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에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며칠이 지나고 오늘 9일간 연미사를 신청하였습니다. 보내드려야 되지요. 보내 드려야 하는데 친정아버지를 보내지지가 않네요. 불효한 것 때문에 친정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때문에…….
아빠! 내년이면 50이 되는데 저는 아직도 아빠라고 부르지요. 아빠는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불리어지는 것을 싫어하셔서 아직도 아빠라고 부르고 있어요.
아빠! 입관 할 때 만져본 아빠의 볼이 치아의 감촉이 그대로 전해져오는데 아빠는 왜 땅속에 계셔야하나요? 아빠! 광주로 내려가신 후에 저는 한 번도 아빠를 뵙지를 못했어요. 아빠는 왜 갑자기 엄마가 아닌 다른 분을 옆에 두고 엄마나 저희들이 아빠를 만나러가는 것을 차단시키셨나요? 유일하게 남동생은 다른 분을 보고 싶지 않아도 봐야 되는 상황이었고 엄마나 저희들은 내려가려고 하면 아빠 옆에 계신 다른 분을 다른 곳으로 보낸 다음에 내려가야 했지요. 저는 그 과정이 싫어서 내려가려는 시도를 잘 하지 않았어요.
지난주에 내려가려고 했었는데 직장 일과 겹쳐서 못 내려가고, 오늘이 제가 다른 분을 보내고 제가 병원에서 자면서 간호 해 드리기도 한 날이었는데 더 빠른 수요일에 아빠를 뵈려고 연차를 신청 했었는데 왜 아빠는 저를 보지도 않으시고 내려가려고 한날 돌아가셨나요? 아빠 손도 못 잡아드린 저는 어떡하라고요. 왜 다른 분을 옆에 두고 전화조차 쉽게 할 수 없게 하셨나요? 서울에 입원 해 계실 때에는 엄마와 저희들이 간호 해 드렸잖아요. 아빠! 왜요? 엄마가 얼마나 힘드셨는지 아세요? 아빠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엄마께 사과드리고 두 분이 화해하며 우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빠! 작년 4월부터 아빠를 위해 기도를 많이 했었습니다. 아빠 위해서 안 나가던 새벽 미사도 나가고, 레지오도 가입하고 성체 조배도 시작했습니다. 아빠 대신 데려가 달라는 기도도 했었는데 아빠는 어디 계시고 저만 뭐하고 있지요? 아빠! 남동생에게 아빠가 저 병원에 못 오게 하시고 우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가장 못 사는 제가 아빠는 항상 마음 걸리셨지요. 저만 보면 가슴 아파하셨지요. 20때때에도 아빠의 사업실패로 엄마와 떨어져 살면서 동생들 뒷바라지 했는데 결혼하고도 아빠가 소개한 사위가 계속된 실패로 일어나지 못하자 사위가 많이 미우셨다는 것 알아요. 하지만 ,아빠! 마음은 착한 사람이니 아빠가 사위 이해 해 주세요.
아빠! 작년 4월에 암이라는 것을 안 뒤에 아빠를 위해 드린 기도가 거의 들어주셨어요. 대신 죽어도 좋다는 제 기도는 안 들어주셨지만, 대세도 받으시고, 엄마께 사과도 드리셨고, 마지막에 아빠의 다른 분이 가족에게 돌려보내드리고 떠나려고 마음을 먹게 된 것도, 고통스럽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도 들어주셔서 주무시듯이 편안히 돌아가셨어요.
아빠! 아빠가 절 얼마나 예뻐하셨는지 알아요. 결혼하기 전에는 저 데리고 다니면서 옷 사러 다니시고 , 옷 맞추러 다니시고, 머리스타일과 머리핀, 핸드백까지 다 신경 써주셨지요. 100만 원짜리 수표를 보여주시면서 네가 원하는 옷 사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아빠! 어제 엄마가 갖고 계신 아빠지갑을 제가 가져왔어요. 아빠의 주민등록증도 제가 가지고 왔어요. 아빠의 지갑 속에 돈도 많이 넣어드리지도 못한 딸이 아빠 지갑을 가지고 있어요. 아빠 많이 보고 싶을 때 보려고 주민등록증도 들어있어요.
아빠! 어떡하죠. 전 정말 아빠가 많이 보고 싶을 때에는 어떡해야하지요?
아빠의 애기 같은 딸은 어떡하라고요. 다른 딸에겐 기저귀 가는 것도 젖은 속옷 갈아입히는 것도 하게 하셨으면서 제겐 그럴 기회도 안주셨어요. 제가 간호 할 때에는 젖은 속옷위에 환자복을 입으시고 괜찮다고 하시고, 제가 병원에서 잘 때에는 기저귀를 두 개씩 차고 다니면서 혼자 기저귀 교환 할 수 있다고 기저귀 가방을 들고 화장실을 가셨던 아빠, 병원에서 잘 때에도 저 깰까봐 자라 자라고 계속 말씀하셨던 아빠!
아빠! 제가 걸리셔서 돌아가시는 날 고서방 꿈에 나타나 같이 가자고 하셨어요? 고서방은 애들이 어려서 같이 갈 수 없다고 했다고요. 제게 같이 가자고 했으면 아빠랑 같이 갈 수 있었을 텐데요. 아빠! 제가 주님께 기도 많이 할게요. 아빠 편하게 계시라고 기도 많이 드릴게요. 아빠! 당신의 딸로 태어나서 감사했습니다. 아빠! 저 많이 컸어요. 당신 딸 앉혀놓고 국수 해 먹이시던 딸이 아니라 아빠께 좋아하시는 음식 해 드릴 수도 있는데 아빠는 저 결혼한 후에 한번 밖에 저희 집에 안 들어오셨지요. 당신 딸 먹이려고 담양에 까지 가셔서 소고기 등심을 아이스박스 안에 비닐을 깔고 고기를 한 켜 한 켜 올려서 가져오셨지요. 그때가 30대 중반이었어요. 그 뒤로는 그 기회조차 오지를 않았어요. 아빠는 가슴이 아프셔서 저희 집에 오시지 않았어요. 아빠! 앞으로 잘 살게요. 하늘나라에서는 걱정 하시지 마세요. 다음 세상에 또 아빠의 딸로 태어나면 그때에는 아빠 집에 자주 모실게요. 아빠 용돈도 많이 드리고 아빠 옷도 많이 사 드릴게요. 아빠 손에 제가 작년 4월부터 아빠를 위한 기도 했던 묵주를 쥐어 드렸으니 제 손의 감촉이 전해지시죠. 아빠에게 묵주를 드리고 오늘 다시 5단 묵주를 구입해서 축성을 받았습니다. 오늘 아빠를 위해 묵주 기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아빠 편하게 계시라고 기도 많이 드릴게요.
“아빠! 사랑해요.”
첫댓글 하늘 바람님 ! 아빠에게 사랑을 준 이쁜 따님이셨군요. 마음 추스리시기를 빕니다.님의 아빠께서는 또 다른 우리들의 아빠 품에서 위로를 받으실겁니다.
주님 겉에서 편안히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남양성모성지에 가서 기도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하늘 바람님의 아빠를 위해 기도합니다. 편하게 계실 거예요. 마음 편히 지니시기를..
신부님! 잘 다녀오셨어요. 신부님 말씀대로 편하게 계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늘바람님..어제 미사후 모인 자리에서 하늘바람님이 어떻게 지내시나, 연락이 없이 안오시는걸 보니 무슨 일이 있으신가 했더랬는데...하느님께서 하늘바람님 기도를 들어주신걸 느낄 수 있어요, 가족의 사랑을 회복하고 떠나셨으니 참 다행이에요...마음이 오래도록 많이 아프시겠지만 주님이 이겨낼 힘을 주실걸 믿어요. 오래 고통의 세월을 보내셨을 어머님께도 깊은 위로의 기도를 보냅니다...힘내세요...
엄마와 화해하고 다른 분이 가셨으니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늘바람님...가슴이 너무 아파요....아빠도 딸의 마음 다 아실거예요...
그렇지요. 아빠니까 자식의 마음도 아시겠지요.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아빠를 보내드린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요...
모든 것 다 주님께 의탁드리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께 의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하늘바람님..................힘내세유^^
감사합니다. 곡스님도 요즘 조금 힘드신데 힘 내세요.
상록수 미사에 아무 말씀이 없으셔 이상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역시였군요..많이 사랑받고 많이 사랑해 드렸으니 너무 슬퍼마세요..아무리 잘해 드렸어도 회한이 남는게 우리들이지요..아버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드립니다..힘내세요~
기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의 준비를 했어도 영원한 이별의 슬픔은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일이지요...살아가면서도 문득문득 그 아픔이 살아나지만..그것 또한 우리가 할 수 없는 일.... 주님 품안에서 평안히 안식누리시길 기도합니다... 하늘바람님 이제 참말 어른이 된거여요...너무 힘들어하지말고 잘 지내요~~~
정말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바람님, 하느님의 위로가 자매님과 가족분들께 함께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아버님은 주님 안에서 평안하실거예요. 힘 내시기를...
감사합니다. 주님 안에서 평안하실 거라 믿고 싶습니다.
그토록 사랑히시던 아빠가 다른 세상으로 가셨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그래도 어머님이 계시니...어머님은 더욱 가슴이 아프시고 힘드실꺼예요. 많은 회한으로 더욱 그립고 가슴 절절하신 하늘바람님, 주님께 의탁하시고 기도 안에서 모든 시름 견디시길,,, 함께 기도 하며 기억할께요.아버님의 영혼 안식을 위해서도...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