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日常)’
정웅
1
새벽 변기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 뉴스를 검색, 제목만 보다가는
블로그와 카페를 훑다보면 아내가 “똑똑(이상 없느냐?)”두드린다
나도 화답으로 “똑똑(살아 있음)”한다 일을 마치고 나오면, 아내는
언제나 마사지 받을 채비를 하고 있다 내깐엔, 정성들인 솜씨에 늘
시큰둥, “됐네요”한다 아침밥을 먹고 나면, 꼭 아스피린* 한 알을
챙긴다 “여기요. 후식!”
2
돈이 지배하는 세상에 빈손으로 찾아도 반기는 공간, 푸른 숲, 늘
푸른 숲*을 찾아 플라톤과 제자들의 대화를 엿 듣다가 다산(茶山)
선생에게 질문을 하고는, 출가(出家)와 가출(家出)이 어떻게 다른지
탁발승(托鉢僧)처럼 고독(孤獨)하다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는지
별들이 감춘 이야기를 듣고는, 아직은 아무도 꿈꾸지 않는 시(詩),
행간(行間)에 숨어 밑줄 긋는 재미라니..
-모름지기 벗 없음을 한탄하지 말고 책과 더불어 노닐 것이니라*
언제나 푸른 숲 도서관, 거기 참으로 노닐만하다는
3
아내에게서 문자가 온다
콩나물 천원어치 허구
잘 생긴 무 하나 허구
미끈한 대파 한 단 허구..
일용양식을 봐 오세요
4
(전립선비대증)약도 안 드신 거 같은데,
좌욕*도 허구 주무세요 좀 착해지자구요
5
일상은,
내 自轉의 참 모습
내 안의 그림자
벗어날 수 없으니
떠날 수도 없음은
지치지 않는 週期
『해탈을 꿈꾸는시,한시(정웅,2020)』中
*협심증 이후, 20여년을 아침 후 아스피린 한 알을 복용한다
*‘푸른숲도서관’, 남양주 진접읍 소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不須歎無友 書帙堪輿遊’, 이덕무(李德懋, 1741-1793 <蟬橘堂濃笑>)
*전립선비대증에 좌욕이 좋다며 채근한다
♬~ 강가에서 (피아노연주)
https://youtu.be/Gc_MmaU71Ck
***
아내는 늘 아프다며 날 챙긴다. 그 점 늘 속상하다
언제부터 ‘我內*에게!’하고는 한 줄도 못 쓰는 글바보
이쯤에선, 부부는 서로 묻어주려고 사는 동지라고?
첫댓글
사랑한다해서 같이 살고보니
여간 손이많이 가는것이 아니라는..
그러나 42년전
건강할 때나 아플때나...
그 약속을 많은분 앞에서 했기에...ㅎ
서로의 보육을 살피는 찐동지...
맞지요?
사랑은 손이 많이 간다고라..同意
앉으나 서나 누우나..行住坐臥
사랑은 生老病死가 읎다메롱?
감기랑...조심하시구요 합장
퍽
재미있는 일상입니다.
감사합니다.
네네!
namgye12 님!
일상이 사랑이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