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한 마리 고래가 되어 넓은 바다로 나갈 거예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사막 같은 현실 속
자기와의 싸움으로 흔들리며 커 가는 ‘날개학교’ 아이들
단비의 신간 『사막 고래』는 학교 밖이라는 불안하고 불확실한 시간과 공간 속의 아이들 이야기이다. 우리 둘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 학교가 아닌, ‘학교 밖 아이들’이 좌충우돌 진심을 다해 저마다의 길 찾기를 하는 대안학교 이야기이다. 유주, 수호, 은우, 나은은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날개학교’를 선택했다. 학교 폭력의 피해로 더는 학교에서의 일상을 버틸 수 없어 자퇴 후 떠돌다 날개학교를 찾은 아이, 절도죄를 지어 보호처분을 받아 날개학교에 흘러온 아이, 책 한 권 편히 읽을 수 없는 사막 같은 현실 속 꿈을 찾아 자발적으로 대안학교를 찾은 아이… 아이들은 각자의 사정만큼 다양한 배경과 사연을 가지고 이 자그마한 대안학교에 둥지를 틀었다.
이 학교에는 아이들이 패배자나 문제아가 아니라는 확신과 신념을 가진 교장선생님과 사막이나 오지를 걷는 이들에게 생명과도 같은 ‘나침반’ 이라는 별명의 선생님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서두르지도, 훈계하지도, 지적질하지도 않으면서 아이들과 함께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그들을 보듬는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두물머리에서 만나 하나가 되듯, 날개학교는 전혀 다른 환경과 개성이 다른 아이들이 모여 빛을 발하는 학교가 될 것입니다.” 이나라 교장선생님의 말씀이다. 서로 다른 아이들의 처지와 기질, 관심사와 재능을 있는 그대로 살려주는 학교, 패배자나 문제아로 낙인 찍는 것이 아닌, 성장통을 앓고 있는 그저 ‘평범한’ 아이로 바라봐주는 학교. 아이들에게 멋진 날개를 달아주고픈 ‘날개학교’의 이야기가 솔깃하다.
저자 소개
글: 박경희
1960년 경기도 양평에서 출생, 20년간 방송 구성 작가로 활동했다. 2006년 한국 방송프로듀서연합회의 ‘한국방송 라디오 부문 작가상’을 수상했다. 2004년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사루비아」로 등단하여 소설, 르포, 동화, 에세이 등 경계선을 넘나드는 글을 쓰고 있다. 역사, 탈북 이야기는 물론 아프고 힘든 청소년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탈북학교인 하늘꿈중고등학교에서 10년간 ‘인문학 수업’ 지도를 했다. 남산청소년아카데미에서 오랫동안 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2017년부터 중학교 2학년 도덕 교과서와 『중학교 소설 읽기』(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에 『류명성 통일빵집』이 수록되었다.
역사소설 『언제든지 스마일』 장편소설 『리정혁의 백두산 하이킹』 장편동화 『리루다네 통일밥상』 『난민 소녀 리도희』 『류명성 통일빵집』 『몽골 초원을 달리는 아이들』 단편소설집 『리수려, 평양에서 온 패션 디자이너』 청소년 성 소설집 『버진 신드롬』 탈북청소년을 위한 하늘꿈학교 르포집 『우리의 소원은 통일』 탈북동화 『엄마는 감자꽃 향기』 『감자 오그랑죽』 『Potato Porridge』(영문 번역 해외 보급) 공저로 『대한 독립 만세』 『민주를 지켜라』 『내가 덕후라고?』 『알바의 하루』 등을 썼다.
출판사 리뷰
‘더는 아웃사이더로 살고 싶지 않아!’ 흔들리며 자라는 학교 밖 아이들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어. 지루해 미칠 것 같아. 꽃들마저 나를 비웃고 있잖아.” 책 읽고,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던 유주는 모든 일이 시큰둥하고 무기력하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일까? 일반 학교와 다를 것이라 기대하고 찾은 대안학교인데, 안갯속 같은 기분은 그대로이다. 여기도 아니라면… 어디로 가야 하지? 절박함 속에 아무리 길을 두드려 보아도 막막한 느낌은 나아지지 않는다.
“내가 전염병 환자라도 되는 줄 알아? 부모 잘 만나서 기부금 내고 들어온 찐따들이 뭘 알아? 꿈속을 헤매는 듯 몽롱한 아이들의 눈빛, 친절을 가장한 선생들의 위선적인 모습. 여기는 정신병자들이 모인 곳 같다. 차라리 나를 소년원으로 보내줘!” 돌아갈 집은커녕, 발조차 붙일 수 없는 상황에서 거리로 내몰린 수호가 탈선의 길을 걸은 건 당연한 수순일지 몰랐다. 마음속의 화를 이기지 못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수호가 과연 날개학교에 적응할 수 있을까?
“나는 팝콘이 아니야, 네가 열받게 한다고 터지지 않는다고…. 그러니 날 네 맘대로 휘둘러도 된다고 생각하지 마.” 이기적이고 미성숙한 부모에게 돌봄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폭력에 시달리고, 식구들에게 짐짝 취급을 받아 여기저기 떠밀려 방황하던 은우. 뿌리 약한 은우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저마다의 스토리들이 부딪혀 가며 만들어지는 날개학교 이야기는 핍진한 리얼리티로 가득하다. 우리 청소년 아이들이 처한 작금의 현실 속에서 그들 곁에서 함께 살아내온 작가이기에, 흔들리며 자라는 아이들 세계를 이토록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이리라.
“떠밀려 방황하다 돌고 돌아온 이 자리, 나를 찾아가는 힘겨운 여행”
무기력한 마음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도서관 바닥에 누워 있기 일쑤이던 유주, 오토바이 날치기로 보호처분을 받아 날개학교에 왔지만, 다시 오토바이를 몰래 훔쳐 타다 인사사고까지 내고 만 수호, 식구들에게 떠밀려 낯설고 물선 나라의 벼랑 끝에서 다시 돌아온 은우. 더는 아웃사이더로 살고 싶지 않은 아이들의 분투가 눈물겹다. 무엇하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이기에 더욱 안쓰럽다.
허나 아이들은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자기 삶을 챙겨 나가기도 버거운 상황이지만 아이들은 ‘대안학교’라는 성긴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어려움을 자기 것인 양 바라보고, 성찰하고 서로를 믿어주며 성장해 나간다. 아무리 막막하고 어려운 현실이라도 아이들 곁에서 든든하게 지키고 버티는 성숙한 어른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뾰족뾰족한 아이들을 품어 내는 날개학교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가는 길을 ‘믿음과 애정으로 봐주고’ 싶은 작가를 많이 닮아 있다.
수호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모두가 하나되어 발 벗고 나서고, 유주의 사막 여행을 온라인으로 함께하고, 은우가 자기만의 시선을 찾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가슴 뿌듯하도록 즐거운 일이다.
“난 여기가 피난처이자 쉼터야. 이제 날개를 달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 각자의 아픈 스토리를 딛고 안갯속 같은 현실 속에서라도 한 발씩 길을 찾아 나서는 “날개학교” 아이들을 응원한다. 아이들에게 나침반이 되어 줄 ‘날개학교’의 어깨 위에서 거침없이 날아 사막에서도 꿈꾸는 고래로 살아가길 바라마지 않는다.
“날자, 날자꾸나.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작가의 말
흔들리며 자라는 아이들 세계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흔히 ‘학교 밖 아이들’이라 말하지요. 우리 주변에 유주, 은우, 나은, 수호 같은 아이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들은 문제아가 아닌 성장통을 앓고 있는 평범한 아이들입니다. 그들이 가는 길을 믿음과 애정으로 봐주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