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고 있는 것이 그의 팔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팔이고 내가 찾고 잇는 것이 그의 따스함이 아니라 그 누군가의 따스함이라면...
나는 이미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비틀즈]
비틀즈 추종자는 아니다.
비틀즈는 그저 내 친구일 뿐이다. 젠틀하고 귀엽고 장난기많은 ...
0돌아보면 언제나 곳곳에 비틀즈가 있다. 비틀즈추종자들이 땀흘려 만들어놓은 제단인셈이다.
신촌 비틀즈'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33살의 남자와 그곳에 갔다.
그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고 한여름밤의 노숙'이나 우물속에서의 숙면'등에 대해서는 단한번도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사람이다. 알코올에 대단히 약한 나와 운전을 해야만 하는 그는 하이네켄 한병씩만을 흡수하기로 했다. 주인은 뚱뚱한 푸우'의 인상을 지닌 사람으로 단골과 서스름없이 포옹하고 악수하는 약간의 오버맨이지만, 그런대로 괜찮다.
우리는 바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며 바로 머리위에 있는 JBL스피커의 요란스러움과 벅적거림으로 인하여 소리를 질러대야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의 극심한 스트레스의 원인에 대해 말해주었고 그는 걱정해주는 듯 하였다.
주인 푸우는 Santana's Black Magic Woman, Doors's Strange Days, Beatles's Yellow Submarine을 차례대로 플레이'해주었다. 나는 감사하다고 영광이라고 바보같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신하에게 호의를 배푸는 자상하고 뚱뚱한 중세의 왕같은 폼으로 인사를 받았다.
내 사랑하는(혹은 사랑할) 사람이 비틀즈를 좋아하고, 나도 비틀즈를 좋아하고 그래서 우리는 소리를 내지르며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기분이나 감정따위는 모두 알아차리고 있고 그래서 하루일이 끝나는 여름의 저녁이나 겨울의 저녁이라도 비틀즈의 바에서 맥주나 한병씩 하며 두 발을 까닥거릴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