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3가에서 / 홍속렬 ( 법붕 )
중학생 때
첫발을 디딘 서울
전차가 땡땡 거리고 달리며
시발택시가 마포, 마포
소리치며 손님을 호객하며
조랑말이 연탄 마차를 끌고
지겟꾼이 등짐을 져 나르던 시절
시골 중학생은 잔뜩 긴장하여
도시에 대한 열등감에 차
발걸음도 떼기 힘들었던 때
거기가 곧 종로 3가였다
촌놈이었다. 깡 촌놈이었다.
빡빡 머리에 검은 교복
서울 가면 눈감고도 코 베어간다던 시절에……
군대에서 외출을 나오면
종로에 있던 르네쌍스를 찾아가
고전음악을 들었다
화신과 신신 백화점이 있었다.
공수부대시절 무교동에 나와
매운 낙지에 주전자 막걸리
낙지 한 접시280원 막걸리 한 주전자에 20원
인심도 좋았다 전우들과 함께와
탁자위에 올라 내 잘 부르는 우리가곡
한 곡 부르고 베레모를 돌리면 손님들이 십시일반
노래 값을 내 줬다 멋이었다.
이제
고희가 넘어
교보문고와 알라딘, 서울 극장
가끔 들러 책도 사고
햄버거도 먹고 영화도 보고
유년시절의
그 까마득했던 추억
다시 떠올려다 보면
내 살아온 인생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가고
잘 늙어야지 잘 늙어야지
스스로에게 다짐 하는 건
그때
그 당시 받았던
유년시절의 문화적 충격 때문 이러라
(난
결코 평범하진 안을 거다.
결심 했던 그 때 그 시절 ……)
첫댓글 공수부대 시절 무교동 술집에서 노래 부르고 모자 벗어 술값 얻어냈다는 얘기만으로도
재미있는 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교동 술집 이야기 기대할게요
그 때 부르셨던 노래는 뭐에용~?
진짜 사나이 희망의 나라 내 조국등 이었습니다
앵콜을 여러 차례 받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