할 건데?”
희수 말에 또 한 번 심장이 덜컹거렸다.
“좋은 걸 지켜야지.”
“좋은 것?”
“효진이는 나한테 좋은 친구였어. 그런데 효진이는 나를 지켜 주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어. 효진이가 말했거든. 좋은 걸 지키고 싶으면 싫은 걸 참아야 한다고. 효진이는 나를 지키려고 일부러 나랑 친하지 않은 척한 거야. 나까지 따돌림당할까 봐 무섭다고 했거든. 건의함에 그걸 써서 넣었어. 효진이가 좋아했던 것과 참아야 했던 걸.”
“그래서 지금 네가 지키고 싶은 게 뭔데?”
“지키고 싶은 게 뭔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참으면 안 되는 게 뭔지는 알아.”
희수가 분명하게 말했다.
“그게 투명 의자야?”
“응. 투명 의자는 앉은 아이를 효진이처럼 만드니까.”
“효진이처럼?”
희수 말이 맞았다. 우리는 투명 의자에 앉은 아이를 효진이처럼 만든 것이다. 있어도 없는 아이처럼, 없으니까 당연히 없는 아이처럼 만들어서 못 본 척하거나 흉을 보았다. 화장실에 갇힌 박효진을 못 본 척한 것처럼 우리 자신을 속였다.
“나, 할 말 있어.”
용기를 내서 희수에게 사실을 말해야 한다. 희수만 모르는 이야기다.
“뭔데?”
“효진이가 유나와 다정이랑 다툰 날, 나랑 영호도 거기에 있었어.”
“알아.”
“효진이한테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한 것도 알아?”
“그것도 알아. 영호가 후회된다고 하더라.”
“영호 자식이 말했단 말이야? 너희 친해?”
희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게다가 영호와 친한 듯했다.
“그런 거 아니거든. 영호는 효진이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했어.”
“아, 나도 그런데.”
“그러니까 함께하자.”
“뭘?”
“효진이한테 미안하잖아. 그러니까 투명 의자 없애야지.”
“선생님이 다음 회의에서 얘기한다고 했잖아.”
“아무것도 안 바뀌면? 또 참아야 하는 거야?”
“그, 그거야 그때 가 봐야 알지, 지금 어떻게 아냐?”
“…….”
희수는 지금 누군가와 싸우는 것 같았다. 선생님도 아니고 유나와 그 무리도 아니다. 싸우는 상대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그렇게 보였다.
“잘 생각해 봐. 장우 말대로 우리가 안 떠들면 없어진다고 하잖아. 그러니까 기다려 보자.”
“나는 진짜 사라지기 싫어…….”
희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학원 계단을 오르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뛰었다. 무엇 때문에 가슴이 울렁거리는지 모르겠다. 사라지기 싫다는 희수의 말처럼 나도 그랬다. 나는 알고 있었다. 투명 의자에 앉았을 때 내가 사라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를.
(본문 144~146쪽 중에서)
▶ 작가 소개
지은이 : 윤해연
2013년 《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로 제3회 비룡소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영웅이도 영웅이 필요해》로 2014년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을 받았습니다. 《우리 집에 코끼리가 산다》는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뽑기의 달인》 《놀면서 해도 돼》, 청소년 소설 《그까짓 개》, 함께 쓴 책으로 《이웃집 구미호》가 있습니다.
그린이 : 오윤화
만화를 좋아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꼭두 일러스트 교육원에서 그림책을 공부하고, 지금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시간 사용법》 《악당의 무게》 《푸른 사자 와니니》 《완벽한 가족》 《고민을 들어주는 선물 가게》 등이 있습니다.
첫댓글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기쁘게 읽겠습니다♥
선생님 응원 고마워요^^
우리 열심히 읽고 씁시다!
좋은 작품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