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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장,
유혜영은 남편의 처사에 불만이 가득하다.
“당신 대체 얼마나 돈이 많아?
왜 돈을 내지 못하게 하고 보내냐고?”
그러나 성일은 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동안 아버지에 대해서 아내의 말을 전적으로 믿었던 자신이 바보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왜 말을 안해?
입이 갑자기 붙어버리기라도 했어?”
“당신이라는 여자 정말 무섭다.
어떻게 돈 돈돈 돈밖에 몰라? 응?“
”그래, 난 돈이면 더 바라는 것 없어!
당신이 장남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시집살이를 한 것도 모두 재산이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몰라?
재산이 없다면 미쳤다고 시집살이를 하는 장남에게 결혼을 하겠어?“
“.....................”
“흥!
홀로 살아가고 있는 홀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갈 수 있는 며느리가 있음 나와 보라고 해!
누가 홀시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갈 수 있는지 내 눈으로 똑똑하게 볼 테니까!“
“말은 바로 해라!
당신이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어?
아버지에게 밥 한 번을 해 주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모셨다고 말을 할 수 있느냐고?
시아버지가 들어오시는지 나가시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드셨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으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한 집에서 살면 모시는 것이지 그런 것을 왜 일일이 내가 다 해야 하는 거야?
내가 이 집안의 종년인줄 알았어?“
성일은 차라리 자리를 피해버리고 만다.
더 이상 언성을 높이다가는 결국 싸움밖에 하는 것이 없다.
유혜영은 남편이 더 이상 상대를 하지 않고 자리를 피하자 더는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시아버님의 재혼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반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여우같은 년이 곁에 붙어서 벌써부터 돈을 빼돌리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유혜영은 다시 동서들을 만난다.
“자네들도 생각을 해봐!
벌써부터 여우같은 년에게 빠져 임대료수익을 모조리 그년에게 가져다주고 계시니 우리 이대로 앉아서 당할 거야?“
”큰형님!
그런다고 무슨 수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조은숙의 말이다.
“아버님께 연락이 와도 모두 참석하지 말자고.
자식들 모두를 버리실 수는 없을 거야!“
”형님 말씀대로 여자에게 빠지신 것이라면 오히려 더 잘 되었다고 생각하실 것이 아닌가요?
저희들과 만나서 불편한 관계를 맺으시는 것보다는 홀가분하시고 아버님이 하시고 싶으신대로 마음대로 하실 수 있으니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되겠지요.“
성민주는 자식 된 도리를 하고자 마음을 먹는다.
“아무리 그래도 그것은 잠시 뿐이야!
분명 보나마나 젊은 년일 것이 분명해!
아무리 돈이 좋다고는 하지만 밤의 남자로서 충분하게 만족하지 못할 것인데 젊은 년이 버텨봤자 얼마나 버티겠어?
빼낼 것 다 빼내고 나서 분명히 도망을 갈 것인데. 안 그래?“
”글쎄요?
설마 아버님께서 그런 생각도 없으신 분은 아닐 테지요.
그래도 오너로서 평생을 살아오셨던 분인데 그런 판단을 하시지 못하실까요?“
성민주는 맏동서의 말에 함께 수긍을 할 수가 없다.
“사내들이 계집년들에게 눈이 멀면 보이는 것이 있어?
가정도 재산도 보이는 것이 어디 있어?
더구나 늙은 남자가 젊은 년에게 반하고 나면 무엇이 아깝겠어?
여우에게 홀리고 나면 보이는 것이 어디 있겠어?“
유혜영은 입에 침을 튀겨가며 동서들을 설득한다.
아무도 아버님의 초대에 응하지 말자고 설득을 한다.
그러나 조은숙이나 성민주는 그런 유혜영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조은숙은 큰 형님내외가 불참을 하면 더욱 좋다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재산상속분이 많기 때문이다.
조은숙은 간간히 유혜영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유혜영의 마음을 더욱 끓어오르게 한다.
그러나 성민주는 조은숙과는 달리 차분하게 유혜영을 설득해서 참석을 하도록 한다.
“형님!
그런 생각을 접으시고 일단 어떤 분인지 만나봅시다.
정말 형님말씀대로 젊은 여자인지 아니면 정말 아버님과 남은여생을 함께 살아가실 수 있는 분인지 만나면 알 수가 있을 것이 아닌가요?“
”동서가 아무리 그래도 내 생각이 틀림없어!
틀림없이 젊은 여우같은 년을 만나 벌써 돈을 모두 빼앗기고 있는 거야!“
“큰 형님 말씀이 맞을 것입니다.
작은 형님!
우리 모두 참석하지 않기로 해요.“
조은숙이 유혜영을 거들고 나선다.
“자네까지 왜 이러는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일을 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말을 하고 그래?
난 아버님을 믿어!
절대로 그런 여자를 만나실 분이 아니야!“
그러나 성민주의 말이 먹혀들 리가 없다.
게다가 조은숙은 유혜영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었다.
“형님!
우리 모두 불참을 해요.
그래야만 아버님도 당신이 뭔가를 잘못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런 생각을 하시게 해야만 모든 상속권을 물려받을 수가 있어!
자네도 불참을 하는데 동의하는 거지?“
그러나 성민주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
“작은형님은 왜 그렇게 아버님 편에서 전전긍긍하세요?
아버님께 작은형님 혼자만 잘 보이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자네 말을 함부로 막하고 있네!
그런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해서 되는 것인가?“
”왜?
막내동서가 못할 말이라도 했나?
자네가 그런 생각이 아니라면 우리와 함께 뜻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유혜영이 조은숙을 두둔하고 나선다.
“네!
그러시다면 두 사람이 알아서 하십시오.
저는 이 일에서 빠집니다.
그리고 분명하게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은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입니다.“
성민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버린다.
“형님!
작은 형님이 저러시는데 어떻게 해요?“
조은숙이 불안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한다.
“걱정하지 마!
내가 큰 서방님을 설득을 할 것이니까 자네나 막내서방님 마음을 잡아!“
“그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그이는 제가 하자는 대로 하는 사람이니까요.“
조은숙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큰 형님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그 몫을 더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조은숙 역시 아버님이 큰 형님의 말처럼 그렇게 젊은 여자에게 빠져 자식들을 몰라라 하실 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 기회에 재산을 상속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식들이 그런 생각들을 가지며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김형우는 행복함에 젖어 있다.
아침이면 구수한 된장 끓이는 냄새나 맛있는 음식냄새로 잠에서 깬다.
참으로 잠이 없고 부지런한 민희였다.
김형우가 잠에서 깨기 전에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한다.
아침에는 가볍고 비교적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며 김형우가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참으로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들이다.
오늘은 동생인 민우부부와 약속이 되어 있다.
직접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보다는 민우를 통해서 미리 알려드리고 만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부드러울 것 같고 제일 먼저 민우와 만나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민우에게 전화통화를 통해서 대충 말을 하고 함께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민우는 뛸 듯이 기뻐한다.
그들의 퇴근시간에 맞추어 식당을 예약해 놓은 김형우다.
“음!
맛있는 냄새!“
김형우는 잠옷차림으로 주방으로 와서 민희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아침마다 이런 냄새를 맡으면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알아요?
참으로 행복하고 마음이 느긋해지면서 편안해지곤 한다오.“
”더 주무시지 않고 일어났어요?“
”당신이 곁에 없으니까 더 잘 수가 없어요.
오늘은 무슨 국을 끓였기에 냄새가 코끝을 향기롭게 하는 것이오?“
“별 것 아니에요.
굴국인데 쑥갓을 넣었더니 향이 아주 좋은가 봐요.“
“아, 굴국이면 아주 시원하지.
당신을 만나고 나서 아침이면 이렇게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참으로 큰 행복이고 내가 아직은 복이 많이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오.
여보!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알지?
사랑해요.!“
“네,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그들은 이른 아침 주방에서도 사랑 표현을 멈추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도 해도 넘치지 않고 듣기 좋은 말이다.
“어서 간단하게 샤워를 하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한복을 찾으러 가는 날 맞지요?“
”네!
오늘 한복도 찾고 동생 민우와 약속이 있는 날입니다.“
”오늘도 또 하루 무지 행복한 날이 되겠습니다.“
김형우는 민희의 볼에 살짝 뽀뽀를 하고 나서야 욕실로 들어간다.
그들은 집을 보러 다니고 있지만 아직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급할 것은 없다.
아이들을 만나고 부모형제들과 인사도 나누고 나서 예식도 올려야 한다.
그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서둘지 않고 하나씩 순리대로 해 나간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비좁기는 하지만 당장 두 사람이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느긋함을 더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미 둘째 성환으로부터 날짜를 연락받았기에 장소와 시간을 알려주었다.
오늘을 바로 처남을 만나고 모래가 자식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모두들 참석을 할 것임을 김형우는 알고 있다.
행여 상속권자로부터 멀어질까 두려워 빠지는 자식은 없을 것이다.
김형우의 마음은 느긋해진다.
한 여자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들이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삶의 활력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미처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민희는 김형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을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채는 센스를 지니고 있기에 김형우는 더욱 편안하고 행복함을 느낀다.
자신의 분신이라는 것의 의미를 처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바라볼수록 흐뭇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이제 그 무엇보다도 한 여자의 남자로서 남은 생애를 살아갈 것임을 다짐한다.
아침을 먹고 그들은 외출을 한다.
그동안 쇼핑을 통해서 많은 것을 구입하곤 했지만 아직도 구입할 것들이 많다.
민희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져가고 있다.
모든 의상들을 시작으로 김형우가 구입해주는 모든 것들은 고급스러운 것이다.
최고급의 명품들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웬만한 월급쟁이들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유명메이커의 물건들도 채워져 나가고 있다.
김형우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끼지 않는다.
민희를 위해서라면 아까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서 두 사람은 한복을 맞추었다.
민희의 부모님과 형제들을 만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또한 자식들에게 위엄 있고 품위 있게 보이기 위해서도 양장보다는 한복이 더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으로 고급스러운 한복을 맞춘 것이다.
한복에 어울리는 반지도 함께 주문을 한 것이다.
그들은 곧 바로 한복의상실로 간다.
서울 시내에서도 상당히 고급스럽고 이름이 있는 집이다.
“어서 오세요.”
그들을 알아본 주인은 정중하게 그들을 맞이한다.
“다 됐지요?”
“그럼요!
어서 들어오셔서 입어 보세요.“
한복은 너무나 잘 맞고 민희를 더욱 품위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김형우 역시 한복과 두루마기를 입어본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쌍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은 너무나 잘 어울린다.
“아주 멋집니다.
두 분이서 어쩌면 그렇게 한복이 맵시 있게 잘 어울리는지 보는 저도 아주 흐뭇합니다.“
“정말 잘 어울립니까?”
김형우는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한복을 입은 민희의 모습이 참으로 우아하고 곱다는 생각을 한다.
한복을 입은 민희의 손가락에 비취반지가 아주 잘 어울린다.
“참으로 우아하고 고운 모습이오.
이렇게 한복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소.
당신은 무엇을 입던 참으로 잘 어울리는 사람이오.“
김형우는 민희의 모습에 감탄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의 모습에 감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민우를 만나러 가는 그들의 모습이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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