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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은암대교를 건너 암태도 서쪽 소로를 타고 추포도로 향한다. 원래 바닷물이 빠져야 드나들 수 있는 노둣길이었지만 지금 다리 공사가 마무리 중이어서 머지않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을 것이다. 추포 해변을 둘러보고 팔금으로 향한다. 중앙대교를 건너면 팔금면이다. 채일봉 전망대와 서근등대가 이름이 나 있어 찾아 갔으나 공사로 인해 진입금지여서 되돌아 나온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그마한 팔금삼층석탑을 친견하고 신안제일교를 건너면 안좌도다.
읍 소재지가 섬이라 여길 수 없을 만큼 꽤나 크다. 세계적인 작가 김환기고택이 바로 옆에 잘 보존되어 있다. 다음, 고니 도래지를 지나 퍼플교로 향한다. 두리마을 입구부터 온통 지붕들이 보라색이다. 조금은 발색한 보라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바닷가로 내려서면 박지섬과 반월도를 연결하는 보라색 다리가 보인다. 퍼플교다. 길이 1500m, 왕복 3km이니 한 시간이면 다녀 올 수 있다. 드넓은 바다 위 보라색 목교를 걷는 재미는 오래도록 추억에 남을 것이다. | |
| 이제 마지막 코스인 자라섬이다. 낯선 길에다 낮은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좁고 구불거리는 도로를 달려야 한다. 섬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제대로 가는 건가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자라대교를 건너 자라섬 끝자락동백군락지인 망화산생태휴양림를 둘러보고 자라 포구에 닫는다. 이 섬 태생으로 공조판서와 홍문관대제학까지 지낸 관찰사 이호준을 기리는 비석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랑스럽게 서 있다. |
자라섬을 뒤로하고 되돌아 나오다보면 화석광물박물관이 있다. 폐교를 활용했는데 업그레이드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코로나를 문이 닫혀 겉만 보고 되돌아와야 했다. 읍동리 고분군, 팔금삼층석탑을 지나 암태도 소작쟁이항쟁기념탑앞에 선다. 이곳 농민들의 항쟁을 소재로 박순동 작가가 넌픽션 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한 현장이다. 작가 박순동은 광주에서 가르쳤던 제자 박영란의 아버지이다. 탑 앞에서 박영란이 보내준 아버지의 소설집 ‘암태도소작쟁의’를 받아 읽었던 기억을 회상했다.
다시 천사대교를 건너 휴게소에서 뒤 돌아 보니 저녁 해가 해무에 가려진 채 흐릿하게 바다위에 걸려있었다. 6시간정도면 되겠지 했는데, 점심을 차안에서 먹으면서까지 강행군을 했지만 9시간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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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은 큰 섬들이 많다. 그리고 큰 섬들에 따라 붙어 있는 작은 섬들은 더 많다. 그러므로 해서 동해처럼 망망대해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남해처럼 섬과 섬들 사이로 수평선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어디를 돌아봐도 낮은 산들이고 사이사이 작은 섬들이 떠 있다. 돌아다니다 보면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좁은 바다를 만나면 바다가 아닌 호수로 착각할 때도 있다. 곳곳에 간척지가 많아 들이 넓어 농사를 많이 지어서 섬보다는 농촌 풍경이 눈에 익는다. 이 때문에 일본인 지주의 과도한 소작료 징수에 반대한 소작인 항쟁이 일어난 것이다.
신안은 지금 관광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다니는 곳 마다 도로를 정비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접목하고 있었다. 또한 특화 사업으로 튜립, 유채꽃, 수선화, 수국 등, 꽃섬을 만들어 놓았지만 코로나로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어 아쉬움이 많았다.
이번 여행은 천사의 섬 중부권이다. 그리고 내가 주관적으로 설정한 곳일 뿐이다. 탐방 코스는 각자의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도, 사옥도, 증도, 임자도의 북부권은 내년에 임자대교가 준공되면 2차 답사를 할 참이다. 언젠가는 남부권인 비금, 도초, 하의, 신의를 건너서 장산까지 다리가 놓아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천사의 섬 여행은 더욱 즐겁고 보람될 것이다. 그날까지 기다려도 되려나?
팁 : 총 200km 정도에 9시간 정도 걸린다. 제대로 돌아보려면 1박을 하는 게 좋다. 코스는 자은도(둔장해변, 무한의 다리, 고장지석묘, 양산해변 미인송, 백계해수욕장)~암태도(에로스서각박물관, 추포도, 소작쟁의기념탑)~팔금도(채일봉전망대, 서근등대, 팔금삼층석탑)~안좌도(김환기고택, 고니도래지, 퍼플교 걷기, 자라도, 화석광물박물관) 순으로 돌아보되 사전 장소와 코스를 정확히 설계해야 거리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2020.4. 24. 순천인 정 홍 택
신안 섬 여행 드라이브 코스 (각자 취향에 따라 코스가 다양할 수 있다)
기동리 입구의 멋진 부부 그림 ~ 머리 부분의 살아 있는 동백나무를 이용하여 그린 것이다.
질세라 옆에도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다.
무한의 다리 ~ 할미섬까지 1400m, 왕복 2800m에 40분 정도 걸린다.
천사의 섬에서 퍼플교와 함께 가장 매력적인 곳이다.
분계해수욕장 ~ 소나무숲이 울창하다
분계해수욕장의 미인송
폐 염전
추도를 건너가는 노두길, 만조 때는 건너지 못하여서 대교가 건설중이다
팔금삼층석탑
세계적인 작가 김환기 고택
안좌초등학교
백길해수욕장 ~ 섬마다 많은 해수욕장이 있다
암태도 방조제에 심어논 꽃잔디
드넓게 심어논 유채밭을 볼 수 있다. ~ 코로나로 축제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퍼플교 ~ 박지도와 반월도까지 1,5km이다. 왕복 한 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야생 유채꽃
암태도는 바위가 많아서 얻은 이름이란다.
암태도 소작인항쟁기념탑
돌아오면서 들린 천사대교 휴게소
천사의 날개 조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