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 있을까?
정미르
드론, 무인항공비행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번학기에 내 머릿속을 한껏 헝클어트린 것이기도 하다. 강철의 비행체라는,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흥미가 있었다. 카메라를 달아 지상을 내려다본다는 로망에 빠졌다. 그렇게 드론 프로젝트를 들었다.
초반에 과학기술센터 같은 곳을 가며 4차 산업과 드론의 연관 등을 공부했다. 골전도 이어폰 같은 최신 장비들을 보며 정말 좋은 세상이 왔다고 느꼈다. 학교에서는 드론관련 법이나 드론의 역사, 양력 등을 공부하며 기초 지식도 쌓았다.
우리가 만들기로 한 드론은 분리된 키트를 사 회로에 납땜 등을 해 조립하는 드론이다. 처음에 수업을 들어갔을 때는 막막했다. 드론의 프레임, 회로, CC3D(제어장치), 자이로 센서, esc, 브러시리스 모터, 등등 잘 모르는 단어들뿐이었다. 게다가 드론은 성능과 가격이 정비례하는 놈이었다. 내가 원하는 성능과 가격대를 조정하는 작업은 참 피곤했다. 오랜 갈등 끝에 알씨뱅크에서 판매하는 250급 카본 드론(대각선 길이 25cm) 키트를 베이스로 하고, 카메라, 영상 송수신기, 안테나, 추가 배터리 3개, 배터리 충전기, 8채널 송수신기(8가지 전파 모드의 조종기)를 사 풀 세트를 완비했다. 내 드론은 최대 이동거리 1.5km 최대 속도 130km이다. (무지 좋은 거다.) 여름방학에 일해 번 알바비를 싹 들이부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드론은 도착했다. 몇 가지 물품들이 빠지는 불상사가 있었으나 어찌어찌 무사히 해결되었다. 튼튼하고 차가운 카본 프레임과 프로펠러는 보기만 해도 뿌듯했다. 그 뒤로 할 일은 조종을 위한 송수신기 세팅&드론 CC3D 보드 세팅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곧 날릴 수 있다는 희망에 차 기뻐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세팅을 아무리 시도해도 오류가 뜨고 연결이 되지 않았다. 30~40번째의 실패 후 나와 통쌤은 패닉에 빠졌다.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후의 수단으로 알씨뱅크에 전화를 건 결과, 드론을 통째로 보내면 전문가들이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는 답변이 왔다. 높고 잘나신 분들의 지원으로 간신히 세팅 문제를 해결했다. 그 뒤로 송수신기(조종기) 세팅까지 완료한 나는 마침내 아름다운 카본 비행체를 그럭저럭 공중으로 띄울 수 있게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 길에는 참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추락사고로 프로펠러를 부서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직접 풀 세팅을 맞춘 드론을 산 나, 민석이, 민희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모터 하나가 부서졌을 때는 진짜 울 뻔했다. 그래도 이제 왠만한 드론은 앉은 자리에서 맞추고 세팅까지 할 자신이 있다. 그동안 정말 다양한 문제들이 생겼었다. 다양한 답이 있어 서로의 합의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완벽한 과학적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였다. 어찌어찌 풀며 하나하나 완성시켰다. 별일을 다 겪어 이제는 잘 놀라지도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완성해 아찔한 굉음을 내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드론을 보면 정말 이 프로젝트에 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