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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봄날입니다. 아침 예불과 천일결사를 마치고 7시 반, 스님은 조금 서둘러 대전으로 출발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행복학교 수료생들과의 시간, 행복캠프가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면서 스님은
“이제 금강 휴게소 즈음에도 진달래가 폈을 시기야.”
하며 주변 산의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경주에 벚꽃이 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경주 남산의 높은 고도까지 진달래가 폈으니 이제는 웃 지역에 진달래의 만개가 예상 됩니다. 어떤 곳은 산 아래에 진달래가 펴 있기도 하고 어떤 곳은 그다지 진달래 기색이 없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자연의 변화는 이치대로, 순리대로 가는 것이라서 스님은 봄, 진달래로 자연의 흐름을 살펴보려는 듯 하였습니다.
스님이 문득
“우리 서울 공동체에서 자주 먹는 채소가 뭐지?”
하고 물었습니다.
“깻잎, 무, 당근, 오이, 상추.... 채소는 다 많이 먹어요.”
“적어도 서울 공동체에서 소비하는 채소는 내년부터 두북에서 자급자족 할 수 있도록 해 보면 어떨까? 자주 먹는 채소가 심어지지 않은 게 있으면 심어보자. 너무 종류를 다양하게 하지는 말고 충당을 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종류와 양을 해야 해.”
완연해 지는 봄날, 스님은 벌써 내년 농사 계획을 하고 계신 듯합니다. 내년부터는 ‘자급자족’을 작게나마 실행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대화를 하는 동안, 대전 kt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봄처럼 화사한 행복학교 학생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행복학교는 활기가 있습니다. 260여 명의 행복학교 학생과 선생님이 모인 곳,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씩 4번의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모이는 오늘, 기쁘고 아쉬운 행복학교 학생들의 밝은 모습이 보입니다.
전국 행복학교 참가자 인사와 행복학교의 모습, 몸 풀기 댄스로 힘차게 시작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진행된 ‘점란이의 여기 issue’에서는 행복학교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순서였습니다. 미리 적어 낸 쪽지를 뽑아가며 현장에서 직접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전 시간을 꽉 채워 보내고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의 행복학교 학생과 선생님들이 함께 만든 공연이 오후의 잠을 날려주었습니다. 공연하는 사람과 관람하는 사람으로 나누지 않고 다 같이 일어나 함께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이 기다리던 스님과의 ‘대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대 앞에 마이크를 마련해 두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바로 대화의 시간으로 들어갔습니다. 모두 여섯 분의 행복학교 학생들이 나와서 자신의 고민을 대중들과 나누고 스님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친정어머니에게 불효를 하게 되는 말투와 일상 때문에 괴롭다는 분, 만족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는 분, 시어머니의 막말로 괴롭게 지내고 있다는 분, 미세먼지 때문에 불안하고 걱정이 된다는 분, 변에 대한 트라우마가 되어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분, 시부모님과의 관계 때문에 어렵다는 분 이었습니다.
다음은 ‘미세먼지 때문에 괴롭다’는 학생의 고민을 듣고 스님과 대화하는 과정 중에 덧붙여 이야기된 내용인데, 함께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정리하여 실어보았습니다.
“우리가 정말 행복을 원한다면 세상이 어떻든 일단 마음 관리를 잘 해야 해요. 어떻게 우리가 마음을 갖고 관점을 바꾸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요. 이건 기독교니 불교니 하는 종교 문제가 아닙니다. ‘인생을 보는 관점을 어떻게 가질 거냐?’ 이게 첫째로 중요한 한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안 되고 소위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시민의식이 좀 있어야 해요. 우리가 낸 세금이 국민에게 제대로 쓰이는 지에 대해서 감시하는 각성된 시민의식이 있어야지, 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행복학교에서는 우리 사회의 지나친 빈부 격차를 시정해야한다는 비판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국정 농단이니 권력과 재벌의 결탁이니 하는 게 다 불공정이잖아요. 이런 불공정한 사회를 시정할 수 있는 시민의 각성이 있어야 해요. 평화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고,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의식이 있어야 해요. 세월호 참사를 그냥 ‘사주팔자가 죽을 때가 됐나 보다’ 혹은 ‘사고 나서 죽는 걸 어떡하란 말이냐’ 이렇게 접근해서는 안 돼요. 이런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하잖아요. 안전을 강화해도 사고가 날 때는 구조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거예요. 이게 어떻게 정쟁이나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될 수 있겠어요. 이건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원인 규명을 빨리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일이에요.
법이 필요하면 법을 고치고, 진상을 소상히 빨리 밝혀서 잘못한 사람은 사과하고 참회해야 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걸 빨리 안 밝히고 밍기적 거리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정치 쟁점화시킨다는 건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이러면 안 되지요. 그런데 이런 얘기 하면 여러분들은 ‘저 사람은 진보다’, ‘저 사람은 종북이다’, ‘저 사람은 보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들의 생각이 이렇게 편협하게 접근하는 걸 넘어서야 해요.
그래서 질문자가 미세먼지, 환경에 대해서 각성된 건 좋은 일이에요. 그런데 질문자가 불안한 것은 정신질환에 들어갑니다.”
“네, 알겠습니다.”(질문자 웃음, 청중 웃음)
“불안해하면 안 돼요. 약간 불안하긴 하지만 이건 혼자서 불안해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개인의 힘은 약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정부가 해결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정부를 구성할 힘이 우리한테 있어요. 그래서 이런 운동을 우리가 함께해 나갈 때 대한민국을 좀 더 살기 좋게 만들 수 있습니다.
스님이 ‘그런 남편 용서해줘라, 그런 시어머니 용서해줘라’ 하면 ‘아이고, 훌륭한 스님이고 훌륭한 상담사다’ 하면서 ‘시민이 각성을 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라’ 하면 ‘왜 정치 얘기를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리석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저 불안해하지만 말고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오늘 ‘미세먼지 이야기’로 온갖 강의 다 했네요.(모두 웃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행복학교에 다니는 여러분들은 좀 똑똑해져야 해요. 그러면 여러분들의 배우자나 친구들이 ‘네가 뭐 안다고 세상 문제를 얘기하냐?’라고 하는 소리를 듣고도 기죽지 말아야 해요. 우리는 나라의 주인이에요. 이런 각성이 첫째로 필요합니다.
우리가 권력을 잡겠다든지 무슨 명예를 얻겠다는 의미의 정치가 아니에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좀 더 안전하게, 좀 더 공정하게, 좀 더 평등하게 만들자는 거잖아요. 결국 그렇게 만드는 건 정치입니다. 법을 만드는 것도 정치고, 만든 법을 집행하는 것도 정치입니다. 그건 우리 개인이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권력은 그 일을 할 정치인을 우리가 뽑는다는 거예요. 그 일을 할 대통령을 우리가 뽑고 그런 정부를 구성할 힘이 우리한테 있습니다. 그건 우리 몇 명 가지고는 안 되는 일이에요.
우리의 힘은 약하지만 많은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참여자가 많아야 하니까 우리 중에 각성된 시민이 늘어야 합니다. 제가 보기엔 이 사회의 변화를 일으키려면 각성된 시민이 전체 시민의 1퍼센트만 되면 세상이 바뀌어요.
예를 들어 인구 10만 명 정도 되는 시가 있다고 합시다. 인구의 1퍼센트인 1천 명 정도의 주민이 동 별로 한 100명씩 조직되어 있다면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조직은 우리나라에 아직 없어요. 군인 조직, 공무원 조직, 노조 조직 이런 이익 집단은 있지만요. 100명에 한 명 꼴, 다시 말해 각성된 시민이 전체의 1퍼센트만 되면 세상이 바뀝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모든 주민을 다 각성시키려고 하지 말고 우리 동네에 그런 각성된 사람을 100명만 모아보세요.”
“1퍼센트면 5천 명이에요.”(청중 대답)
“거긴 어느 도시길래, 인구가 50만이에요?”
“포항이에요.”(청중 대답)
“아, 네. 포항 인구가 50만이면 5천 명이 있으면 돼요. 첫 번째로 이렇게 각성이 된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동 별로 100명만 있어도 변화가 일어나는 거예요.
두 번째는 스스로 좀 똑똑해져야 해요. 그리고 자기가 행복해야 해요. 내내 괴로워하면서 세상 욕만 하는 사람이 100명 있어 봐야 아무 도움 안 돼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뭐든지 ‘아, 제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이러면서도 각성돼 있는 사람이 100명이 있으면 파워가 엄청나게 셉니다. 그런데 아침에 발표하는 걸 들어보니 다들 똑똑해요.
와, 놀랐어요. 저는 오후에 어떻게 강연을 하나 싶어 부담이 엄청 됐어요.(청중 박장대소) ‘내가 저만큼 감동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발표한 사람들 다 똑똑할 뿐만 아니라 감동이 있잖습니까? 경험에서 우러났기 때문에 그래요. 얘기하는 내용도 자기 개인 수행 얘기도 있었지만 사교육비 문제처럼 여러 가지 사회 비판의식도 있었죠? 그래서 ‘굉장하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건 절대로 기독교 불교 문제도 아니고, 경상도 전라도 문제도 아니고, 진보 보수 문제도 아니에요.
우리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그리고 나만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지금 아이들을 보면 공부만 하고 있어요. 중고등학생들이 아침에 눈 뜨면 학교 가고, 저녁에 과외하고, 학교 가서는 계속 책상에 엎드려서 조는 게 불쌍해요. 무슨 죄로 애들을 그렇게 고문해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은 그렇게 안 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고뇌로부터 해방하도록 해야 해요.
결혼도 그래요. 결혼해서 가볍게 살면 되는데, 여러분들의 결혼생활을 보면 한 남자, 한 여자를 평생 울궈먹겠다는 식으로 남자를 고르고 여자를 골라요.(청중 웃음)
또 전업 주부라면 요즘 같은 세상에는 형편이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잖아요. 그걸 굳이 버리고 직장으로 가려고 하지 말고 전업 주부의 복을 마음껏 누리고 자원봉사를 좀 하세요. (청중 박수) 이렇게 우리에게 주어진 처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틈나는 대로 지역 활동도 하고,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 상담도 해주고, 행복학교에 모여서 대화도 하세요. 아까 여기 나와서 연극하거나 발표하는 걸 보니까 거의 전문가 수준이던데요.”(청중 웃음)
“맞아요!”(청중 대답)
“그런데 여기 오신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다 직장 다니거나 평범한 일반인이잖아요. 아까 발표하신 분들도 다 보통 사람이고요. 지금은 보통 사람이 똑똑해졌어요. 그 똑똑한 것을 인정해주고 기회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사회적으로 기회를 안 주는 거예요. 몇 명이 뭐든지 독점하죠. 탤런트라는 사람들이 연기를 독점하고, 운동선수 몇이서 운동을 전담해서 우리는 벤치에 앉아서 구경해요.(청중 박장대소) 그러면 우리 건강에 도움이 안 돼요. 제가 생각할 때 이런 운동은 다 없애야 해요.(청중 웃음) 운동은 내가 가서 직접 뛰어야 내 건강에 좋죠. 이런 식으로 여러분들이 노래도 하고, 여러분들이 연극도 하고, 여러분들이 현실에 가서 정치적 견해도 내야 해요. 몇몇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무대 위에 올려놓고 우리는 객석에 앉아서 박수나 쳐주면서 놀면 우리는 자꾸 ‘을’이 돼요. 그 사람들의 결정에 따라 우리 인생을 맡기고 살잖아요.
오늘 제가 와보니까 유명한 강사가 필요 없겠네요. 앞으로는 저도 없어야 해요.(청중 웃음) 우리 중에서 누구나 나와서 얘기를 하니까 얼마나 좋아요? 그래서 이제 저도 빨리빨리 퇴장을 하려고 해요.”
“안 돼요!”(청중 소리침, 웃음)
“처음에는 조금은 필요하다고 저도 인정해요.(청중 웃음) 처음에는 조금 인정하지만, 이렇게 해서 우리가 같이 만들어보자는 얘기예요.”
“예!”(청중 크게 대답)
“그런데 기독교 믿으시는 분들은 제가 머리를 깎고 있으니 자꾸 마음에 걸리죠?(청중 박장대소) 지금 저는 불교라는 종교를 전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승려로서 불교 신자에게 법문하려면 이런 데 와서 이 고생을 할 필요가 없어요. 법당에 오면 저는 떡 하니 높은 데 푹신한 방석에 앉고, 여러분들은 삼배하잖아요. 의자도 아닌 마룻바닥에 앉아서 절을 세 번 하고 법을 설해달라고 청해도 지금 해줄까 말까 한데 여기 와가지고 저는 서서 이야기 하고 여러분들은 의자에 기대 앉아 있어요.(스님 웃음, 청중 웃음과 박수) 제가 머리가 나쁘지 않다면 왜 이렇게 하겠어요? 각 절에서 법문해달라고 법문비도 준다 해도 안 가요. 왜? 지금 그런다고 이 세상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게 아니니까요.
이 세상이 다 기독교 믿는다고 이게 해결될까요? 다 불교 믿는다고 해결이 될까요?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서, 도둑질한 사람 다 잡아들여서 종교를 분석해보면 불교 신자는 거의 없다는 결론이 나올까요? 성폭행범을 다 모아서 분석해보면 천주교 신자는 한 명도 없더라, 이런 게 나올까요? 안 나와요. 거의 비슷하게들 나옵니다.
그건 무슨 뜻일까요? 종교가 지금 어떤 가치관적인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첫째는 복 빌기, 둘째는 자기 패거리 형성하기에 급급하다는 거예요. 불교 지도자 중에 총무원장이다, 무슨 주지다 하지만 그 집단 안에서나 그 사람이 누군지 알지, 천주교 신자가 총무원장이 누군지 알까요? 김수환 추기경 가시고는 불교 신자들이 지금 추기경이 누군지 알까요? 지금 순복음교회 목사가 누군지, 한기총 회장이 누군지 다른 종교인들이 알까요? 몰라요. 다시 말해 종교 지도자들이 자기가 속한 그 집단 안에서만 지도자지, 국민적인 지도력이 없는 시대에 우리가 놓여 있습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어렵다는 거예요.
그러니 그건 그것대로 여러분들이 교회 다니고 싶으면 교회 다니고, 절에 다니고 싶으면 절에 다니고, 종교가 없으면 없는 대로 각자 알아서 하세요. 믿음은 자유니까요.
오늘 우리들의 관심은 두 가지예요. 하나는 정말 행복하고 싶다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그 다음은 우리 사회가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사회적인 토대,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여기에는 시민의식이 좀 있어야 해요. 이런 취지에서 우리가 행복학교에 모였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무슨 탤런트, 가수, 운동선수, 정치인, 이런 특정한 사람에게 너무 의지하지 말고 우리가 우리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우리 중에 누가 노래 부르니까 잘 하더라’, ‘우리 중에 누가 얘기하니까 들을만하더라’ 이게 중요한 거예요.
선거할 때도 그래요. 자기는 초등학교밖에 안 나왔는데 꼭 국회의원 뽑을 때는 하버드대 나온 사람 뽑으려고 해요.(청중 웃음) 자신은 여자면서 ‘여자가 뭘 알겠어?’ 이러면서 꼭 남자를 뽑으려고 해요. 자신은 작은 가게 하면서, 작은 가게 하는 소상인을 뽑아야 그 사람이 내 이익을 대변해줄 텐데 재벌기업 후계자 같은 사람을 뽑으려고 해요. 이게 우리가 우리를 무시한다는 거예요. 이해하셨습니까?”
“예.”(청중 대답)
“우리가 뭐가 있겠어요?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지위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우리가 우리를 서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줄 때 정말 세상이 변합니다. 각자 자기 소중함을 알아야 하고 내 동료들의 소중함을 알아야 해요. 이런 각성을 한다면 우리 사회는 아마 좋게 변할 거예요.
그러니까 여러분들, 행복학교를 적극적으로 해봐야 해요. 우리 목표는 지금 세계 117위인 국민 행복도를 10위까지는 끌어올리려는 거예요.(청중 웃음) 꿈도 야무지다 싶어요?(스님 웃음, 청중 웃음) 1차 목표가 50위까지, 2차 목표가 28위까지입니다. 28위는 뭐냐면 1인당 GDP가 세계 28위니까 거기까지는 우리가 올라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예요. 그것보다 더 올라가서 다른 나라 사람한테 ‘너희가 우리보다 돈이 더 많다고? 그래도 행복도는 우리가 더 높다’ 이렇게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자랑스럽겠어요?
이런 운동을 이제는 우리 스스로 한번 해보자는 취지로 행복학교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니까 돌아가셔서 무엇보다, 내가 행복해야 합니다. 남 행복한 건 나한테 아무 소용이 없어요. 두 번째로 우리 주위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행복학교를 자꾸자꾸 만들어나가서 민들레 홀씨 퍼지듯이 그렇게 퍼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청중 박수)
점심 식사 후, 오후의 피로감이 몰려 올 때 스님의 열정적인 이야기가 참가자들의 졸음을 깨웠습니다. 스님과 행복학교 학생은 함께 몰입하여 대화하였습니다.
대화의 시간이 마무리 된 후, 네 번의 프로그램에 모두 참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님이 축하의 장미꽃을 전달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전국의 행복학교 학생들 중 네 번 모두 참가하여 개근(?)한 학생이 받는 상인 셈입니다.
스님이 직접 전해주는 장미꽃을 들고 학생들은 무척 기뻐하였습니다. 하루 동안의 일정을 사진으로 정리한 시간을 끝으로 오늘의 행복캠프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스님은 서둘러 두북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손님들이 기다린다는 연락에 시간에 맞추느라 차를 급히 달렸습니다.
내일은 어르신들을 모시고 하루 종일 사찰 순례를 다녀 올 예정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임혜진 손명희 정란희 조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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