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미국에서 신종독감이 처음 발생했을 때 이곳 오하이오주립대학교병원에서도 출입문 곳곳에 hand sanitizer를 비치해 사용하도록 했고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곧바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를 투여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신종플루로 인해 8843명이 입원을 했고 556명이 사망했다. 환절기와 함께 신종플루가 다시 번져나갈 조짐을 보이자 10월 중순부터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해 12월까지는 필요한 사람들이 모두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 아래 백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pandemic으로 흘러갈 위험성마저 보이는데 타미플루에 의존한 질병관리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는 기존의 대처법은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처법이다. 이렇게 해서는 신종플루의 outbreak를 막아설 수 없다.
그간 서양의학은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치료법으로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다. 항생제가 박테리아를 죽이듯 그렇게 바이러스를 공격해 없애려 했다. 하지만 박테리아와 달리 우리 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이용하는 바이러스를 박테리아처럼 죽여내기는 쉽지 않다.
이제 시선은 바이러스가 들어와 자라나는 우리들의 세포내 환경에 맞추어져야 한다. 바이러스에 노출되어도 어떤 사람은 바이러스 질환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바이러스를 물리친다. 바이러스가 들어가도 어떤 사람은 맹렬하게 번져 가는데 어떤 사람은 가볍게 스치듯 지나간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타미플루와 함께 비타민 C와 NAC(N-acetyl cysteine) 사용을 권고하는 사항이 들어가야 한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는 비타민 C와 글루타치온이 커다란 역할을 하고 또한 이 물질들의 조절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할 수도 있다. NAC는 인체내로 빠르게 흡수되어 글루타치온을 생성할 수 있게 하는 글루타치온 전구물질이다.
나는 의사이자 과학자이지만 만성호흡기 질환이라는 난치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처럼 신종플루가 돌기 시작하면 제일 조심을 해야 하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지금과 같은 안일한 대응법으로는 나와 같은 호흡기 질환 환자들은 보호할 수 없다.
비타민 C의 항바이러스 효과는 1949년 발표된 닥터 클레너의 논문을 보면 그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소아마비 예방주사가 나오기 전, 소아마비가 횡횡할 때 닥터 클레너는 고용량의 비타민 C를 주사법을 통해 소아마비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치료해 내었고 그 임상 예들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후 비타민 C는 이를 적극적으로 바이러스 질환의 치료에 이용한 의사들로부터 급성간염의 치료에 이용하면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하고 투병기간도 줄여준다고 보고 되었다.
소아마비와 급성간염에서의 효과뿐만 아니라 여러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효과가 보고 되었지만 의학은 이를 전달하지 않았다. 간염 환자들을 비타민C를 이용해 치료했던 미국 의사 닥터 캐스카트의 말이다.
"비타민 C가 잘 듣는 질병으로는 바이러스성 간염을 들어볼 수 있다. 비타민C에게 바이러스성 간염 치료는 아주 수월한 일이다. 다른 질병들과는 달리 간염에는 간기능 검사를 통해 객관적 수치를 부여할 수 있어 비타민 C의 효과를 쉽게 재어볼 수 있는데 비타민 C가 있고 없고에 따라 간염의 진행 상황은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간염의 정도를 나타내주는 여러 가지 효소들을 측정해서 이를 기록해 나가면 간염의 진행상황을 알수 있게 된다. 물론 바이러스성 간염 중에는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 환자가 황달기가 조금 있을 뿐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닌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는 환자들 중에 최소한 20명 이상은 간염이 대단히 심해서 아무런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그런 중증의 환자들이었다. 이런 환자들도 비타민C를 3-5일 투여하면 간염으로부터 회복되었다. 일반적으로 황달이 완전히 없어지는 데는 6일 정도가 걸렸다. 소변 색깔은 비타민C 투여 2-3일 이내로 정상 색깔로 돌아왔다."
이러한 비타민C의 항바이러스 효과는 실험실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다. 실험실 연구 결과들만 놓고 보아도 지금의 의학이 시종일관 비타민C와 NAC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무시한 채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예방책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
역사는 반복한다고 했다.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면 괴혈병이 무섭게 번져가던 시절의 영국을 다시 보고 있는 듯 하다. 1700년대, 영국은 막강한 해군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투에 나가서 전사하는 병사의 숫자보다 괴혈병으로 숨져가는 병사의 숫자가 더 많았다.
1747년 제임스 린드라는 해군 군의관이 괴혈병은 레몬과 라임으로 치료된다고 보고를 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780년 영국 함대에는 12,000명의 해군 병력이 있었다. 그 중에 사망한 병사의 수가 1,600명이었다. 이중에 전사한 병사의 숫자는 불과 60명, 숱한 병사들이 치료법을 눈앞에 두고도 괴혈병으로 숨져갔던 것이다.
반세기가 지난 1795년 결국 영국 정부는 무고한 병사들의 희생을 고스란히 치른 후 영국 해군 병사들에게 레몬주스를 공급하였다. 치료법을 받아들이는데 반세기가 걸렸다. 제임스 린드의 치료법이 주류의학에 의해 받아들여지게 된 계기는 귀족 반열에 올라 있던 길버트 블레인이라는 의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의학을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기에 의학이 귀를 열었던 것이다.
이제 신종플루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비타민 C와 NAC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더 이상 외면을 받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의학이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언론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병근/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Transfusion Medicine 전임의)