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공식적으로 인정된 직업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단지 실존한다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직업 아닌 직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단순한 ‘암살자’라고 했겠지만 단순한 암살자가 아니라 의뢰를 받아 행합니다. 게다가 그 대가까지 받습니다. 어떤 대의나 개인적인 원한으로 행하는 살인이 아니라 나와는 상관이 없어도 돈을 받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대가를 받는 것이니 단순한 일이나 취미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을 살해하는 것이 직업이라니 말입니다. 소위 ‘살인청부업’입니다. 그것을 업으로 기업을 차려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직원은 바로 살인청부업자입니다.
어떠한 이유이든 살인은 사실 범죄입니다. 물론 특수한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예컨대 우리 독립운동 시 암살을 감행했던 여러 사건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을 우리는 결코 살인자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그 행한 일이나 그 때의 살인사건은 테러가 아니라 바로 ‘의거’(義擧)입니다. 물론 당사국에서는 다르게 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우리는 결코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고 확고하게 믿고 주장합니다. 누구의 사주를 받거나 개인적인 원한을 행사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지키고 온 국민의 분노를 담아서 행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무슨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나선 일입니다.
문제는 그런 일을 행함에 부수적인 희생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오로지 선한 목적을 위해서 악을 행한다는 논리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소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말이 좋을 뿐이지 악의가 숨어있기 십상입니다. 그 좋은 예는 바로 공산혁명입니다. 모두가 같이 잘 살자는 목표는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서 숙청과 살인을 맘대로 저지르는 일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다 죽이고 혼자서만 잘 살자는 것으로 결론지어질 것입니다. 결국 그래서 소련 공산당이 무너진 것이기도 합니다. 아직도 남은 공산주의국가들은 폭력과 억압으로 백성을 다스립니다. 소수의 배부른 생활을 위해서 말입니다.
사전에서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렇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IRA는 1913년에 설립된 민족주의 군사단체 '아일랜드 자원군'의 승계조직으로 1919년 1월에 창설되었다.’ 수십 년 지내오며 여러 번 변화를 합니다. 그리고 반세기 정도 지나서는 테러조직으로 전락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그 속에는 그들만의 종교적 갈등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영국의 지배로부터 독립하여 통일공화국을 세우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듯합니다. 그러나 대내, 대외적으로 여러 가지 변화와 맞닥뜨리게 되며 자체 안에서도 변화합니다. 해체되었다가도 남은 자들의 활동으로 명맥을 이어갑니다. 결국 커다란 대의보다는 국지적인 문제로 우왕좌왕하며 일개 테러단체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중 한 무리가 중소도시에 침투하여 자기네 활동을 과시하려 테러를 도모합니다. 그 사건으로 뜻하지 않게 어린아이들까지 희생을 당합니다. 신문에 보도가 되고 공개수배도 합니다. 그들의 리더 격인 ‘도이린’과 남동생 ‘커티스’ 그리고 두 명이 도시를 떠나 조그만 시골 커티스의 사돈지간의 친척 집으로 피신합니다. 문제는 커티스가 그 집 어린 딸 ‘모야’를 폭행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모야와 가깝게 지내는 ‘핀바’가 발견합니다. 그리고 커티스가 이 모녀를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따끔하게 고쳐줄 생각으로 납치하여 외딴 공동묘지로 가서 풀어줍니다. 그런데 칼을 빼어 위협하는 것입니다. 뒤를 따라온 동료‘케빈’이 즉각 사살합니다. 그렇게까지 하려한 것은 아닌데.
동생이 죽은 사실을 알게된 도이린이 화가 극에 달해 살해자를 찾으려 동분서주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일들에 가감없이 살인과 폭력을 행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네 전체를 박살내고자 합니다. 핀바는 직접 살해는 하지 않았지만 커다란 비극을 막기 위해 협상을 제기합니다. 그 희망을 가지고 동네사람들이 모이는 술집에서 만날 것을 약속합니다. 그 전에 핀바는 케빈의 젊음이 아까워 자기 모은 돈을 주고 멀리 떠날 것을 권합니다. 그런데 그 술집으로 찾아와 오히려 핀바를 구해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요. 도이린이 치근덕거리는 케빈을 쏘아버립니다. 갑자기 총격전이 발생하고 아수라장이 됩니다.
앞서 핀바는 마지막 청부살인에 죽음을 앞둔 자가 마지막으로 남겨준 말에 충격을 받습니다. 자기처럼 그렇게 인생 종치지 말라고 한 말이 못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 케빈에게 넘기고 손 떼려 했습니다. 그런데 모야 모녀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친구처럼 지내던 그곳 경찰관 ‘빈센트’는 벌어지고 있는 사건을 통하여 핀바의 정체가 무엇인지 놀랍니다. 일련의 사건이 정리되고 핀바는 빈센트와 그곳 모두에게 작별을 고하고 떠납니다. 정말 조용히 살고자 아무래도 장소를 옮길 필요가 있구나 싶었겠지요.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멀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원맨’(In the Land of Saints and Sinners)을 보았습니다. 생각을 요하는 이야기입니다.
첫댓글 좋은날되세요
운영자 님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