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76)의 1979년작 유화 '선으로부터, 790294'가 9일 소더비 뉴욕 현대미술 경매 이브닝 세일(고가 작품 경매)에서 142만6500달러(수수료 포함·약 16억2892만원)에 팔렸다. 가로 193.8㎝, 세로 129.3㎝의 이 그림은 2007년 3월 서울 K옥션 경매에서 국내 컬렉터에게 6억1148만원(수수료 포함)에 판매된 것이다.
국제 미술품 시장이 5년 전에 비해 거품이 꺼졌는데 반해, 이우환의 그림은 5년 새 2.7배나 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6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서 가진 대형 회고전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최윤석 서울옥션 미술품경매팀장은 소더비·크리스티 뉴욕 이브닝 세일에 출품한다는 것은 앤디 워홀이나 로이 리히텐슈타인 같은 현대미술 거장과 경쟁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출품작은 이우환의 '선 시리즈' 중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그림. 최윤석 팀장은 ‘선 시리즈'는 선의 길이가 균일할수록 가격이 높은데, 이번 출품작은 선의 시작점이 모두 다 달라 시장 선호도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경매 추정가 최저치가 150만달러(약 17억원)나 됐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우환 작품 중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것은 2007년 5월 소더비 뉴욕 경매(데이세일)에서 194만4000달러(약 18억원)에 팔린 '점으로부터'(197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