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김장 문화
우림 이 석 기 소고
추운 날씨는 피 할길 없는 일
김장철이 찾아오면
농부의 전성과 땀을 마시고 살던
밭에서 곱고 싱싱하게 자란
여러 종류의 채소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있는 그대로 살아도 좋아 하며
농부의 정성에 배신하지 않고
젊고 발랄한 섬섬 옥수 아가씨들의
관심 있는 눈길 한번 받지 못하고
세파에 찌든 농부와
아낙들의 따스한 손길에 의해
정성스레 집으로 운반 되지요
다듬고 절이고 씻고 또 씻고
노련하신 어미니들의 손맛인
고춧가루. 젓갈류. 깨. 찹쌀풀죽.
생강. 마늘. 청각. 굴. 파.
당근. 미나리. 부추. 배 등등
온갖 양념 온몸에 듬뿍 바르고
비로소 한포기의 맛깔스러운 김치로 변신
또 그 위에 고명 받아
도가니에 차곡차곡 가득 채워지고
어린 시절 추억
김장하는 집은 온 종일 잔치 집
남녀노소 시끌벅적
어른들 막걸리 한잔에다
깨소금 듬뿍 묻힌 김치 한가닥
안주로 먹으면서 눈물은 그렁그렁
그 모습 정겨워서 인정이 묻어났어요.
지난 세월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정말 그립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곱게 담겨진 김장 김치는
짚공예 맵 씨 있는 이엉으로 싸이어
땅에 묻힌 도가니 속에서 겨우내 숙성되어
한 겨울 나는 데는 든든했지요.
세상의 변천 따라 김장문화도 변하여서
오늘날은
아무런 의미도 없이
절친한 아줌마 몇몇이 끼리끼리 모여
그도 입식 부엌방에서 담가지지요.
옛날처럼 도가니의
묘미는 사라지고
김치냉장고로 즉석에서 옮겨지는
너무나 편안한 삶이라서
인정. 친목. 배려. 도움은
물 건너 가 버린 지 오래 됩니다
너무나 기계적인 삶이지요.
지금 신세대 사람들은
대형마트나 반찬가게의 의존
김장 김치 맛을 모르고
오직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만
우리나라의 전통음식
두부비지. 된장찌개 청국장 동치미. 백김치.
빈대떡 가죽부각 여러 종류의 부침개와
떡과 묵 생 두부 고구마
새우젓 달걀 찜 수정과 식혜 장아찌 등등
그리고 모든 겨울 음식의
종합 자료 김장김치
그 맛이 그리우심에
눈 지그시 감은채로 하신 말씀
어이하여 이리도 세상은 변 했는고
그러시면서 그 시절을 반추하지요
아삭 아삭 입맛 돋우는
배추김치와 무김치 동 치미를
눈 속 땅에 묻은 도가니에서 갓 꺼낸
싱싱 담백한 김치 맛을
세상 어떤 음식이 따라 줄까요?
천하일미 한국인만의 레시피
자랑스러운 김장 김치를
신세대 여성님들
우리 전통 조상님 김장문화에
지대한 관심 가지시고
연추 드신 분들이 더 연추 드시기 전
김장 담그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김장 담가서
언제까지나 딸과 며느리 도울 수 가
없으니까요 세월은 소리 없이 흘러 갑니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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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김장문화 ( 퇴 고)
피안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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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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