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 골프
파크 골프에 입문했다. 파란 잔디를 밝으며 티샷한 공을 따라 소담하면서 걸어가는 모습이 여유롭다. 그러나 공은 그린 위를 데굴데굴 굴러가며 여러 고비를 맞이하면서 홀을 향해 간다.
평소에 남천 가녘을 산책하면서 파크 골프를 즐기는 마니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퇴직하면 파크 골프를 하리라 마음먹었다. 며칠 전에 남천 길을 걷다 골프를 즐기는 한 지인을 만났다. 파크 골프는 쉽게 배울 수 있고 운동도 되며 재미도 좋으니까 한번 와 보라고 했다.
다음날 그곳으로 갔다. 연습용 골프채를 주면서 기본자세와 그립 잡는 법과 티샷 하는 법을 알려주었다. 몇 번 연습한 후 지인과 함께 바로 실전에 들어갔다. 공은 내가 의도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고 플레이가 금지된 곳에 들어가는 오비의 연속이었다. 그물망에 걸리기도 하고 벙커에 빠지면서 역경을 딛고 가는 것이 곧 우리 인생역정의 삶을 옮겨 놓은 듯했다.
파크 골프장은 18홀 66타로 되어있다. 한 홀의 최대 길이는 백 미터이다. 대개는 사오십 미터로 3타 내지 4타로 되어 있다. 홀 주변은 약간 경사지며 그린은 여러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다. 그린은 도로의 포장길과 비포장 길처럼 잔디를 짧게 깎아 놓은 페어웨이와 길게 깎아 놓은 러프가 있다. 페어웨이는 공이 잘 구르지만 러프에는 공이 잘 구르지 않고 느리게 간다.
파크 골프는 한 사람이 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할 수도 있으며 편을 나누어서도 할 수 있다. 우리 삶이 그렇지 않은가. 각자의 경쟁이기도 하지만, 여러 사람이 협력해서 돕고 사는 것처럼 말이다. 목표를 향해 가는 가운데 승자와 패자가 생겨 웃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또 살아가는 과정에서 온갖 벽을 만나 좌절하기도 하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지 않는가. 살다 보면 그린의 페어웨이처럼 순탄한 길도 있어 버디를 쳐 행복에 겨워할 때도 있다. 또 욕심을 내다보면 생각도 못한 오비에 걸려 벌점 타를 맞는 듯한 삶도 만난다. 그러나 다음에는 잘할 수 있는 기대가 있기에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목표점의 성취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골프공이 홀의 그린에 올려놓고도 보기를 범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목표에 다다라 성공이라고 확신했는데 그만 자만에 빠져 턱밑에서 좌절할 때도 있다. 그러나 다시금 목표를 정하고 마음을 가다듬어 출발한다.
서로가 경쟁하면서 나아가지만, 어려움을 당할 때는 상대를 배려하여 함께하는 미덕의 예의도 있다. 공이 오비가 나 어디로 갔는지 모를 때는 서로 협력하여 찾아 주기도 한다. 이런 모습이 어려울 때 위로하고 도우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닌가.
파크 골프를 즐기면서 내 삶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기회도 되었다. 인생의 늘그막에 파크 골프의 공처럼 느릿느릿 여유롭게 살아가련다. 그러면서 배려와 인내의 마음도 닦아 미학적 사유로 행복한 삶을 누리리라.
첫댓글 저는 파크 골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상세히 설명을 해주시니 조금은 알것 같네요 저도 배우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선생님의 열의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