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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겨울 심설산행으로 형님격인 태백 보다 그 속내가 헐 야무지게 아름답다는 소백산으로 향하는
날인지라 고구마 장수 털벙거지 모자를 비롯해서 여러 겨울 채비를 꼼꼼하게 준비하여 오리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딸 아이 출가하기 여러 해 전 부터 개그맨 이 승윤씨와 윤 택씨가 출연하는 나는 자연인 이다 라는
채널에 허구 헌 날 눈을 고정 시키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여동생이 보다 못해 핸펀을 하더니만 오래 전에
소백산 자락에 땅떼기를 쪼꿈 사 두었는데 오빠 한티 맞는 땅인지 가서 함 알아 보라고 해서 영주 단산면
이란 곳을 물어 물어 찾았던 일이 있었다.
지적도를 비롯한 여러 자료들을 검토해 보니 소백산 국립공원의 경우엔 평지에서 일정한 고도를 올라 선
시점을 기준으로 같은 높이 즉 등고선을 따라서 그 윗 부분만을 국립공원으로 묶어 일체의 개발행위를 금지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부지 10만 평 중에서 사분지 일 즉 2만 오천평 정도의 국립공원 아랫부분은 컨테이너
하나 들여 놓고 살 만 한데 문제는 어떤 사람과 공동 지분이 되어 있어 공유 지분을 매입코져 여러 번을
접촉하며 싯가의 따 따블로 가격을 제시해도 팔 듯 말 듯 줄 듯 말 듯 하며 애만 태우는 지라 에라 엿이나
쳐 먹어라 하고 돌아 선 것이 작년의 일 이고 지꿈은 자연인이 되겠다는 개꿈은 접은 상태이다.
내 여동생은 안동 촌년 으로 태여 났지만 지금 신세는 가진 것은 돈 밖에 업따 미나리 깡에 용 났다
메롱 메롱 하는 개팔자 신세인지라 어쩌면 노후를 단산면 단곡3리에 들어 가서 살 수도 있었는데 여간
아쉬운 일이 아니다.
엿에 관해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들 알고 있는 야기인데...
엿 공장에 갔다 온 사람들은 엿을 먹지 말라고들 한다. 엿은 우선 초콜릿트 빛이 나는 갱엿을 만들고 2차로
이 갱엿을 남근처럼 툭 불거져 나온 나무 가지 위에 올려 놓고 갱엿이 녹으면서 양쪽 옆으로 늘어 지면
두 손으로 접어 올리기를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손에 엿이 묻지 말라고 침을 퇴 퇘 뱉기 때문인데
중 고등학교 입시 시험이 있던 시절 엿을 만들 수 없는 재료를 골라라 하는 사지 선다형 문제에서 무우를
선택한 수험생에겐 당연 오답 처리를 하였는데 어느 학부모가 울릉도에선 호박도 엿으로 만드는데 무우를
엿으로 못 만들 수가 없다며 학교 운동장에서 솥을 걸고 무우로 엿을 고와 대기 시작한다. 이 한 문제가
오답처리 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수십 수백명의 당락이 바뀔 처지인지라 학부모 입장에선 생사를 걸 수
밖에 없는 일 인지라 무우로 엿을 고와선 입시에 관련 된 여러 사람들에게 무우엿이나 함 쳐 먹어 보라고
했었던 건 사실 실화이다.
느림보 리무진이 어느 고속도로 휴계소에 당도하니 오늘도 예외없이 잡상인 한 분이 올라 오시는데 특이한
상술과 특별난 물건을 갖고 올라 오셨다.
이룬 엄동설한 꼭두새보케 등산을 한다면서 집을 나서야 하는 남정네는 집꾸석에서 삼식이 노릇하기가
불가능한 고개 숙인 남자가 틀림 없고 집에 있는 남푠 밥도 안해 주고 속에서 치 밀어 오르는 불꽃을
끄기 위해 새벽 등산버스를 타고 있는 여인네의 집에 있는 남푠 또한 그렇고 구런 남정네가 틀림 없다며
배꼽 밑 5쎈티 정도 즉 하단전에 자신이 팔고 있는 자석을 붙이면 금새 아파트 공사장의 타워 크레인 처럼
몰라 보게 달라 진 것을 보게 된다는 썰레발이가 기가 막힌데 남정네들은 애써 못 본 채 하며 고개를 돌린다.
그 물건 사는 순간 나는 고개 숙인 남자입니다 하며 그 사실을 방송국에 보도자료 던져 주는 것과 똑 같기
때문인데 일제가
조선 민족의 자존심을 짓 밟기 위해 행 했던 최악의 졸렬한 작태가 남의 대궐에 원숭이를 비롯한 동물들의
우리를 만들어서 구경거리로 만들다 못해 그네들의 국화인 사꾸라를 잔뜩 식목해 버린 일인데 이 창경궁
동물원에서 기르던 숫물개가 어쩌다 죽음을 맞이하자 사달이 벌어 지기 시작한다.
창경원 책임자에게 그 숫물개 거시기 자기 한티 팔지 않으면 때리 쥐기뿐다꼬 공갈을 치는 장안의 돈푼
꽤나 있는 유한 마담들이 전화통에 불이 붙어라 하며 전화질을 해 대자 만부득 공개경쟁입찰에 돌입하게
되는데 오늘의 자석 판매 처럼 입찰에 참여한 남정네는 한 놈도 없고 예폔네들만 개떼 처럼 버글 버글
거렸다고 한다. 새치기가 없을 수가 없다. 한판 싸움이 벌어 진다.
야 이 집팔년아 국민학교 댕길 적에 앞으로 나란히도 안 배웠나? 줄 좀 서라.
니 뇬은 쌍판데기를 보아 하니 나잇살이나 쳐 묵은 것 가튼데 그만큼 했으면 인쟈는 고만 해도 안 되나?
늙은 말이 홍당무 싫타꼬 하는 것 봤나? 길이 잘 든 솥이 밥이 헐 잘 되는 거 니는 모르나?
일설에 의하면 에밀레종 보다 헐 큰 가마솥에 숫물개 사체를 통채로 넣곤 무우엿 고와 대듯이 한나절을
푸욱 달여선 입찰에 참여한 예폔네들에게 활명수병으로 한빙씩 돌려서 사태를 무마했다고들 합니다.
풍기 인터체인지를 벗어 난 느림보 리무진이 순흥면에 있는 초암매표소에 에이팀을 우선 뿌리길래 차
내에서 잠시 주위를 둘러 보는데 맨 뒷좌석에 앉은, 외모가 거의 연에인급 수준인 한 젊은 회원이 감회
어린 표정으로 순흥 지나 바로 옆에 붙은 단산면 단곡리가 자신의 친정 고향 동네 라고 한다.
그제서야 자세히 얼굴을 들여다 보니 펀뜩 생각이 난다. 지난 여름
고찰 영국사가 있는 충청도 영동땅 천태산을 느림보와 함께 올랐던 그 여성분 이시다. 더운
날씨 탓에 머리를 쑌 코네리가 주연했던 바람과 라이언 이라는 영화에서 열연했던 캔디스 버겐 처럼
위로 올려 묶고 It BOTTLE 이라는 로고가 백힌 락 앤 락 투명 물병에 들은 션한 생수를 참으로 맛나게
마시던, 다리가 풍기 인삼처럼 늘씬하고 뒤에서 보면 화장실이 거의 허리춤에 붙은 듯한 롱다리에
목덜미에선 코를 드리대 보진 않았지만 항시 영주 풋사과의 풋풋한 내음이 풍길 듯한, 싱글 거리는 미소가
보는 이들을 뇌사 시켜 버릴 듯한, 머어 더 없나?
소백산 정기를 받고 태여나 풍기 홍삼 댈인 물을 생수처럼 마시면서 골든 애플을 밥 먹듯이 먹으면 저룬
미인이 탄생케 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깨 달으면서 처음으로 예폔네와 맞선 보던 날이 생각 난다.
남서울 호텔 커피샾에서 처음으로 소개를 받으며 커피 세잔을 리필할 때 꺼증 내내 띵한 얼굴로 말 한마디
없길래 에라 엿이나 먹어라며 내가 했던 말이 오시다가 전철에 대가리를 받은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피식
웃고는 그만이다.
차를 돌려 다시 풍기 인터체인지를 들어 가서 소백산 밑 터널을 경유하여 충청도 단양땅 어의곡 매표소
주차장에 들어 서니 아마도 주민자치단체에서 나온 사람들인 듯 한데 우선 주차비를 내라고 한다.
승질이 입빠이 올른 느림보 리무진 전 사장님이 사람만 뿌리고 차는 금새 내려 갈 터인데 주차비는 무신
주차비냐고 하니 할 말이 없는지 화장실을 사용하니 머라 머라고 한다. 구럼 차라리
화장실 사용료를 따로 징수하라고 드리 대니 또 머라 머라고 비 맞은 중 처럼 궁시렁 궁시렁 거린다.
세상 인심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하며
비로봉을 향한 눈 덮힌 호젓한 산길를 힘차게 내 디뎌 보는데 흐미나 눈이 소복하게 쌓인 너덜바위 지대에서
참으로 앙증맞게 생긴 쪽제비 한마리가 깡충 깡충 뛰다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진노랑 털에 까무잡잡한
주둥이가 제 딸아이 처럼 여간 귀여워 보이지 않는다.
우리 느림보 카페에도 가끔 광고가 올라 오는데 풍기 인견 옥션 이라는 문구다. 인견은
천연섬유 이므로 한산 모시나 안동 삼베 보다 가격이 헐 저렴하고 말 그대로 천연섬유 인지라 인기가 높은데
인견이 영주땅 풍기에 자리 잡은 이유는 풍기 인삼과 그 연유가 동일하다.
오래 전 부터 이북땅에서 살던 사람들이 여러 사유로 남쪽으로 내려 와서 살게 되었는데 개성 인삼을 하던
그 방식 그대로 풍기에서 인삼을 심고 또 어떤 이들은 인견이라는 베를 짰고 경상도에선 참으로 드물게도
영주땅엔 예전 부터 이북식 랭면을 전문으로 파는 식당이 있었다.
이북 사람들이 구태여 풍기나 순흥 쪽에 터를 잡은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풍수지리서인 정감록에서
삼재불입지처 즉 전쟁 등의 병화가 있을 시 제일 먼저 들어 가야 할 십승지 중에서 풍기와 순흥 일대가
영순위로 꼽혔기 때문이다. 참고로
6년근 인삼을 쪄서 말리면 홍삼이 되는데 4년근과는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4년근에서 일년 이년을
더 키워서 6년근을 만드는 일이 몹시 어렵고 힘이 든다고 하고 난 인삼이 워낙 약빨이 좋기 때문에 병충해에
무쟈 강한 줄로만 알았는데 이 인삼도 꼬추 처럼 농약 범벅을 하기 때문에 일부 호사가들은 전방
비무장지대 내에 별도의 무공해 인삼밭을 경작한다고들 합니다. 구러면 인삼이 6년을 넘기면 어떻게
되냐구요? 그때 부턴 약발이 떨어져서 오히려 상품가치가 떨어 진다고 합니다. 구러면 두루부치 같은 자연산
산삼은 오십년 백년 묵은 걸 발견했다고들 하는데 이런 자연 산삼은 언제 캐는 것이 가장 좋으냐구요?
눈까리에 띄는 즉시 캐면 됩니다. 일년생 삼이라도 구냥 두면 딴 놈이 반드시 캐기 마련이져.
희끄므리한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능선 직전 어느 쉼터에 당도하니 능선길에선 그놈의 바람 땜에 밥을
먹울 수가 없다며 일찌거니 상을 펼친다. 뒤 이어
염 고문님과 후미 강 대장님도 도착을 하는데 날씨 탓인지 찬물에 담군 가운데 토막 처럼 목구멍이 쬴아
들었는지 식욕들이 없나 보다. 쐐주 두어 꼬뿌에 허연 날배추 풋된장에 몇 쬬가리 찍어 먹곤 웃옷 한겹
더 껴 입곤 능선길을 올라 서니 소백산 개똥바람이 불어 제키는데 마치 고드름으로 얼굴을 쑤셔 대는 것
같고 장비의 사모장창 같은 창끝 바람이 사람을 아예 들어메치기 하듯이 땅바닥에 내려 꽂을려고 한다.
비로봉 표지석엔 이룬 무시 무시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느림보 모델학교 학생들은 촬영에 열중이다.
고구마장수 털모자를 황급히 꺼내 쓰고 종종걸음으로 소백산 노스 페이스 쪽으로 내려 오니 그제서야
바람이 멎는다. 눈 덮힌 주목이 참으로 아름다운 어느
길목에선 한마루님께서 연신 모델들의 자세를 수정하며 촬영에 열중이신데 피사체가 된 소백산 능금미인은
그 차디 찬 바람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압권의 미소는 온 몸에 그득하다. 예약방에 보면
실명을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닉 네임을 아예 소백이나 아니면 캔디스 버겐의 캔디를 사용함도 좋을 듯.
이 정도면 다음 산행 때 만나면 홍삼 부시래기 끓인 물 한 대접 정도는 얻어 먹겟죠 무어.
새해 첫 산행이라고 강 대장님께서 깊은 맛이 나는 사골국물에 떡국을 끓여 주신다.
알라 붕알처럼 생긴 총각김치를 어석 어석 거리며 떡국과 국물을 훌훌 마시고 있는데 구닥가리 핸폰으로
문자가 하나 날아 든다. 사랑하는 아부지! 올 해는 제발 술 작작 드시고...
황급히 핸펀 뚜껑을 덮어 버렸지만 나 역시 남들 처럼 딸바보 임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가 보다.
뜨거운 국물을 훌쩍이며 마시노라니 괜한 눈물이 콧물과 범벅이 되어 얼굴을 황칠 한다.
호남쪽에선 자식들에 대한 아주 정겨운 애칭으로 내 새끼들이라는 표현을 쓰고 내 고향땅 안동에선
엄니가 딸들을 보고 이 년 저 년이라는 표현을 쉽게 한다고 하면 서울 사람들은 잘 믿지를 않는다.
이제 남은 여생 자연인도 되지 못할 바엔 등산이나 욜씌미 따라 다니면서 사랑하는 내 딸년 행복하게
잘 살아 달라고 불전에 기도나 올리면서 살아야 겠다고 새해 신년 화두를 던지면서 귀가길을 서둘러 본다.
탄천변의 바람과 똥개 돌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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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소백산 거친 바람속에서는 육중한 돌삐님도 어쩔 수 없는 미약한 소년..
얼굴은 바람에 얻어맞아 빨갛게 변했고
바람의 기세에 몰려 휘청거리더군요.
그런줄 알면서 ..
바람에 뺨 맞을 각오하면서 오르지 않았던가요? ㅎ
그 바람 안 불었으면 오히려 싱겁다했을거예요.
여동생 잘 구슬려 소백산 자락에 자연인으로 돌아가시면
산삼캐러 소백산 구석구석 헤집고 다니면서
산삼도 캐고..
뱃살도 빠지고..ㅎ
돌삐님의 신년 첫산행 소감 재미있었습니다.
이제서야 돌삐님이 친구처럼 느껴지니
실로 오래 걸렸습니다.
무려 8년 차..ㅎㅎ
돌삐님의 산행기 재미있게 잘 읽었읍니다
재미나게 산행기를 쓰면서 타고난 재주를 마음껏 발휘하는 돌삐님의
글쓰기에 감탄을 자아냅니다
금년 한해도 많은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