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페에 드나든 지 어언 1년 반이 되었군요.
많은 도움을 얻은지라, 저도 뭔가 도움이 되는 글을 남겨 보려 합니다.
회사에서 눈치 보며 쓰는 글이라 집에 가서 좀 수정을 해야겠지만 일단 올리겠습니다.
별 내용 아니니 그냥 편하게 읽어 주세요.^^
우선 시중에 잡다하게 나와 있는 한국어능력시험 대비 교재라는 이름이 붙은 책들은 보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일단 공신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문법이나 어휘에 대한 설명이 잘못 되어 있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두 번째로 어휘, 어법은 그렇다고 쳐도 시나 소설 등 문학에서는 저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나 소설과 관련된 문제들은 출제자의 생각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KBS 시험의 출제자와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의 출제자의 생각이 같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럼 수능이나 다른 문제집은 뭐냐고요? 그 문제들은 밑에도 언급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검토와 베타 테스트를 거친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주관이 많이 빠지게 되지요.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한국어 대비 교재들은 별로 그렇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럼 도대체 뭘 봐야 하느냐. 일단 아직 저도 안 샀지만 KBS에서 기출문제집 만든 걸 풀어 보십시오. 단, 토익 볼 때 실전처럼 모의고사를 푸는 게 중요하듯 시간 정해놓고 1번부터 100번까지 한꺼번에 푸십시오. 1, 2, 3회 세 번에서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 알고 나면 실제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시간을 안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2, 3회는 응시했는데 1회는 응시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스터디원들과 함께 1회도 풀고 2, 3회도 다시 풀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최근 몇 년간의 수능 언어영역 기출 문제를 인쇄해서 풀어 보십시오. 수능 언어영역 문제들은 출제위원들이 호텔 방에 감금된 상태로 출제, 검토, 교정․교열, 재검토, 또 교정․교열 등의 지난한 과정을 거친 문제들 중에서도 좋은 문제들을 추려서 난이도까지 조절한 그야말로 가장 무결점에 가까운 문제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오류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장 오류가 적다고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KBS 기출문제와 수능 언어영역 몇 개를 풀면 문제를 푸는 속도도 꽤 빨라질 겁니다. 답을 맞추고 난 다음, 풀이를 보다보면 실력도 쌓일 거고요.
KBS 기출과 언어영역을 다 푸신 분들은 뭘 하느냐, 교육과정평가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서 매년 6월과 9월에 모의고사를 시행하는데, 그 문제의 질이 꽤 괜찮습니다. 그것도 몇 개 풀어보시면 도움이 되겠지요.
자, 지금까지 말씀드린 건 실전 모의고사 형태로 공부하시면 좋을 것들이었습니다. 여기부터는 평상시에 어떻게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될지에 대해 간략하게 써 보겠습니다.
우선, 어문 규정입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셔서 어문 규정을 클릭하시고, 거기서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에 들어가면, 해설이 나옵니다. 꽤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으니 인쇄해서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두 번째로 국어사, 고전 문학사, 현대 문학사인데, 가장 좋은 건 조동일의 한국문학통사, 권영민의 한국현대문학사 등의 책을 읽어보는 것이나 거기에 시간을 몽땅 빼앗기면 안 되겠지요. 어쩔 수 없이 재정국어의 해당 부분을 보십시오. 하지만 너무 열심히 보시지는 마시고, 적당히 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배점과 기출 문제들의 난이도를 생각하면 말이지요.
세 번째로 독해입니다. 이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일단 많이 읽어야 합니다. 들입다 읽으십시오! 책이 나한테 쫄 때까지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시간이 너무 많이 드는 일이지요. T-T 그렇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읽는 걸 숙련할 시간이 없다면 푸는 걸 숙련할 밖에요. 시중에 나와 있는 언어영역 문제집을 분야별로 사서 풀어 보는 겁니다. 문학, 비문학, 생소한 지문 등을 말이지요. 네댓 권 푸신 다음 안 된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그만큼으로 안 되면 다시 네댓 권을 더 푸는 독기를 보이십시오. 이 문제집들에도 오류는 있을 수 있지만, 나름대로 긴 시간을 들여 만드는 것이니 많이 잘못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유명한 출판사 책 중에 적당한 것으로 고르시면 되겠지요.
마지막입니다. 항상 자신의 말과 글, 주위의 말과 글을 의심하십시오. 여력이 되면 국어사전이 있는 전자사전을 사서 항상 찾아보시고, 여력이 안 되면 메모해 두었다가 집에서 검색해 보십시오. ‘별의별’이 맞을까, ‘별의 별’이 맞을까가, ‘지난 겨울’이 맞을까, ‘지난겨울’이 맞을까가 궁금하면 찾아보시고, 까먹으면 또 찾아보시는 겁니다. 많이 찾아보는 만큼 실력이 쌓일 겁니다. 여기서 주의하실 점은 네이버 국어사전말고 국립국어원에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으로 찾으시라는 겁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말 그대로 ‘표준’입니다. 다른 사전들은 표준대사전과 다른 부분이 꽤 있으니 반드시 표준대사전을 찾아서 보십시오. ‘잘난 척하면서 공부법이라고 써 놨는데 니 글에는 틀린 데 없나 보자.’ 하는 마음이 드시더라도 네이버에서 찾은 다음 ‘거 봐. 틀렸지, 빙신.’이 아니라 표준대사전에서 찾으신 다음 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5월을 목표로 하시는 것보다는 10월인가에 있는 올해 마지막 시험을 목표로 공부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5월과 8월은 모의고사 정도로 생각하고 마음 편히 보시고요. 5월과 8월에 의외로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열심히 했으니 잘 봐야겠다고 생각한 3회보다 별 생각없이 본 2회 점수가 45점이나 높았었습니다.
에효, 별로 도움도 안 되는, 다 아시는 내용을 길게 써 놓아서 죄송합니다. 부디 다들 이번 5월 시험에는 점수 대폭 상승의 쾌거를 올리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정말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 프린트해놔야겠습니다. ㅋ
정말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신 부분이 보이네요. 좋은 정보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국어 능력 시험 대비해서 너무 많이 보신다~ 문법은 재정국어 1권, 지식국어는 재정국어 4권으로 커버하고, 독해는 언어영역 문제집이나 기타 다른 독해 문제집으로. 이렇게만 보면 될 듯~
훌륭하십니다!!
대단하십니다.정말 힘든 과정이네요.혹시 신문도 포함되나요?책을 많이 읽으시라고 했는데, 신문도 하나의 글이니 말입니다.^^
희망이 보이는 거 같네요. KBS한국어기출문제에다 수능 언어영역 기출문제부터 출발해야겠네요. 10월을 목표로 말입니다. 5월은 감을 잡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TVXQ 국문과 출신입니다만 학생 때 공부를 거의 안 해서......^^; /계절의 나라™ 도움이 많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많은 신문사들이 교열 기자를 많이 줄였다고들 합니다만, 그래도 신문에 실리는 글은 오탈자, 비문 등이 적은 편인 것 같습니다.
한국어능력시험을 잘 보기 위한 방법이라기보다는 언론인으로서의 기본 중의 기본인 국어 실력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의욕이 좀 더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비싸디 비싼 기출문제집을 샀습니다. 스터디원들과 나눠서 산 거라 큰 부담은 아니었지만요. 한 회 풀고, 해설 본 다음 리뷰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