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_수컷의 속성 ●지은이_유승도 ●펴낸곳_시와에세이 ●펴낸날_2019. 2. 27 ●전체페이지 108쪽
●ISBN 979-11-86111-60-4 03810/신국판변형(127×206) ●문의_044-863-7652/010-5355-7565
●값_ 10,000원 ● 입고 2019. 3. 4
자연 그대로의 삶이 농사와 시가 되는 영월 만경대산의 유승도 시인!
이순으로 접어든 강원도 영월 만경대산의 유승도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수컷의 속성』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유승도 시인의 이번 시집 『수컷의 속성』은 앞의 시집들과 마찬가지로 그가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는 강원도 영월 망경대산의 자연을 시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시인의 독특한 약력에서 보듯 그는 아직도 자급자족의 농사를 지으며 만경대산 중턱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 농사는 물론 주변의 동식물과 한 몸을 이룬 채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자연과 삶이 하나라는 가장 시적인 시세계를 견인하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는 내 집 옆이다 나도 물러설 수는 없다 그래, 나를 어찌하고 싶다면 덤벼라 누구 하나가 죽어야 한다면 한번 해보자
낫을 든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살짝 피하면서 찍어야 한다
멧돼지는 팍팍 땅을 찍으면서 달려왔다
마악 발을 움직이려는 찰나였다 좀 더 세게 땅을 앞발로 팍 찍는가 싶더니 멧돼지가 방향을 틀어 나무 사이로 달려갔다
목숨을 걸고 싶은 마음은 없었구나 비켜줘서 고맙다
멧돼지의 발걸음이 일으키는 소리도 곧 들리지 않았다 숲이 깊다
―「사투를 벌여야 한다면」 전문
짐승의 세계에서 어떤 영역을 지켜내는 것은 삶을 유지하는 양식이다. 이 시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유가 “내 집 옆이다 나도 물러설 수는 없다”에서 드러나듯 곡식과 가축을 지키고자 하는 농사꾼의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다행히도 멧돼지는 “방향을 틀어” 비켜간다. 여기에서 시인은 “목숨을 걸고 싶은 마음은 없었구나 비켜줘서 고맙다” 절한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함께하는 삶의 양식, 공동체적 삶의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유승도 시인은 영월 만경대산의 오막살이에서 20여 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고 있다. 그의 농사와 시 속에는 싱싱한 곡식과 푸성귀가 가득하고 마당에는 가축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또한 들과 산에는 날짐승과 들짐승이 어우렁더우렁 함께 한다. 그것은 “생사가 자연이요/너도 자연이니/세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도/서러워하지마 화내지도 마”(「삭풍이 건네는 말」부분)와 같이 자연을 숭배하며 살아온 시인의 이력이 짙게 배어 있다. 따라서 이순을 맞이하며 펴내는 이번 시집은 유승도 시인만의 독특한 시적 세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생활시’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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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시인의 말·05
제1부
삭풍이 건네는 말·13
사투를 벌여야 한다면·14
한파경보가 내린 아침·15
우리 집 냉장고엔 내가 키운 흑염소가 있다·16
새의 마지막을 위하여· 17
떠났네·18
환하다·19
닭장 밖을 홀로 거니는 닭·20
수컷의 속성·21
가을 산책·22
여름·23
창백한 푸른 점·24
진딧물 목장·26
백지·27
한 마리가 늘었다·28
제2부
아들의 동화·31
눈썰매를 타고 놀던 때가 그립다·32
화려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걸치고 다닐 만은 한 옷·33
좋은 징조·34
비바람이 화끈하게 휘돌며 지나간다·35
도사·36
돈도 안 되는 거·37
겨울이 왔다·38
멧돼지 고기를 먹으며·39
노숙 부부·40
막막하다·41
마주 보며 웃을 수 없는 사이·42
매와 쥐가 있는 풍경·43
입추는 지나고 비는 내린다·44
인사는 먼저 해야 한다·45
제3부
우리 모두 스쳐 지나가는 사이이니·49
버들가지를 타고 노는 강아지들·50
두릅 한 아름·51
20년·52
다행이다·53
별맞이·54
5월·55
부처님 오신 날·56
소쩍새가 울어서·57
배는 고프고 울음은 나오고·58
노을 너머를 바라보다·59
붕어·60
장미 허브·61
묘하게 어려운 일·62
제4부
6월 초·67
바람 속에서 살아가기·68
씁쓸한 웃음·69
저녁 무렵, 산등성이 나무에 때까치가
무리를 지어 앉아 무어라 무어라 얘기하고 있다·70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71
비명·72
꽃과 바위·73
뒤로 흐르기도 하는 세월·74
독재자·75
축지법·76
현대시작법·77
행운·78
숲의 고요·79
구름이 오고 가는 길목엔·80
드러나지 않게·81
제5부
동백꽃 처녀·85
완전한 혁명·86
여리고 맛있다·87
덫·88
얼굴·89
태평한 날이로고·90
깻대와 은하수·91
끝난 뒤·92
겨울철 올림픽 스키 경기장에 가니 각국의 응원단이 국기를 흔들며 자국 선수들이 결승 지점을 먼저 통과하기를 함박함박 웃으며 외치고 있었다·93
산촌의 평화·94
남 다 심은 뒤 감자 심기·95
시인의 산문·97
■ 시집 속의 시 1편
내 눈에는 새끼가 어미에게 달려드는 것으로 보이는데 흑염소는 어미가 아니라 암컷으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소년의 풋풋한 기세로 자라난 새끼 옆에서 어미 흑염소는 엎드린 채 괴성을 내질렀다 이윽고 양수가 터지자 수컷 새끼 두 마리가 어미에게 달려들었다 아비 수컷도 함께 뒤엉켜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었다
암내만 풍기면 달려드는 수컷들 앞에서 나는 끼어들지도 못하고 마냥 서 있었다 세상이 흘러가는 힘은 이렇게도 막을 수 있는 게 없다
―「수컷의 속성」 전문
■ 시인의 말
또 한 해가 가고 한 해가 오니 내 나이도 60이다. 무엇인가를 해놓거나 남긴다는 것도 별 의미가 잡혀지지 않는다. 그런 중에도 나는 글을 쓰고 있고 그 결과물로 또 한 권의 시집을 내게 되었다.
어쭙잖은 말은 더 늘어놓지 않기로 한다. 다만 지금까지 내가 시인으로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옆에서 나를 밀어주었던 몇몇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만은 밝혀두고 싶다. 내 시 중에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글이 한 편이라도 있다면 그건 내가 쓴 것이 아니라 그들이 쓴 것이다.
2019년 새해 아침
망경대산 중턱 오두막에서
유승도
■ 표4(약평)
인간 세상이 아니라 자연 세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시집이다. “살아 있는 것들아 우리 서로 욕하진 말자”(「노을 너머를 바라보다」)는 시 구절처럼 기르고 가꾸는 동식물들은 물론 멧돼지나 꿩 등 야생, 산과 들과 하늘과 별 등 대자연과 온몸으로 어우러지며 나온 시편들. 예쁨과 미움, 선과 악 등 인간 세상의 분별을 떠나 자연이 쓴 이 시편들이 인간의 야성, 자연성을 돌려주고 있다. 시의 문법도 부러 짓거나 꾸민 것이 아니라 생각할 틈새 없이 자연스레 터져 나온 즉물적인 자연 문법이다. 교감이니 관조니 하며 학습과 교양으로 쓴 자연시와는 그 본질과 문법부터 다르다. TV 인기 장수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추석 특집 주인공으로 나와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천생 자연인 유승도 시인, 이번 시집을 통해 야성적이면서도 한없이 따스한 자연의 시편들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_이경철(시인, 문학평론가)
시집을 열면, ‘오래된 미래’로서의 자연 풍경들이 산수화 병풍처럼 고즈넉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는 “망경대산에 20년 넘게 살다 보니 나보다 먼저 봄을 맞아 피어나는 동백꽃이 산의 모습임을 알겠다”(「동백꽃 처녀」)는 자연파 시인이 인생을 찬찬히 사유하며 천천히 거닐고 있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참나무 한 그루가 푸른 꽃 한 송이다”(「5월」)라고 노래하고, 자연과 생명의 전일성을 “독사를 잡아먹은 가을이 꿈틀거리며 흐른다”(「가을 산책」)는 독특한 이미지로 그린다. 또한 “암내만 풍기면 달려드는 수컷들 앞에서 나는 끼어들지도 못하고 마냥 서 있었다”(「수컷의 속성」)고 하여 동물적 행동에서 자연의 시원적 원리를 발견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지구, 그 점 안의 점으로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의 전부라고 외친다”(「창백한 푸른 점」)고 적으면서 자연을 우주적 상상과 인간 비판의 매개로 삼는다. 하여 이 시집에 펼쳐진 자연 병풍은 생명과 인생과 우주를 하나의 풍경으로 이어주는 시적 상상의 바탕인 셈이다. 이 바탕 위에서 유승도 시인의 자연시 혹은 생태시가 탄생한다.
_이형권(문학평론가, 충남대 교수)
■ 유승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천만년이 내린다』, 『딱따구리가 아침을 열다』. 산문집으로 『촌사람으로 사는 즐거움』, 『고향은 있다』, 『수염 기르기』, 『산에 사는 사람은 산이 되고』 등이 있다. 현재 영월 망경대산 중턱에서 농사를 조금 지으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 연락처_010-8714-6647
첫댓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년 아로코문학창작기금 수혜, 유승도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수컷의 속성』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큰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근간 망경대산 오를 계획이시면 기별주세요 ^^
문 시인님, 다음주 망경대산 갈 예정, 가기 전 연락드릴게요. 그때 봬요.
@문철수 잘 다녀왔어요. 함께했으면 더 좋았을 걸요.
축하합니다 ^^
감사요. 망경대산에서 봬요.
@양문규 넵^^
유승도 시인님, 시집 『수컷의 속성』 출간을 축하축하합니다. 그야말로 날것의 숭고함이 전해오네요.
이순의 유승도 시인, 자연 그대로 생생한 시가 엄청 좋지요.
출간 축하합니다.
시집은 제게 아직 꿈입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선생님도 시집으로 생생하는 해 되시길 소망합니다.
유승도 시인님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영월 함께해서 엄청 좋았어요. 감사, 감사합니다.
집에 잘 도착했슈. 어제 나는자연이다 재방송도 했어요.
자연 그대로 자연인 유승도 시인!~
유승도 시인님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조만간 봬요.
제가 워낙 게을러서 이제야 인사를 드리러 들렀습니다.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언제 개인적으로 만나는 때가 있다면 막걸리 한잔 올리겠습니다.
영월이 그립네, 다시 영월 가고파.
축하드립니다.
감사, 감사요. 올 가을 유승도 시인 영동 모실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