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플레인을 하러 온 학부모와 마주하고 앉아서 '이 사람의 직업은 무엇일까?' 궁금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말끔하게 차려입고, 개인 랩탑을 가져와서 메모한 내용을 하나하나 예의 있게 설명해 가며 물었습니다.
오랜만에 격이 있는 컴플레인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약속시간보다 10분 일찍 오고,
가해자 아이를 깎아내리는 모습도 없고,
피해자인 자신의 아이를 과하게 두둔하지도 않고,
상담교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저에게도 예의를 갖추어서 말했습니다.
대부분 상담에 저까지 호출할 경우 괜히 호통을 치고 학부모라는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 하는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상담이 끝나고는 사 온 빵을 내밀며 좋은 교육을 위해 애 많이 쓴다고 격려의 말까지 하고 갔습니다.
그의 직업이 궁금했습니다.
저런 학부모라면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모의 직위나 직업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직원들에게 그 학부모의 직업을 알아보라고 하였습니다.
인격이 좋아 보여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3월 4월 잘 넘겨주시기를 바라며 간절한 기도를 드립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열심히 기도하는 제 모습이 주님께 송구했습니다.
배은망덕이라 꾸짖지 않으시고 늘 문 열어놓고 기다리시는 탕자의 아버지 같은 우리 하나님 사랑이 참 감사합니다.
탕자 이야기가 성경에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신실한 것처럼 보여도 신실과 게으름을 넘나드는 탕자 같은 저를 늘 사랑으로 받아주시는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일주일을 꼬박 심한 기침과 가래로 고생하는 남편에게 돈 달라고 말하기가 미안합니다.
학교 운영비를 타서 아껴 쓰는데도 살림이 워낙 커서 금방 바닥이 납니다.
또 달라고 말하기 괜스레 미안해서 '돈 많은 누군가가 도와주면 참 좋겠다'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는 가장 돈 많으신 아버지를 두고 이런 생각을 하는 바보 같은 제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하나님을 가장 신뢰한다고 말하면서도 믿음 없는 제 모습이 제 안에 있습니다.
국제 인증을 받는 일로 이번 달에 하나는 실사를 받아야 하고 또 다른 인증을 준비하느라 소망이는 몸과 마음을 갈아 넣는 것처럼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몸으로 뛰는 일은 제가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일주일은 얼마나 빠른지, 월급날은 어찌 그리 빨리 돌아오는지.....
그래도 하루 한 장 성경필사를 한글과 영어로 하고 있습니다.
빠른 회오리바람 같은 세월에 제 중심이 흔들릴까 봐 말씀을 붙들고 있습니다.
신약은 마쳤고 구약도 어느새 전도서이니 지나온 성경을 손으로 잡아보며 하루 한 장의 위력을 실감하곤 합니다.
몸이 좀 좋아졌다고 일주일 만에 미루어 둔 일들 처리하러 나갔다가 식은땀에 범벅이 되어서 돌아온 남편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마음이 저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체력이 바닥난 남편이 빨리 기운을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부요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해 가난한 자들에게 속히 흘러가기를 바라며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선택해서 한 일이라면 일찌감치 도망쳤을 텐데.......
도망치기에는 너무 많은 환상과 증거들을 받았습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도 하나님이 하라 하시면 바위가 깨지더이다!'
먼 훗날 우리의 간증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