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직장(숲속에사과) 26-18, 사모님 물김치, 거제 여행 소식
11일 아침, 아저씨는 사모님 차로 출근했다.
오후 1시 15분, 삼성전자 배송 기사의 연락을 받고 아저씨 댁으로 향했다.
새 TV 설치를 마친 기사는 친절하게 사용법을 설명하고 돌아갔다.
헌 TV는 필요한 사람이 가져간다고 해서 잘 닦아두었다.
퇴근해서 돌아온 아저씨는 새 TV가 무척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사용법도 예전 것과 같아 달리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냉장고 안에 물김치가 가득 든 팩이 있어 김치통에 분리해 담아두었는데, 아저씨는 아침에 사모님이 갖다준 것이라 했다.
체했을 때는 시원한 물김치가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면서.
잘 익은 물김치 냄새에 군침이 돌 정도였다.
아저씨를 생각하며 담근 정성이 느껴졌다.
고맙고 감사했다.
저녁에 따로 인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늦은 저녁, 마침 대표님이 연락했다.
‘오늘 아저씨는 사과밭이 아니라 콩밭에 있었습니다. 놀러 가신다고 설레고 기분이 아주 좋은 듯 보였습니다. 완전 티가 나게요. TV도 오늘 배달온다고 하던데, 좋은 일이 쌍으로 와서 그런지 더 그래 보였습니다. 여행 잘 다녀오세요. 아저씨는 이번 주는 쉬는 게 어떨지 생각 중입니다. 여행 다녀오시면 피곤하니까 다음 날 하루는 더 쉬고 출근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5일은 갑자기 다른 일정이 생기기도 했고요. 혹시 일정에 변동이 있으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아저씨 모시고 잘 다녀오겠습니다. 내일은 전국에 비 소식이 있어서 걱정이네요. 아저씨 댁 TV는 잘 설치했습니다. 이 모든 게 은혜요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대표님 같은 분이 아저씨 옆에 계셔서 더 그렇게 느껴지나 봅니다. 사모님이 직접 담근 물김치를 아저씨 댁 냉장고 안에 넣어두고 가셨더라고요. 사모님에게 고맙다고 꼭 좀 전해주세요.’
대표님이 보낸 문자를 대충 읽고 답장을 보냈는데, 다시 읽다가 웃음이 터졌다.
역시 대표님은 위트있는 분이라 느꼈다.
아저씨가 얼마나 설레어 보였으면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다고 했을까.
내일 아저씨를 만나면 잊지 말고 여쭤봐야지 생각했다.
‘꼭 전하겠습니다. 아내가 아니었으면 아저씨와 일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 거예요. 아저씨의 출퇴근도 그렇지만, 아저씨께서 출근하면 퇴근할 때까지 대부분 시간을 아내와 보내거든요. 내일 비 소식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가 와도 즐거우실 것 같아요. 아저씨께 여쭈니 이렇게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모님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라고요. 강석재 어르신과의 여행은 처음이니 두 분에게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12일 아침,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행 준비를 마친 아저씨와 어르신이 차에 올랐다.
여행 가방은 트렁크에 실었다.
거제로 향하는 차 안에서 기대에 들뜬 말들이 오가던 중, 어제 대표님이 보낸 메시지가 갑자기 떠올랐다.
“아저씨, 어젯밤에 대표님이 그러더라고요. 아저씨는 사과밭에서 일하셨는데 (마음이) 콩밭에 있었다고요. 왜 그러셨어요?”
“아닌데요, 사과밭에서 일했는데요.”
“대표님이 그랬어요. 아저씨 마음이 콩밭에 있었다고요.”
“아니라요. 콩밭에는 가지도 않았는데.”
옆자리에 앉았던 어르신이 한 말씀 하셨다.
“이 사람아, 그게 아니고, 자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다꼬. 그 말이라.”
어리둥절한 아저씨의 모습에 모두가 박장대소했다.
거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13일 저녁, 대표님에게 소식을 알렸다.
여행 중에 찍었던 사진을 첨부했다.
‘대표님, 덕분에 거제 잘 다녀왔습니다. 두 분, 오랜만에 무척 즐거워하셨어요. 궁금하실 것 같아서 사진 몇 장 보내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라이방이 멋집니다. 좋은 곳을 많이 다니셨네요. 유람선도 타시고, 아저씨께서 두고두고 기억하실 듯합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제주도에서 워크숍 할 날이 오겠지요. 아저씨와 좀 전에 통화했습니다. 잘 놀고 온 목소리였어요. 큰 TV 보면서 푹 쉬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주부터 일하자고 했습니다.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고생 많으셨고요.’
2026년 5월 13일 수요일, 김향
대표님께서 아저씨의 일정과 사정들을 잘 알고 계시고 챙겨주시네요. 고맙습니다. 신아름
숲속에사과 대표님, 사모님, 그저 고맙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은혜입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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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사람아, 그게 아니고, 자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다꼬. 그 말이라.”
여행과 텔레비전 소식을 전했을 백춘덕 아저씨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고 이를 기뻐해주는 분들이 있어 아저씨는 참 든든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