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칼럼] 함께의 윤리, 사람의 품격
뜻은 크지만 정직하지 않으면 그 뜻은 쉽게 부패한다. 무지하고 불성실하며 고집이 세면, 주변은 고달프고 힘들어진다. 무능하면서 믿음마저 없다면,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결국 공허하다. 권경자의 책 《인생문장》의 한 구절은 인간의 본질을 날카롭게 비춘다. 마치 거울처럼 우리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낸다.
사람이 위대한 것은 타고난 재능이나 운명 때문이 아니다. 배움을 통해 스스로를 바꾸고, 조금씩 발전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하루를 가장 뜻깊게 보내는 일은,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오늘을 이루는 것이다. 작은 성찰과 반복의 누적이 인간을 단단하게 만든다.
배움이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다. 마음을 닦고, 태도를 가꾸며, 삶의 방향을 바로잡는 과정이다. 그 안에는 ‘나를 넘어서는 용기’와 ‘타인을 향한 이해’가 함께 있다. 이 두 가지가 공존할 때, 인간은 비로소 사람다워진다.
그러나 배움이 깊어질수록 깨닫는다. 인간은 혼자 완성될 수 없다는 사실을.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길은 언제나 ‘함께’에 있다. 협력하고, 서로 기대며, 손을 내미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된다. 그 ‘우리’가 쌓아올린 힘 위에서 문명은 자랐고, 그 문명 위에서 인간은 인간다움을 배웠다.
협동은 현생 인류가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사냥을 함께하고, 불을 나누고, 언어를 만들며, 생존을 위해 어깨를 맞댄 순간부터 우리는 이미 ‘함께 사는 존재’였다.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 인류를 존재하게 한 힘이었다.
비록 자발적이지 못하더라도, 타인과 더불어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일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이자 품격이다. 그것이야말로 사람답고, 아름답고,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토대다.
우리는 종종 ‘성공’을 혼자의 결과로 오해한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함께 이룬 성취’일 때 의미를 가진다. 자신의 일에 성실하고, 타인을 존중하며, 작은 자리에서도 책임을 다하는 사람, 그가 바로 세상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뿌리다.
협동의 정신이 깃든 사회는 경쟁보다 품격이 앞서고, 서로를 끌어올리는 인간의 따뜻함이 공존한다. 결국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자신을 넘어서 타인을 품고,‘나’가 아닌 ‘우리’로 존재하는 일이다.
함께의 윤리는 인간을 성숙하게 하고, 협동의 품격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오늘의 나를 넘어 내일의 ‘우리’를 향해 나아가는 길 위에서 인간의 존엄은 비로소 완성된다.
시와늪문인협회 대표 배성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