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투어】아! 멀고도 먼 보스턴 입성(4)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나리타공항(제1청사) 대합실에서 약 3시간 대기한 후
다시 아까 타고 왔던 비행기(*UA 882)를 이용하여
오후 5시 나리타공항을 이륙 혹카이도(北海島)가 있는 일본열도와
베링해협- 알래스카 -시카고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旅程)에 들어갔다.
19시경 기내식으로 저녁식사가 나왔다.
좀 뚱뚱해 보이긴 했으나 서글서글한 눈매와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있는 흑인 여승무원이 써빙을 해준다.
치킨 엔 라이스에 화이트 와인 두 잔을 반주로 맛있게 먹어 치웠다.
옆 좌석에 있는 어떤 분은 양식이 입에 잘 맞지 않는지 절반도 못 먹는다.
어허! 없어 못 먹지?
요즘 같은 국제화시대에 네 것 내 것 가려서 먹을 수가 있남?
해외여행에서 아무 음식이나 잘 먹지 못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가 없어 여행 자체가 어렵게 된다.
오래 전,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나는 어떤 음식이나 거의
다 먹을 수 있는 훈련을 했다.
온종일 걸어다니다 보면 맛이 있고 없고 가 아니라
먹을 음식이 없어 못 먹을 때가 많았으니....(아이 배고파! 허걱)
때로는 양식을 한식보다 더 좋아하기도 했던 나는 맛있게
배를 채우고 나니 앉아 있기가 좀 거북했다.
기내 뒷좌석 대부분을 우리 일행이 차지하고 있었다.
어떤 달림이는 벌써 뒤편의 화장실 앞 좁은 통로에서
쪼그려 앉기와 허벅지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하기사 늘상 달리는 뜀꾼들에게 먹기만 하고
꼼짝 못하고 좁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오죽 좀이 쑤시겠는가!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일등석이라면 모를까.
앞으로 마라톤 하러 가는 분들은 돈이 좀 더 들더라도
1등석에 앉아 가시도록....(기록단축에 도움이 될 듯...)
기체가 가끔씩 기우뚱거려 창 밖을 보니 깜깜한 밤하늘뿐......
잠들었다가도 먹으라 하면 먹고,
잠이 안 오면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등을 반복한끝에
드디어 4월 12일 15:30(현지시간), 북미지역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시카고공항(*Terminal 5)에 도착했다.
국내선을 바꿔 타기 위해 궤도열차를 타고
Terminal 1로 이동했다.
다시 UA 528편을 이용(*16:40) 시카고를 떠나
약 2시간 20여분만인 오후 7시경 꿈속에서도 그려왔던
우리들의 목적지인 보스턴(*로건공항)에 도착했다.
이것은 서울을 떠난 지
무려 21시간이나 소요되었다(*나리타에서 약 3시간 대기 포함).
정말 지루한 여정이었다.(*인천-시카고- 보스턴 직항은 약 15시간 정도 소요.)
공항구내에는
「106회 보스턴마라톤 이봉주선수 2연패 기원! 한국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라고 쓰여있는 플랜카드가 크게 걸려져 있었고
그 플랜카드 밑엔 먼저 왔던 여행춘추의 정동창사장이
환한 미소를 우리 일행을 반겨 맞아 주었다.
간단한 입국절차를 마친 뒤 두 대의 대형버스에 옮겨 타고 숙소인
쉐라톤 니드햄 호텔(Sheraton Needham Hotel)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은 보스턴 중심가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조용한 분위기의 규모나 수준이 중급 호텔정도인 듯....
"캬! 죽인다. 죽여! 전망 좋고 분위기 좋고!"
2층에 위치한 전망이 좋은 방엔 트윈베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4개의 스탠드형 조명등까지.....
나에겐 다소 과분한 호텔이었다.
나의 경우 혼자 여행할 때면 주로 유스호스텔이나
YMCA에서 운영하는 값싼 숙소를 이용하곤 했다.
그것은 여행비용 중 잠자는데 비싼 돈을 쓰는 것이
가장 아깝게 여겨왔기 때문이다.
(오늘 같이 미모의 여성(?)과 데이트라도 할 땐 예외지만....)
이렇게 보스턴에서의 첫 날밤을 맞이했다.
나의 룸메이트이자 신부는 보스턴 미스 정(?)이다.
"미스 정! 빨리 목욕재개하고 기둘러, 잉!"
"빨리 자자, 자!"
다음 제5편은 "마라톤 엑스포 참가와 찰스강변 조깅(5)"으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2002.05.22
106th Boston Marathon Finisher
*****************lonely Runner
첫댓글 맞습니다.저는 고등학교까지도 삼겹살도 못 먹었습니다.(느끼해서...)그걸고치려고 일부러 아무 음식이나 맛이 아니라 그냥 입으로 먹었더니 지금은 못먹는 음식이 없을 정도 입니다.해외여행한 분들의 가장 힘든점이 음식이란 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