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효과(烙印-Effect)
1850년에 발표한 나다니엘 호손의 장편소설 <주홍글씨>는 17세기 청교도의 도시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사건을 주제로 다룬 작품으로, 죄지은 자의 고독한 심리를 묘사한 19세기 미국문학의 걸작이다. 헤스터 프린은 유부녀이지만 누군지 모를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이를 교도소에서 낳고 가슴에 간통(adultery)의 첫 글자 'A'자를 달고, 평생 죄인이라는 낙인 속에서 살아야 했던 비운의 여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고려시대부터 절도 전과자나 노비에게 낙인을 찍었던 적이 있다. 낙인하는 형벌을 낙형(烙刑)이라고 하는데, 범죄자에 대하여는 특정 표시를 한 인두를 불에 달구어 신체의 특정부위를 지지는 것을 낙인(烙印)이라 하고, 팔이나 얼굴에 각을 하여 검은 묵으로 새겨 넣는 것을 묵형(墨刑) 또는 흑형(黑刑)이라 한다. 전과자에 대하여 일정한 표시를 함으로써 사회로부터 분리시키겠다는 의도였다. 매우 비인간적이라는 이유로 세종 때 이를 금하는 영을 내렸으나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다가, 영조 9년(1733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낙형은 폐지된다.
한번 낙인이 찍히면 이를 회복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어린아이에게 주위 사람들이 '바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 이 아이는 갈수록 의기소침해지면서 자신이 진짜 바보인가 생각하면서 결국엔 정말 바보가 될 수도 있다.
훗날 천재클럽인 국제멘사협회 회장이 된 빅터 세리브리아코프는 17년을 바보로 살았다. 학창시절 빅터는 선생님이 학교에서 실시한 IQ 검사에서 IQ 173을 IQ 73으로 잘못 기록하는 바람에 저능아라고 조롱을 받았고 급기야 학교를 자퇴해야만 했다. 하지만 빅터는 국도변 광고판에 내건 난제의 수학문제를 풀게 되면서 천재로 인정받아 회사에 특별 채용되는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섣불리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그래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