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현존연습
니콜라 에르망(부활의 로랑 형제) 맨발의 가르멜 수사
제5장
하느님의 현존에 대하여
20.
하느님의 현존이란
우리의 영혼을 하느님께 집중하는 것 혹은
하느님께서 내 영혼 안에 계심을 기억하는 것으로,
우리의 상상력이나 오성 가운데서 이루어진다.
21.
나는 사십 년 전부터 지적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누려온 한 사람을 안다.
그 체험을 그는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때로는 단순한 행위 혹은
하느님에 대한 분명하고 명확한 인식으로,
때로는 하느님께 전반적으로 애정을 바치는 막연한 느낌,
하느님에 대한 기억으로, 또 때로는 하느님에 대한 주의,
하느님과의 말없는 대화, 하느님에 대한 신뢰,
영혼의 삶과 평화 등으로 말이다.
그는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이 모든 방식들은 동일한 상태를 가리키는 말들이며,
그 상태가 이제 그에게는 거의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 연유는 다음과 같다.
22.
그는 자신의 정신을 하느님의 현존에로 돌이키려는 무수한 노력 끝에
이제는 아예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고 한다.
외적인 일거리들에서 해방되기만 하면, 그리고 때로는 가장 바쁜 순간에도,
영혼의 가장 첨예한 부분 혹은 영혼의 가장 높은 부분은 아무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위를 향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자신의 중심이자 안식의 장소인 하느님 안에 머문다는 것이다.
그것이 그가 하느님의 현재적 현존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그것은 다른 모든 종류의 현존을 포함한다.
그리하여 그는 이제 마치 세상에 하느님과 그 자신밖에 없는 것처럼 산다.
그는 어디에 가든지 하느님과 동행하며,
자신이 필요한 것을 아뢰고,
하느님과 더불어 무수한 방식으로 친교를 누린다.
23.
그러나 하느님과의 이런 대화는
영혼의 가장 깊은 중심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곳에서 영혼은 하느님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항상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크고 깊은 평화 가운데 있다.
그 바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영혼에 불이 붙는 즉시 꺼져 버리는 짚불과도 같아서,
그의 내적인 평화를 거의 흔들지 않는다.
24.
하느님의 현존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하느님의 이 부드럽고 애정 깊은 응시는
영혼 속에 저도 모르게 신성한 불을 붙이며,
영혼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뜨겁게 불타올라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외적인 일을 해야 할 정도이다.
25.
때로 영혼이 하느님께 아뢰는 것을 안다면 놀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이 대화를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영혼이 그분과 더불어 머물고자 하기만 하면 그에게 모든 것을 허락하신다.
그리고 영혼이 다시금 피조물로 돌아가는 것을 우려하시는 듯,
하느님께서는 영혼이 원하는 모든 것을 주고자 하신다.
그리하여 영혼은 때로 전혀 욕망하지도
애써 얻으려고 하지도 않았건만
자기 안에서 맛있는 양식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가 할 일이라고는 단지 동의하는 것뿐이다.
26.
하느님의 현존은 그러므로 영혼의 생명이며 양식으로,
주님의 은혜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한 수단들은 다음과 같다.(다음장에 설명)
- 하느님의 현존 연습/ 콩라 드 메스테르 엮음/ 가톨릭 출판사/ 2007년 초판본
이 책은 하느님의 현존 연습(가톨릭 출판사, 양장, 324면)에서 로랑 형제의 영적 금언과 편지, 대화, 행장을 따로 뽑아 엮은 소책자입니다.
(레오 14세 교황님 추천 도서 <하느님의 현존연습> 첫번째 사목 방문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